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호 방송 비평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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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호 방송 비평을 보고]
성급한 "개그콘서트의 몰락론"
  • 승인 2000.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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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인간에게 수명이 있듯이 tv프로그램 또한 탄생과 사멸을 반복한다. 사람이 늘 건강하기를 바라듯 오락프로그램 pd들은 자신의 프로그램이 언제나 재미있기를 원한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탄생과 성장 그리고 쇠퇴와 소멸은 자연의 법칙이며 tv프로그램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2월 17일자 pd연합회보에 실린 "개그콘서트의 몰락"이라는 제하의 방송비평은 만 6개월동안 방송된 <개그콘서트>가 이제 쇠퇴기를 넘어서 소멸의 시기에 접어들었음을 경고하고 있다. 확실히 <개그콘서트>는 방송초기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는 못하다. 프로그램의 신선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연기자들의 겹치기 출연은 시청자들의 식상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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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그렇다면, 연합회보 방송비평모임의 지적대로 개그콘서트는 과연 몰락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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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2월 17일자 방송비평은 본 프로그램의 제작진에게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우리는 그 글을 잃으며, 마치 부모님의 유서를 대하듯 겸허함과 신중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이제 <개그콘서트>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며 그와 같은 방송비평을 통해, 본 프로그램의 현재를 진단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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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그러나, 연합회보에 실린 방송비평은 <개그콘서트>와 코미디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방송비평에 임하는 자세 등에 관하여 몇 가지 아쉬움을 남겼다. 따라서 필자는 <개그콘서트>에 대한 보다 올바른 방송비평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에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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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먼저, <개그콘서트>에 대한 기초적인 데이터를 살펴보자. 2월 26일 현재 <개그콘서트>는 총 24회 방송되었고, 지난 6개월간의 평균 시청률은 18.57%(이하 ac 닐슨 조사), 최근 8회(2000년 1월1일 이후) 평균 시청률 23.17%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개그콘서트의 몰락"을 진단한 그 주간의 시청률은 27.0%로 첫 방송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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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그렇다면, 적어도 시청률 상으로 볼 때 <개그콘서트>의 하향곡선은 아직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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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최근 2주간의 통계수치를 살펴보면 <개그콘서트>는 성장기를 거쳐 이제 조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시청률이 프로그램의 전부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의 검증을 담보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미비한 한국방송의 현실을 감안할 때, 시청률이 이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주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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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다음으로 <개그콘서트>와 일반 가수들의 콘서트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가수는 같은 노래를 반복하지만, 코미디는 그럴 수 없다. 때로는 콩트의 형식이 유사할지언정 같은 내용을 반복하지는 않는다. 다 아는 내용을 보고 웃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주 60분씩 전국민을 상대로 방송하는 <개그콘서트>와 일년에 한 두 차례 그것도 특정 가수가 인기가 있거나, 히트곡이 생겼을 때, 소극장에서 극소수의 제한된 인원을 상대로 진행되는 콘서트와 비교하는 것은 대상선정에 실수가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가수들의 콘서트가 차별화된 공연을 선사한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시간은 노래를 부르는 데에 할애할 것이 뻔하며, 그 노래는 작곡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은 멜로디를 관객에게 들려주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만 그것이 음악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뿐이다. 가수들이 매회 다른 노래와 다른 이야기를 선사한다면, <개그콘서트>와 혹시 비교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히트곡을 부르지 않는 가수의 콘서트에 과연 얼마나 많은 관객이 호응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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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8|연극에서와 마찬가지로 tv프로그램 중에서도 코미디는 전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코미디 프로그램의 제작에 참여하는 코미디언(개그맨), 작가, 그리고 프로듀서들은 적게는 몇 년에서부터 많게는 수십 년간 해당 분야에 종사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가족 중에 한 사람이 수술을 받게 될 때, 그의 병력과 성장 환경을 의사에게 설명하여 치료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의사대신 수술을 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코미디 제작의 경우, 해당 프로그램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 이상의 "전문적인 두뇌 집단" 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프로그램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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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3|tv코미디 프로그램 제작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 없이 제공되는 아이디어는 단편적이거나, 보편적이지 못하며 방송 상 부적합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있어 코미디의 천부적인 재능을 통해 지속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면 프로그램의 제작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면 된다. 유명무실한 "별도의 전문 집단"을 상설화 하자는 주장은 관념적 발상이며, 비효율적인 프로그램 제작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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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5|프랑스의 작가 브륀티에르(brunetiere)는 비평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피력하였다. "문예 비평은 문학 장르에 대한 미적 양심이요, 심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날 비평의 제(諸)방법은 물론이요, 심지어 비평 자체를 대상으로 삼는 탐구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문예 비평가의 위치가 작가와 독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거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역할을 한다면, 방송 비평은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관계 속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비평이 독립적인 기능을 통해 제 역할을 수행하려면 먼저 양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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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0|지금 이 순간에도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신문 지상을 중심으로 자행되고 있는 tv프로그램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평은 때로는 맹목적 비판의 수위를 넘어 비난의 도에까지 이르고 있다. <개그콘서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몇 달 전까지 보여 주었던 프로그램에 대한 부담스러울 정도의 애정은 이제, 마치 변심한 연인을 향한 증오심처럼, 시위를 떠난 화살이 되어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어느 정도 예상되고 있었다. 방송 초기, 박중민 pd를 중심으로 한 제작진들에게는 <개그콘서트>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관심과 기대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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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지금 우리는 비단 "pd연합회보"이외에도 각종 지면을 통해 <개그콘서트>에 대한 건설적 비판 혹은 흠집내기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오히려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는 그 동안 <개그콘서트>를 둘러쌌던 거품이 제거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프로그램의 실체에 대한 보다 진지한 논의가 가능해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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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7|다만, 제작진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것은 방송과 코미디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과 최소한의 이해가 선행된 비판이 프로그램의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나라처럼 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이중적 잣대가 강요되고 있는 방송 환경 속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은 결국 콜럼부스의 달걀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주변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시작된 신선한 프로그램이 오래가지 않아 평가 절하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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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2|현 시점에서 "개그콘서트의 몰락"은 성급한 판단이다. tv프로그램은 유기체와 같아서 일정한 궤도에 진입하면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 이는 2월27일 첫 방송 된 타방송사의 유사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그콘서트>의 성장 속도가 약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대신 고정 시청자들을 통한 프로그램의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하지만, 보다 나은 프로그램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변화를 위한 주변의 설득력 있는 비판이 필요하며, 방송 관계자들의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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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4|지금 <개그콘서트>는 보다 분석적이고 전문적인 비평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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