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인사 통해 KBS가 바뀐 것 보여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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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6일 임원회의서 밝혀…고대영 총괄팀장 “이번 인사 KBS 외부명단 받은 것”

KBS가 지난 17일 단행한 인사와 관련 ‘보복인사’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병순 KBS 사장이 지난 16일 KBS 임원회의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서 KBS가 바뀌었다는 것은 보여주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직접 인사에 관한 지침을 내린 것이어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순 사장은 이날 열린 회의에서 “자신은 직원인사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서 KBS가 바뀌었다는 것은 보여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언의 요지는 1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계속됐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PD와 기자들이 ‘철저하게 편가르기식 코드 인사’이자 ‘인사 폭거’라 하고 있다”고 따지자, 이 사장은 “직원 인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각 본부장이 새 시스템과 팀워크에 맞게 하도록 전적으로 위임했다”고 부인했다.

▲ 이병순 KBS 사장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PD저널

한편 이병순 사장의 발언과는 별도로 고대영 KBS 보도본부 보도총괄팀장의 인사와 관련한 발언이 또다른 파문을 낳고 있다.

고대영 팀장은 지난 18일 밤 10시경에 열린 KBS 보도본부 사회팀 회식 자리에 참석해 “이번 인사는 KBS 외부에서 명단이 내려와서 이뤄진 것”이라며 “몇 명은 내가 보호했다”는 발언을 해 참석한 기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번 인사 원칙을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고 팀장은 “지금은 아무리 원해도 말해줄 수 없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배를 나쁘게 하는 선배는 없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고 팀장은 19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인사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많은 줄 안다”며 “본부장이 나름대로 경직된 조직 간의 불협화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안을 내린 것으로 안다. 함께 가기 위해 모두가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KBS가 지난 17일 단행한 인사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인사권을 행사한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있다.

KBS 기자협회(회장 김현석) 19일 성명을 통해 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본부장에게 이번 주말까지 인사대상자 선정과 조치의 기준, 경위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인사철회를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집단행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와 관련해 고대영 팀장은 <PD저널>과의 전화통화에서 “인사와 관련해 회식자리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사스마와리(경찰 출입기자)들하고 저녁 먹는데 그런 얘기를 왜하냐”며 사실을 부인했다.

이어 고 팀장은 “내부 인사문제를 갖고 어디다 전화를 찍찍해서 건방지게 물어보냐”며 불쾌감을 표시한 뒤 “당신네 회사 국장은 인사문제를 가지고 기자들하고 얘길 하냐. 사실을 가지고 얘기를 하라. 내가 기자생활 25년을 한 사람이다. 당신도 기자라면 기자짓 똑바로 하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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