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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바람의 나라’ 제작발표회 열려

▲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 포스터 ⓒKBS

어미의 생을 끊고, 형의 목숨을 버리고, 아비를 죽이며, 그 자신의 아들의 명까지 끊게 만들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자. 그래서 아버지 유리왕으로부터 버림받은 고구려 3대 대무신왕(大武神王) ‘무휼’을 아는가.

영웅들의 역사가 살아 숨 쉬던 시절, 대륙 정복의 꿈과 의지가 빛나던 시대, 뜨거운 사랑이 모래 바람으로 휘날리는 ‘바람의 나라’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KBS 드라마 사상 제작 최고액인 200억 원을 투자하며 야심차게 준비한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가 4일 오후 3시 서울 용산CGV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땀과 열정으로 가득한 45일간의 중국 로케이션과 완도, 단양, 나주 등 국내 최대 로케이션의 제작일지를 공개했다.

<바람의 나라>는 <해신>, <태조왕건>에서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강일수 PD와 김진의 동명만화 <바람의 나라>를 바탕으로 <주몽>, <해신>의 정진옥 작가와 <한성별곡>의 박진우 작가가 결합해 관심을 모았다. 이 같은 관심을 증명하듯 190명의 취재진이 이날 제작발표회에 몰려 국내 드라마로는 최초로 극장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 제작발표회가 4일 오후 3시 서울 용산CGV에서 열렸다. ⓒKBS

주인공 송일국은 극중 주몽의 손자이자 유리의 아들로 우리 역사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한 정복자 대무신왕으로 인간의 운명과 사랑을 초월한 전쟁의 신 무휼(無恤)역을 맡았다.

드라마 <주몽> 이후 같은 일가인 ‘주몽’의 손자 ‘대무신왕’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송일국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고사를 할 정도로 고민과 갈등이 많았다”면서도 “이후 원작을 접하게 됐고 주몽과는 완벽히 다른 인물이라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극 주인공을 계속 맡는 것이 부담됐을 법도 하지만 그는 “사극을 계속 한다는 것은 배우로서는 특혜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했던 작품과는 다르게 내면을 더 표현해야 했었고, 특히 ‘주몽’을 했었기 때문에 스스로도 이를 극복할 큰 도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무휼의 날카롭고 외로운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며칠간 곡기를 끊어가며 8kg을 감량했다는 송일국은 “다이어트도 이제는 익숙해서 괜찮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발성, 체력 등이 받쳐주지 않으면 20kg이 넘는 갑옷을 입고 긴 촬영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 주인공 대무신왕 무휼 역의 송일국 ⓒKBS

부여의 공주, ‘무휼’의 차비이자 ‘호동’의 생모인 ‘연’ 역을 맡은 최정원은 “평민들의 상처와 아픔에 더욱 깊이 공감하는 마음씨를 가진 동시에 무휼을 만나 사랑하고 희생하며 자신이 죽음까지 택하는 가슴 아픈 캐릭터”라며 “첫 사극 도전 인만큼 제 연기 인생의 반환점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까레이스키> 이후 첫 14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유리왕 역의 정진영은 영화 <왕의 남자>의 연산군과 유리왕의 차이점에 대해 “연산이 마더(mother)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 유리왕은 이와 반대로 자식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허약한 왕권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하나 둘 씩 잃어야 하는 캐릭터”라며 “배우로서는 참으로 탐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극중 유리왕은 고구려 제가회의의 왕 흔들기로 인해 왕권이 흔들리게 되자 이를 강하게 확립하기 위해 신탁에 의해 저주 받은 자신의 아들 ‘무휼’을 제 손으로 죽이는 의식을 거행해 이들을 제압하기도 한다. 그러나 차마 자식을 죽이지 못하고 혜압(오윤아)에게 아이를 전달한다.

선왕 주몽의 제실 벽화를 그리는 벽화장 혜압 역을 담당한 오윤아는 극중에서 뛰어난 무술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러나 오윤아는 뜻밖에도 “캐스팅 되자마자 4일 만에 바로 중국을 가서 촬영을 해야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산 액션스쿨에서 4일 동안 연습하고 갔는데, 평소 무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힘들었다”면서 “막상 상황이 닥쳐 중국에서 합을 맞추고 촬영을 했는데 생각보다 영상이 좋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오윤아가 대역없이 직접 액션을 보인 장면이 공개돼 객석을 술렁이게 하기도 했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바람의 나라> 주역들의 간담회는 물론 제작기와 하이라이트, 타이틀 영상 등이 공개되며 블록버스트 사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 극중 유리왕이 갓난아기 무휼을 안고 있는 장면이다. ⓒKBS

그러나 강일수 PD는 “<바람의 나라>가 널리 알려진 이미지처럼 전쟁이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며 “고구려 초기 왕가의 이야기로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 등 왕가 사람들의 감정 등이 중심이 되는 그래서 전쟁드라마라기 보다는 가족드라마 될 것”이라는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

이어 “외형은 전쟁 위주의 액션이나 기본적인 본질은 그게 아니다”며 “굉장히 디테일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기획을 담당한 이강현 KBS 드라마기획팀 선임PD는 “<바람의 나라>는 KBS가 제작 어려움 환경 타개하기 드라마 펀드를 만들어 2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첫 번째 작품”이라며 “투명한 제작비 집행,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 고품격 드라마 퀼리티로 동시간대 MBC <베토벤 바이러스>, SBS <바람의 화원>을 압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주인공인 송일국과 강일수 PD, 정진옥 작가 등 KBS <해신> 팀의 재회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바람의 나라>는 4일 스페셜 방송 이후 10일 본격적인 첫 방송에 돌입한다.

<바람의 나라>는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45일간 중국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이동거리 1만Km, 동원 엑스트라 연인원 5000여 명, 출연 마필 수 1000여 마리가 동원됐다. 지난 6월 16일 중국 상하이로 출국하여 우시 오픈 세트장, 환상 미굴과 중국 내륙 란저우, 징타이, 황하, 석림 등을 주 무대로 영화 <비천무>, <무영검> 등을 통해 한국 제작진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중국 엄화 감독과 액션씬을 찍었다. 기마전투, 암벽 전투와 더불어 국내 드라마 사상 최초의 전차 전투 등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 음악거장 이필호, <하얀거탑>, <해신> 미술감독 이항 

<바람의 나라>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드라마 음악의 거장 이필호와 세트 미술을 담당한 이항 감독의 결합이다. <해신>, <패션 70>, <로비스트>, <대조영>에서 돋보이는 음악을 선보인 이필호 음악감독과 <하얀거탑>, <해신>을 통해 뛰어난 미술력을 보여준 이항 감독이 <바람의 나라>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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