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차관, 박래부 이사장 사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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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의원, 공기업특위 현안 질의서 ‘언론재단 외압일지’ 공개

▲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화부)가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에 대한 사퇴 압력을 지난 3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홍보분야 업무를 다루고 있는 신재민 문화부 제2차관이 직접 나서 박래부 이사장의 조기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문순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이 28일 국회 공기업관련대책특별위의 현안 질의에서 박래부 이사장이 직접 작성한 언론재단 외압 일지를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외압일지 전문>

자료에 따르면 신재민 문화부 제2차관은 취임 5일만인 지난 3월7일 서울 중구 교보빌딩에 위치한  모 식당에서 박래부 이사장을 만나 “(이사장) 자리에 대한 압력을 크게 받고 있다”며 이틀 뒤인 9일 오후까지 “얘기를 해줘야 한다”며 이날 오전까지 입장을 정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박래부 언론재단 이사장이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신재민 차관은 사흘 뒤인 10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또 다시 박 이사장을 만나 “재단의 이사 자리를 모두(이사장과 이사 3명) 비워 달라. 태생적 문제와 상징성 때문에 그냥 둘 수 없다”며 사퇴를 재차 요구했다.

이 자료에서 박 이사장은 그동안 신재민 차관의 사퇴 압력 사실을 함구한 이유에 대해  “그가 (나와)만난 사실을 부인하겠다고 말했고, 언론계에서의 개인적 관계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뒤에도 박 이사장에 대한 문화부의 압박은 계속됐다. 지난 5월13일에는 이정우 문화부 미디어 정책과장이 한국언론재단 실무자에게 전화로 “직원대표로 이사장에게 용퇴를 건의해 달라”고 지난 17일에도 사전 약속도 없이 박 이사장과 강기석 신문유통원 원장을 찾아가 “재신임을 묻겠다”고 사실상 압력을 행사했다. 

문화부의 계속되는 사퇴압력에 박 이사장은 “언론재단은 독립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할 언론지원기구”라며 사퇴 압력에 대해 분명한 “거부”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문화부가 언론재단의 정부광고 대행업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 가운데 12%를 차지하고 있는 “기타 공공기관의 광고대행업무를 민영화하겠다”며 강공을 편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24일 나기주 문화부 서기관은 재단의 광고본부 정봉근 영업1팀장을 불러 “언론재단이 대행하고 있는 정부광고 가운데 기타 공공기관의 광고대행업무를 중단시키는 공문을 내려 보내겠다”고 주장했다.

현재 언론재단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기타 공공기관 등의 광고를 대행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광고 대행을 통해 발생한 수입은 218억 원이며 기타 공공기관 광고 수입은 26억여 원(약 12%)이었다.

최 의원은 이날 현안 질의에서 최근 신재민 문화부 제2차관이 업무 영역을 넘어서는 발언과 행보에 대해 유인촌 문화부 장관과 신재민 차관을 질타했다.

최문순 의원은 “박래부 이사장과 만나 그만두라고 얘기했죠”라고 묻자, 신재민 차관은 “단도직입적으로 사퇴압력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신임과 재신임을 묻겠다. 그렇지 않으면 새 정부의 정책을 따라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미디어 관련 업무는 김장실 문화부 제1차관이 하는 일인데 왜 업무 영역이 아닌 신재민 차관이 나서느냐”며 “이것은 정부조직법을 어기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의원은 유인촌 장관에게도 “정부 조직업무가 동네일하는 것이냐”며 “업무가 다른 것을 알았다면 업무를 바꿔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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