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진보적 성향 출연자 ‘찍어내기’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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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한겨레’ ‘경향’ ‘시사IN’ 기자 출연교체 검토

KBS가 가을개편을 앞두고 진보적 매체에 몸담고 있는 MC들을 계속해서 교체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인터넷신문 〈프레시안〉 이사인 정관용씨와 박인규 대표가 각각 KBS 1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1라디오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 중인 〈한겨레〉, 〈경향신문〉, 〈시사IN〉, 〈프레시안〉기자들을 교체하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KBS가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프리랜서 MC대신 내부 인력을 기용하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일체의 논의 없이 위에서 명단만 통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KBS, MC ‘찍어내기’ 진행 중”

대표적인 경우가 윤도현-정관용 두 사람이다. 윤도현씨는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Cool FM 〈윤도현의 뮤직쇼〉에서 정관용씨는 KBS 1TV 〈심야토론〉과 1라디오 〈KBS 열린토론〉에서 각각 하차하게 됐다.

▲ 가수 윤도현, 시사평론가 정관용 ⓒKBS

이와 관련해 KBS 홍보팀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이념적 성향논란과는 무관하다”며 “TV와 라디오에서 비용절감과 신인들의 출연 기회 확대를 위해 내부 MC를 적극 기용하고, 라디오 신인 MC 공모도 시행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KBS 1라디오의 경우 MC들을 비롯해 출연자의 직업과 소속, 출연내역을 바탕으로 한 명단을 올려놓고, 출연자들을 솎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라디오제작본부 PD들이 전했다.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 역시 현재 진행되는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 하차하게 됐으며,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 중인 〈한겨레〉, 〈경향신문〉, 〈시사IN〉, 〈프레시안〉 기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하차하거나 하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용씨 하차를 두고 KBS 1라디오의 한 PD는 “김영삼 정부 시절 비서관을 지냈고, 지독할 정도로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편인데 〈프레시안〉 이사라고 이렇게 MC를 찍어내냐”며 “KBS 라디오 통틀어서 최고로 내세우는 프로그램인데 오래해서 MC를 교체한다는 게 말이 되냐. 그럼 송해나 허참처럼 KBS에서 수십 년 동안 MC를 본 사람들은 왜 교체 안 하냐”고 지적했다.

윤도현씨의 하차와 관련, KBS 예능팀의 한 PD는 “윤도현씨가 6개월 전에 라디오를 그만두려고 했을 때 휴가까지 주면서 잡아뒀던 사람”이라며 “〈러브레터〉는 담당 PD가 어제까지 하차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능력 있는 MC들 쫓아내다 KBS 외면 받을 판”

▲ KBS 1TV <아침마당> 진행자 손범수, 이금희씨 ⓒPD저널
KBS 1TV 〈아침마당〉 MC인 손범수씨도 하차한다. 당초 〈아침마당〉의 경우 프리랜서인 손범수씨와 이금희씨에 대해 모두 경질을 논의했으나, 제작진이 크게 반발해 손범수씨만 하차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출연료가 높다는 지적과 관련해 제작진에서는 이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의사를 타진했으나, 사측에서는 내부MC 기용이라는 노사합의를 이유로 이를 묵살했다고 교양제작팀의 한 PD가 전했다. 손범수씨 후임에는 김재홍 아나운서가 뒤를 이을 전망이다.

손범수씨는 지난 2003년 9월부터 〈아침마당〉에 합류했으며, 이금희씨는 1998년 6월부터 현재까지 10년째 〈아침마당〉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 밖에 KBS 2라디오 해피FM 〈김구라 이윤석의 오징어〉 MC인 김구라, 이윤석씨에 대해서도 경질 논의가 나오고 있어 해당 제작진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KBS의 한 관계자는 “KBS 내부 기자나 아나운서에게 기회를 많이 준다는 취지자체는 좋아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지나치게 내부 인사들로만 채우는 것은 KBS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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