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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방통위 측에 ‘최시중 사퇴 촉구’ 항의서한 전달

▲ 지난 20일부터 서울 광화문 방통위 청사 앞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퇴진’을 위해 농성중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 산하 지본부 조합원 150명은 25일 오후 6시 ‘최시중 위원장 강제 퇴진’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물러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지난 20일부터 서울 광화문 방통위 청사 앞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퇴진’을 위해 농성 중인 언론노조 산하 지본부 조합원 150명은 25일 오후 6시 ‘최시중 위원장 강제 퇴진’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방통위 측에 전달했다. 

항의서한은 이영훈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 이명수 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의장, 신삼수 언론노조 정책실장이 대표로 전달했으며, 방통위 측에서는 최 위원장 대신 김준상 운영위원과장이 대신 나왔다.

항의서한을 전달한 대표들은 방통위 측에 “방통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며 “1만 8000명의 의지를 서한에 담았다”고 말했다.

▲ 항의서한은 이명수 신문통신노조협의회 의장, 이영훈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 신삼수 언론노조 정책실장(사진 왼쪽부터)이 대표로 전달했다.

▲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방통위 본사 앞을 지키던 100여명의 종로 경찰서 소속 전경들과 대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항의서한을 통해 거듭 최시중 위원장의 자신 퇴진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최 위원장이 취임한 3개월 동안 국무회의 참석, 불법적인 회의 비공개, 김금수 KBS이사장과의 비공개 회동 등 방통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지적하며 “현업 언론인들과 시민들이 ‘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책동을 그냥 내버려두겠습니까? 방송을 장악할 수 있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깨어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선 오후 5시 언론노조는 방통위 청사 앞에서 최시중 방송‘통제’위원장 강제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해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최시중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쇠고기 고시’를 관보에 게재하는 것과 관련해 총파업을 준비중이라는 점을 밝힌 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언론노동자들이 국민을 지켜줘야 한다”며 “80만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의 이름으로 최시중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최시중 사퇴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천명했다. 최 위원장은 “국민을 압박하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통제 사령관 최시중 씨를 끌어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언론 노동자로서 최시중 씨의 문제를 기사, 방송 보도 등을 통해서 낱낱이 파헤쳐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나이영 CBS 노조위원장은 “최시중 씨는 정권에 방송을 바치려하고 있다”며 “시민들과 언론노동자들이 방송을 정권의 소유물로 내 줄 수 없도록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누리꾼으로부터 ‘광고압박’을 받고 있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성제 MBC노조위원장은 “족벌언론인 조중동이 독자를 위해 정신차리고 정론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사장’ 내정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출신인 구본홍 씨가 사장으로 내정된 YTN 현덕수 노조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이 부족한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의 틀인 언론에 자신의 개인적인 성향이 드러날 수 있는 인물들을 낙하산으로 보내고 있다”며 “구본홍 씨 사장으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반드시 최시중 위원장 퇴진을 시키겠다는 의지 표명의 뜻으로 “OUT 이명박, OUT 최시중, OUT 조중동”이라고 쓰여진 풍선을 터트리는 행사를 가졌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 언론노조는 최시중 위원장을 반드시 퇴진시키겠다는 의지 표명의 뜻으로 “OUT 이명박, OUT 최시중, OUT 조중동”이라고 쓰여진 풍선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도 가졌다. 또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끝낸뒤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지부의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남대문 사옥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언론노조가 방통위 측에 전달한 항의서한 전문이다.

망설일 때가 아닙니다. 촛불이 당신을 겨누고 있습니다.
- 언론노조가 최시중씨에게 드리는 공개서한 -

최시중 방송통제위원장에게

말년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관직에 대한 탐욕을 끝내 채워서인지 요즘 언론에 보이는 모습을 보면 꽤 밝아 보이더군요.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그 밝은 표정을 증오하고 있습니다. 귀하가 방송통신위원장이라는 자리에 애초부터 부적절했다며 촛불들이 모여 분노의 횃불이 되고 있습니다.

