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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남북언론인 대표자회의에 거는 기대

  ‘비핵 개방 3000’, 한미동맹 우선, 상호주의 원칙 등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이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언론에 등장하는 용어들이 매우 거칠어졌다. 친미주구, 반통일 역적, 반영패당 등등 10년 전에 쓰이던 용어들이 다시 등장했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며 상당한 정도로 진전돼 오던 남북관계가 다시 10년 전으로 후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남북관계의 악화는 막대한 평화 유지비용이 소요됨으로써 이른바 경제 살리기와 서민 경제 회생이 물 건너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월 7일부터 2박 3일 간 금강산에서 남북언론인 대표자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이번 회의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이하 남측언론본부. 한국기자협회와 한국PD연합회 그리고 전국언론노조 등이 3년 전 결성)와 동 북측위원회 언론분과위원회(이하 북측언론분과)의 만남이다. 지난 2006년 11월의 제1차 남북언론인모임(금강산 남북언론인토론회)과 작년 11월의 제2차 평양 남북언론인 모임에 이은 세 번째 모임이다.  

  처음 금강산 남북언론인토론회는 매우 어렵게 성사됐었다. 당시 남측은 적극적 교류를 주장했고 북측은 뭔가 경계하는 듯 신중한 입장이었다. 당시로서는 북측의 소극적인 모습이 참 이해하기 어려웠다. 첫 날의 만남도 매우 경색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그래서 첫 만남 이후 두 번째 만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작년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두 번째 만남도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작년 2차 모임은 아주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번 남북언론인 대표자회의는 얼마 전 남측언론본부의 제안을 북측언론분과가 즉각 받아들임으로써 성사됐다. 현재 남북 간의 경색 국면을 타개하는데 양측의 언론인들이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엊그제 금강산에서 가진 예비 접촉에서 양측은 이번 회의도 잘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사실 이번 예비회의에 참석한 남측대표단은 최근 남북관계의 경색 때문에 긴장된 마음으로 북측대표단을 만났다고 한다. 하지만 예비회의가 원만했었다고 전한다. 그 동안 쌓여 온 신뢰 때문이었다고 한다. 남북관계는 신뢰가 가장 기본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다행이다. 이제는 뭔가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게 될까? 본회의에 기대를 갖게 한다. 물론 최근의 남북관계를 생각할 때 과욕은 금물이다.  

  정부 일각에서 이번 회의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기우일 것으로 본다. 그 동안 남북언론인 모임이 진전돼 온 과정을 돌아 볼 때 성숙한 관계로 접어들었다고 보여 진다. 서로 무리한 요구로 판을 깨는 관계는 지났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간 남북 간에 구축돼 온 신뢰를 깨서는 안 된다. 그것은 2000년 6.15공동선언과 2007년 남북정상선언(일명 10.4 선언)을 지켜가는 것이다. 두 선언의 기본 정신은 남북 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공동 번영이다. 이번 남북언론인 대표자회의는 이러한 기본 정신을 재확인하고 이를 실천하는데 있어 남북언론의 적극적 역할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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