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의 열정’ 아쉽게 하는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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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열정’ 아쉽게 하는 첫걸음
방영 한 달 맞은 OBS 퓨전사극시트콤 ‘오포졸’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8.07.01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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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의 제왕’ 오지명의 복귀와 퓨전사극과 시트콤의 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제작단계부터 기대를 모은 OBS 경인TV <오포졸>이 방영 한 달째에 접어들었다.  

‘퓨전사극시트콤’이라는 새로운 장르는 시도만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바야흐로 방송가는 SBS <일지매>, KBS 2TV <최강칠우> 등 퓨전사극의 전성시대인데다, 배우 오지명이 8년 만에 ‘시트콤의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나선 것도 관심을 모았다. 

<오포졸>은 조선시대 치안을 담당하는 관아를 무대로, 원래는 포교였으나 왕 앞에서 허풍을 치다 포졸로 강등된 오포졸(오지명)과 부인 잔금댁(유혜정), 사또(양택조), 형방(이한위)  등 주변 인물들의 황당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 OBS 경인TV 퓨전사극시트콤 <오포졸> ⓒOBS

그동안 ‘윗사람’의 입장에서 아무나 꾸짖거나 건성으로 답변하면서 웃음을 줬던 오지명은 처음으로 존댓말로 말대꾸하는 ‘아랫사람’ 역할을 맡았다. 조금 기죽은 모습이 아쉽지만 특유의 말투와 동작만으로도 시트콤에서 그의 존재감은 충분하다. 

그래서일까. <오포졸>은 초반 오지명이 나오지 않는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의 그의 원톱 드라마였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각 배역들의 캐릭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앞으로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장 여인’ 서포졸(정선우)과 오포교(유동연)의 애정전선 등 여러 에피소드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느냐는 시트콤으로서 <오포졸>의 관건이다.  

하지만 기획의도에서 밝힌 대로 “전통적인 사극의 포맷 속에 현대적 감각이 첨가” 됐는지는 의문이다. 기존 사극과는 다른 의상, 현대적인 대사, 등장인물들의 멜로라인 등 <오포졸>은 분명 퓨전사극의 특징을 담고 있지만 인물들의 대사나 설정은 참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출세만 궁리하는 사또, 그를 조롱하는 포졸, 돈만 밝히는 형방 등의 전형적인 인물설정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를 ‘망각하옵니다’라고 하는 식의 말장난은 8∼90년대 개그 프로그램의 콩트를 연상시킨다. 더구나 쥬얼리의 노래에 맞춰 춤추는 기녀들이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등장인물들은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어 아쉽다. 

야심차게 내세운 사회풍자도 그렇다. 첫 회 새로 부임한 사또가 측근들을 관리에 앉히려 들자 부하들은 ‘코드 인사’라며 반대하고 나선다. 날카로운 풍자가 계속되길 기대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풍자적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고, 간혹 현 세태를 비유하는 내용도 그 날이 무디긴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시트콤의 성공여부는 배우들이 캐릭터의 특징을 얼마나 표현해내는가에 달렸다. <오포졸>에는 양택조, 이한위, 권용운 등 코믹연기로 유명한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보다 특유의 말투 등 기존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수준에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몇몇 드라마에서 감초 연기를 펼쳤던 ‘개콘’ 출신 강유미와 김병만도 ‘뻔한’ 대사와 ‘오버액션’ 설정에 막혀 특유의 웃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젊은 배우들의 활약은 앞으로 기대해볼 만하다.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유 간호사로 얼굴을 알린 정선우(서포졸)나 먹는 걸 밝히는 꽃미남 양포졸(윤석), 엉뚱한 기녀 초선(박진아) 등의 활약을 눈여겨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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