이명박정권을 초기에 망쳐버린 책임을 지고 내각이 전원 사표를 던졌습니다. 청와대 참모진도 이동관 대변인을 제외하고 바뀌었습니다. 물론 소나기를 피해보겠다는 이명박정권의 눈속임인줄 우리는 잘 압니다. 이동관 대변인을 그 자리에 남긴 것이나, 유인촌 장관을 유임시킬 것이라는 얘기나 나오는 것으로 볼 때 이른바 ‘인사쇄신’에서 털끝만큼의 진정성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특히 우리가 더욱 분노하는 이유는 누구보다 먼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대통령의 형님친구가 방통위원장 자리를 꿰차고 대못처럼 버티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나 힘들게 그 자리에 앉은 줄 우리는 잘 압니다. 여론조사기관 회장시절에는 누설되지 말아야 할 조사결과를 미국에 흘리고, 지난 대통령선거기간 중에는 줄곧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고 훈수했던 이유가 지금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과정이었으니 얼마나 애착이 남다르겠습니까? 초강력 접착제라도 바르고 싶은 심정이겠죠.

지난 OECD장관회의에서는 제대로 장관 행세를 해내시더군요. 같은 시간 시민 수 천여 명은 회의장 밖에서 ‘최시중 퇴진’을 목 놓아 외쳤습니다. 방송이 권력에 장악될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 지를 이번 미친소 수입파동에서 생생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허리를 굽히면서 안에서는 차근차근 언론장악을 획책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배후가 대통령 형님친구인 줄을 국민들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앉으신지 3달이 되 갑니다. 참 일 많이 하셨습니다. 그 덕분에 5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탄핵서명에 동참했고, 통합민주당은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언론현업 종사자들까지 나서서 여전히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최시중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2일에는 KBS 김금수 당시 이사장을 만나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방송 때문”이라고 말하셨더군요.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을 몰아내려고 혈안이면서, 어떻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온몸으로 방송독립을 지키겠다’고 앵무새처럼 말하셨는지요. 이에 앞서 지난 5월 6일에는 방송통신위원장 자격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하셨죠. 그 자리에서는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서 언론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면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친절하게 대통령에게 ‘멘토’역할을 계속하셨더군요. 여기에서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통제 의도를 여실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어떤 자리인지 아직도 모르십니까? 무슨 생각으로 지난 6월 9일 오전 시국타개책을 논의하는 청와대 6인 대책회의에 참석하셨는지요. 혹 대통령실장을 노렸던 것은 아닌가요?

그동안의 국회 무시 행동, 불법적인 회의 비공개 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그런 행태들이 모여 지금과 같은 ‘정권’과 ‘국민’ 사이의 ‘불통’을 불러왔다는 점입니다.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마저 채택되지 못한 함량 미달의 인사를 방통위원장에 임명하는 것에서부터 이명박 정권의 ‘독단’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이미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했고, 대형사고를 불러올 것을 내다보고 걱정해 왔습니다.

‘세계일류 방송통신 정책’을 펼칠 계획이라면서요. 그리고 그것을 넙죽 대통령에게 보고할 심산이구요. 방송을 산업활성화의 도구쯤으로 인식하는 가치관이 안쓰럽습니다. 수십 년 동안 언론에 종사한 분이라면 당연히 ‘산업활성화’이전에 방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 먼저 생각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방송에 진출할 수 있는 대기업을 늘리시겠다고요. 독단적인 밀실행정에서 벗어나 먼저 사회적인 논의부터 거치십시오. 1%를 위한 정책을 펼치는 정권의 코드에 맞추려니 쉽지 않으시겠죠. 답을 찾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OECD 장관회의에서 그토록 얘기했던 ‘인터넷’에 있습니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방송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보십시오. 이명박 정권의 ‘소통불능’, ‘민심이반’의 핵심으로 귀하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총리를 바꾸고, 장관을 경질한들 ‘최시중’이 그 자리에 있는 한 한바탕 ‘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랩니다. 언론시민단체들은 유인촌장관, 신재민차관과 함께 당신을 언론독립의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는 3적으로 지목했었습니다. 당연히 대통령 형님친구는 3적중에서도 ‘맏이’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제방’이 되고, ‘병풍’이 될 때입니다. 방법은 우리보다 더 잘 알지 않습니까? 방송을 장악할 수 있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깨어나십시오. 현업 언론인들과 시민들이 ‘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책동을 그냥 내버려두겠습니까? 지금 당장 인터넷 검색창에 ‘최시중’을 쳐보십시오. 국민들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통’의 첫걸음입니다.

말년을 행복하고 현명하게 마무리하는 지혜를 발휘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계속 자리만을 고집하신다면 방송현업종사자들은 방송독립 민주화 운동에 나서겠습니다. 진실을 볼 국민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역사의 주범으로 기록되기 직전입니다. 이미 촛불은 당신을 겨누고 있습니다. 훗날 제2의 촛불항쟁을 불러온 장본인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명한 판단을 하셔야 할 때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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