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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환경 스페셜>(연출 나영)/ 18일 오후 10시

'탄소발자국'


인간은 두 개의 발자국을 남긴다

인간은 두 개의 발자국을 남긴다. 땅에 남기는 발자국과 지구환경에 남기는 탄소발자국이다. 탄소발자국은 사람의 활동이나 하나의 상품을 생산, 소비하는데 직접·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말한다. 예를 들면 500ml 생수 한 병을 생산, 유통, 소비, 폐기하는 과정에서 약 10.6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 탄소 발자국 ⓒKBS

1800ml(1.8리터) 생수 한 병의 탄소발자국은 24.7g 이다. 국내에서 일 년에 생산, 유통, 소비되는 음료용 생수병의 개수는 9억 개에 가깝고 그 갯수만큼 지구 온난화에 기여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탄소발자국 개념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보여주고,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국내외의 사례를 소개한다.

일상생활이 지구 온난화를 일으킨다

지난 백 만 년 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 ppm을 넘지 않았다. 18세기 산업혁명기 이후 인간이 화석연료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급격히 증가, 현재 380ppm을 넘고 있다. 화석연료는 세계 연료사용량의 5분의 4를 차지한다. 2006년 기준으로 시간당 1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고 있다. 프랑스 환경에너지청에 따르면 교통을 포함한 인간의 일상 활동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0%를 차지한다. 예를 들면, 항공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를 차지한다.

당신이 사용한 탄소발자국 크기는?

도대체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만큼의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것일까?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한국인 한 명이 일 년에 3톤가량의 탄소발자국을 가진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교통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전체 이산화탄소량의 4분의 1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시내 25km를 출퇴근 했을 경우, 승용차는 1인 평균 4.875kg, 버스는 0.39kg, 지하철은 0.0096kg의 탄소발자국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전거로 출퇴근 할 경우 탄소발자국이 발생하지 않는다.

생활방식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 탄소발자국의 크기. 어쩌면 우리의 사소한 습관 하나로 지구 온난화의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탄소발자국을 표시하라 -영국

1997년 선진 38개국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교토의정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현재 유럽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영국의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탄소발자국을 표시했다. 식품회사 워커스사도 감자칩에 탄소발자국표를 부착하여 판매한다. 식품을 구입할 때 칼로리량을 보는 것처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탄소발자국이 표기된 제품,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런던시는 지난 2월부터 오염물질 발생차량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저배출지역(Low Emission Zone)을 만들어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디젤 화물차량에 일종의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다. 디젤 화물차량, 버스, 미니버스가 규정된 배출량을 초과한 배기가스를 배출할 경우, 최대 40만원에 이르는 통행료를 내야한다. 런던시내 33개구가 포함된다. 런던시는 장기적으로 대중교통이용과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 KBS <환경 스페셜> ⓒKBS
프랑스 전차가 부활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전차가 부활하고 있다. 항공기, 철도, 자가용, 버스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월등히 적기 때문이다. 2010년까지 대중교통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5%이상 줄일 계획이다.

프랑스에서는 판매 차량에 탄소발자국을 의무적으로 부착하고 있다. 그리고 차에 배출하는 탄소량에 따라 차의 구입가격은 달라진다. 이산화탄소량이 배출량이 적은 차량의 경우 구입 시 세금할인혜택을 받고, 배출량이 많은 차량은 할증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출량이 적은 차량의 경우, 5000유로까지 세금을 환급받지만, 배출량이 많은 차는 최대 2600유로의 할증료를 내야한다.

이런 프랑스의 정책은 탄소발생량이 적은 소형차의 판매를 30-40% 증가시켰고, 탄소 배출이 많은 SUV 차량의 판매부진을 가져왔다. 배기량이 큰 차를 주로 판매하는 독일 자동차업계에서 자유경쟁을 가로막는다며 EU에 제소하는 것을 검토하지만 프랑스 정부의 태도는 단호하다. “기후변화를 고려해서 탄소 배출량이 적은 차를 생산하라”

한국, 저탄소 경제를 향해서

“탄소발자국은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이 걸린 문제다.” -중앙대학교 김정인 교수

저탄소 제품의 생산은 환경뿐만 아니라 기업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EU를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탄소세를 도입하거나, 탄소발생량이 많은 제품의 수입을 규제할 움직임을 보인다. 탄소배출량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지난 5월 탄소발자국을 제품에 표기하는 탄소성적표지제도 공청회가 친환경상품진흥원 주관으로 열렸다. 올 하반기부터 우리나라도 제품의 생산, 유통,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제품에 표기하는 제도를 시험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를 비롯한 발빠른 기업에서는 매장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고효율 전지 사용,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통해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있다. 해외출장을 다녀온 직원의 탄소발자국을 계산, 회사 전체의 탄소발자국에 포함시킨다. 홈플러스는 2020년까지 회사전체의 탄소발자국을 50%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한다.
현대백화점은 올 해 처음으로 여름 신사정장에 탄소발자국을 표기하고 있다. 친환경상품이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여름 정장 한 벌의 탄소발자국은 12.5kg이다.

강남구에서는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매달 탄소발자국을 측정한다. 각 가구는 자발적으로 전기세, 가스, 수도요금을 강남구 홈페이지를 통해 입력한다. 입력된 요금을 바탕으로 가구당 한 달 간의 탄소발자국이 자동적으로 계산된다. 강남구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인 가구에 마일리지를 부여해서, 공용주차장 주차요금정산, 문화센터 이용권 등으로 사용하게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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