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렙 의견 묻는 공문 한장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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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교방송협의회 간사 박원식 (불교방송 경영기획실장)

CBS, 불교방송, 평화방송, 원음방송 등 5개 종교방송사들이 정부의 민영미디어렙 도입 방침을 저지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종교방송사들이 대정부투쟁을 밝힌 것은 방송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각 종교별 교단 및 종단과 합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종교방송협의회 간사인 박원식 불교방송 경영기획실장에게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반대하는 이유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 박원식 불교방송 경영기획실장 ⓒPD저널
- 종교방송사들이 이례적으로 집단행동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정권 퇴진까지 목소리를 낼 만큼 미디어렙 도입 문제는 종교방송사로서 사활이 걸린 사안이다. 코바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될 경우 광고매출이 급감해 종교방송사는 폐업위기에 처한다. 물론 지역방송사들 역시 경영을 하기 힘들어진다.”

- 지상파 방송 3사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영진과 일선 PD․기자들과는 생각이 다른 것으로 안다. 매체에 상관없이 현업인들에게 이 문제는 중요한 문제다. 시장에 내던져지게 될 경우 공익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겠나. 주요 방송사의 경우 광고가 늘어난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 없는 문제다.”

- “종교방송 잘 먹고 잘 살지 않았냐”는 유인촌 장관 발언이 불씨를 당긴 것 같은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키고 본분을 망각한 발언이다. 종교방송사 전체 광고매출은 1년에 고작 700억밖에 되지 않는다. 지상파전체 광고매출 가운데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발언이 갖고 있는 파장력 등을 봤을 때 반드시 유 장관은 공개하고 하고 사퇴해야 한다.” 

- 정부가 종교·지역방송에 대한 지원방안을 고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언론의 기능이 정부의 정책을 감시 감독하는것 아닌가. 만약 정부로부터 종교방송사들이 보조금을 받게 될 경우 기사방향 등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언론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종교방송사 사장 회의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나왔다. 만약 정부가 지원방안을 제시한다면 거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 절차상 문제도 제기되는데 정부와 단 차례 의견 조율도 없었나.

“그렇다. 민영미디어렙 도입과 관련해 문화부가 TF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했었지만 현 정부 들어 방통위든 기획재정부든 어느 부처 한군데서 의견을 묻는 공문 한 장 오지 않았다. 정책 추진을 하기 전에 반드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 청취가 전제돼야 하는 것 아닌가.” 

- 향후 계획은.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반대하는 신문광고를 일제히 게재했고 향후 각 종교 종단과 교단에서 일제히 현수막 등을 걸 계획이다. 향후 서명운동 전개 등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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