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이명박 정부, 공영방송 장악 안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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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이명박 정부, 공영방송 장악 안돼 ”
시민들·언론단체, 방송장악 중단 촉구 촛불 밝히다
  • 이기수 기자
  • 승인 2008.07.17 0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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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현업단체, 시민단체 등이 결합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은 16일 오후 8시 KBS 본관 앞에 100여명이 집결했다.
촛불 문화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KBS 본관 앞에는 전경버스 4대가 에워 '차벽'을 만들어 시민들이 접근할 수 없었다. 청원경찰들은 KBS직원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 이하 방통심의위)가 16일 MBC 〈PD수첩〉징계 수위를 논의하던 오후 8시.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현업단체, 시민단체 등이 결합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은 KBS 본관 앞에 100여명이 집결했다.

방통심의위의 공정성 잃은 행보를 규탄하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 전경차로 가로막힌 KBS앞 촛불집회

하지만 KBS 본관 앞은 전경 차량 4대로 접근이 막힌 상태였다. 미디어행동이 준비한 문화제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6월 10일부터 KBS 본관 앞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문화제가 열린 이후 이렇게 두껍게 전경 차벽이 설치된 건 처음이었다. 전경 차벽이 두껍게 쳐 진 것에 대해 KBS 측은 HID 등의 집회가 신고된 상태로 시민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전경의 행태에 화가 난 건 그 동안 KBS를 지키며 촛불을 밝혀온 시민들이었다.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거세게 반발했고 KBS노조를 향한 비판도 쏟아졌다.

▲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현업단체, 시민단체 등이 결합한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은 16일 오후 8시 KBS 본관 앞에 100여명이 집결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ID 추락천사’는 “이런 상황에서 KBS 노조에 대한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시민들이 YTN, MBC 앞에서도 촛불집회를 해보면 노조원과 직원들이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며 시민들과 함께 한다”며 “하지만 KBS노조는 전혀 안 나오고 있지 않느냐. KBS노조는 이런 시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에 나와있던 한 시민도 “우리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촛불을 들고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고 있는 것이냐”며 KBS 내부 구성원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했다.

실제로 이 날 촛불문화제에는 KBS노조측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았으며, 촛불집회를 KBS본관 앞에서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도 KBS노조는 언론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장소를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디어행동과 시민들은 오후 9시 20분이 되어서야 ‘방통심의위 규탄 및 최시중 퇴진촉구 촛불문화제’를 시작했다. 물론 전경 차량에 막혀 KBS 본관 앞으로는 진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본관 옆 도보에 차례차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날 문화제 사회는 오태훈 KBS 아나운서가 맡았으며 참석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 ‘대한민국 헌법 1조’ 등을 함께 불렀다.

민중가수 최도운 씨는 아들과 함께 나와 ‘폭풍속으로’ 등 3곡의 민중가요를 부르며 이날 촛불문화제를 의미있게 장식했다. 최 씨는 “처음 촛불집회를 나오게 된 건 일본도 20개월 미만의 쇠고기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었다”며 “하지만 촛불집회에 나와보니, 경부 대운하, 공영방송 장악음모, 교육 등 문제가 산산첩첩이었다. 참자유, 참평화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씨는 “아이들 성적이랑 남편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며 물가 폭등을 재밌게 표현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 촛불 문화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KBS 본관 앞에는 전경버스 4대가 에워 '차벽'을 만들어 시민들이 접근할 수 없었다. 청원경찰들은 KBS직원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 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언론시민단체 관계자와 KBS직능단체장들이 시민들을 향해 ‘언론을 지켜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은 “이 자리에 KBS노조가 나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운을 뗀 뒤  “전국언론노조는 지난 20년 빛나는 방송 민주화 투쟁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과 함께 하지는 못했다”며 “이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 정권의 방송장악을 위한 전방위 압박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석 KBS 기자협회장은 “지난 6월 10일부터 촛불집회장에 나왔지만 KBS〈미디어포커스〉의 진행자로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까봐 시민들 앞에 서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포커스에서 조중동만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고 하는데 야구에서 ‘볼’만 치는 투수에게 심판이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미디어포커스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김 협회장은 “공정성을 해치는 것은 정권과 경제권력”이라며 “뉴스 공정성에 대해 정부가 심판하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 협회장은 이 날 방통심의위가 KBS〈뉴스 9〉에 대해 ‘주의’ 제재를 내린 것과 관련해 “KBS는 재심신청을 비롯해 법적 소송, 심의과정의 문제에 대한 헌법 소원까지 고려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여러분이 40일 넘게 KBS를 와 주셔서 힘이 됐다”고 밝혔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지금 20년 전 시민들에게 진 빚을 갚으려고 한다”며 “언론노동자 앞서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음모 등에 대해 앞서서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17일 YTN이 주주총회를 강행해 ‘낙하산 사장’을 앉히려고 하는 것에 대해 “주주총회 의장 비짓가랑이를 붙잡고서라도 저지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도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18대 국회에서 탄핵될 수 있도록 마음에 들지 않으시더라도 한나라당, 선진당 소속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방문해 최시중 위원장 탄핵촉구를 부탁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날 촛불 문화제는 1,2부로 나눠 오후 11시쯤 자발적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경찰은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는 중간 중간에 “자진 해산할 것을 명령한다”는 내용의 방송을 3차례 했다. 하지만 시민들과 경찰들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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