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8시간 비상행동 현장중계] 서울 광화문에 7만명 모여 촛불시위

“천민민주주의라고? 그렇다. 하늘 천(天), 백성 민(民), 천민민주주의다.”
“누가 촛불이 꺼지고 있다고 하나. 재협상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은 살수차나 소화기로도 끌 수 없다.”


▲ 21일 촛불집회엔 최소 7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시작된 행렬은 광화문 주변까지 이어졌다.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국민들은 정부의 추가협상을 ‘국민 기만’으로 규정하고 변함없이 촛불을 들었다. 촛불이 꺼져가고 있다는 정부와 조·중·동의 여론몰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21일 서울 광화문과 청계광장, 태평로 일대엔 7만여 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만 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번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에 대해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미봉책’, ‘꼼수’, ‘기만’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시민들은 추가협상을 “대국민 사기극”이라기 비난하며 “반드시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가협상 결과가 90점? 1000점 만점이겠지”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특정위험물질(SRM) 수입이 허용됐고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실효성 없는 거짓말이며 △검역주권 강화를 위하 얻어온 것이 없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박상표 국장은 미국 농무부의 품질관리제도(QSA)에 대해 “우리가 제품에 ‘KS마크’를 찍듯이 도축장에서 자율적으로 찍을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직접 보증하지 않고 QSA만으로는 월령 감별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광우병 위험물질도 걸러낼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 7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높이 들었다.
박 국장은 이어 “검역권이나 취소권이 여전히 미국에 있어 전수조사가 불가능하고, 문제가 발견돼도 수입·검역 중단 조치를 못 한다. 제대로 된 협상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그런데 정부는 연합뉴스와 조·중·동을 동원해 대단한 것을 얻어온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며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번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정부가 “90점”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1000점 만점에 90점일 것”이라고 깎아내리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재협상 외엔 없다”고 강조했다.

“돼지고기 못 먹는 무슬림 이주노동자도 살고 싶어요”

자유발언을 위해 무대 위에 오른 시민들도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고대녀’ 김지윤 씨는 지난 19일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고대녀’는 학생이 아니라 정치인”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성난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다.

김 씨는 주 의원을 가리켜 “망언 폭탄 제조기”라면서 “‘아니면 말고’식의 망언으로 명예훼손을 했다. 전직 공안검사 다운 발상”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명박 정부야 말로 대국민 사기꾼”이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이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까지 가서도 SRM을 제거하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에서 2MB(이명박) SRM은 완전히 제거시켜야 한다”며 “촛불이 꺼진다고 누가 얘기하나.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열망은 살수차나 소화기로도 끌 수 없다”고 말했다.

▲ 자유발언을 위해 무대에 오른 김경형 영화감독(왼쪽)과 김지윤 고려대 학생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도 무대에 올랐다. 김 감독은 주성영 의원의 ‘천민민주주의’ 발언에 대해 “하늘 천(天), 백성 민(民) ‘천민’민주주의가 맞다”고 재치 있게 반박해 박수를 받았다.

김 감독은 또 “촛불이 영원히 꺼지지 않길 바란다”면서 “그렇다고 이명박 대통령이 영원히 집권하길 바라는 건 아니”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경형 감독은 지난해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한미FTA를 반대하며 만든 ‘고향에서 온 편지’란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이주노동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노동자는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못 먹는다. 소고기를 먹어야 한다. 한국에서 열심히 살고 싶은데 병에 걸리면 어떡하냐”고 말했다.

▲ 서울시청 앞에선 미디어행동 주최로 조중동 구독 거부 선언이 계속됐다. 오른쪽은 최시중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를 비꼰 패러디물.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