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후임 사장 ‘대책회의’ 일파 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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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청와대, 낙하산 선임 회의” 비판

KBS 신임사장 선임과 관련해 정정길 대통령 실장,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과 KBS 사장인선 문제를 논의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있다.

특히 이 자리에는 KBS 사장 후보로 포함된 김은구 전 KBS 이사를 비롯해 KBS 전현직 임원 등 4명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이날 모임 성격이 “KBS 새 사장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7층 중식당에서 열린 이날 회동에서  유재천 KBS이사장이 “김인규 후보 카드가 물 건너가서 후임 사장을 정하는 문제가 급해졌다. 사장을 공정하게 잘 뽑아 MB 업적으로 삼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유 이사장은 “KBS 사장을 임명제청에 정치적 독립적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공언해왔다.

▲ KBS이사회(이사장 유재천)는 지난 21일 오후 KBS본관 6층 제3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KBS사장 후보를 5명으로 확정했다. ⓒKBS

경향신문은 여권과 방송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정 실장과 이 대변인, 최 위원장은 호텔 식당에서 유 이사장과 김 전 이사 등과 2시간 동안 만나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KBS 새 사장 인선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KBS 후임 사장이 중요한 문제이며,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여러분을 모시게 됐다”는 요지의 인사말을 한 것으로 여권과 방송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정 비서실장도 “KBS 문제가 매우 중요하니 후임 사장을 잘 정해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한 김정섭 경향신문 기자는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이 있고, 이사회 역시 독립성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청와대가 관장했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부분”이라며 “법적권한이 없는 최시중 위원장을 비롯해 유재천 이사장이 ‘해바라기’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 유재천 이사장(흰 머리)을 비롯한 친여성향 이사들이 청원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지난 21일 오후 KBS사장 후보 5명을 확정한 뒤 KBS 본관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PD저널

양승동 KBS사원행동 대표 “청와대의 사장인선 개입, 국정조사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KBS 사원들과 언론·시민단체는 비판의 목소리로 들끓고 있다.

양승동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사원행동 공동대표는 “지난번 KBS를 유린한 8월 8일의 폭거 뿌리가 드러났다”며 “정권이 KBS 장악을 위해 노골적으로 진행해 온 것이 이번 보도로 인해 사실로 확인됐다. 이런 식으로 뽑히는 사장은 당연히 ‘낙하산’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이건 국정조사감”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선임도 안 된 사람이 가서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이 정권이 KBS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KBS 구성원들이 그 뜻을 알면서도 이 사태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떨치고 일어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미 청와대 방통위원회 KBS 사장 문제 깊숙하게 개입한 게 드러났다”며 “KBS 사장과 관련된 정권이 손을 떼고 방송장악 시도를 중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체 언론인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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