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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여성시대’ SBS ‘스위트 뮤직박스’

“바지락 반죽으로 죽을 끓여봤어요. 지금 한창 갑각류가 맛있을 때예요. 쌀을 충분히 불려 주세요. 그러면 죽을 끓일 때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요. 참기름을 한 큰 술 두르고, 쌀을 달달 볶아 주세요. 바지락에도 간이 배어 있어요. 그러니 소금을 많이 넣어서 간을 맞추지 마세요. 슴슴할(심심할) 정도면 돼요.”

아침부터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요리 얘기에 군침이 돈다. 듣기만 해도 조리 과정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하고, 상상 속에 완성된 요리는 가뜩이나 텅 빈 뱃속을 더 허전하게 만든다.

TV로만 요리를 배우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라디오를 통해 ‘들리는 요리’에 빠져볼 시간이다. 아침 혹은 저녁, 우리의 귀를 간질이는 라디오 속 요리 코너는 그래서 중독되기 쉽다.

‘요리’ 하면 먼저 떠오르는 프로그램은 MBC 표준FM(95.9㎒) 〈여성시대〉(연출 안재주·홍지은, 월~금 오전 9시 10분, 토~일 오전 9시 5분)다. 2년 가까이 매주 금요일 방송되고 있는 ‘요리보고 조리보고’ 코너는 상당수 청취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 MBC 라디오 '여성시대'의 두 진행자, 강석우(왼쪽)와 양희은 ⓒMBC
요리연구가 우영희 씨는 음식 조리법을 설명하고, 미리 준비해 온 음식을 DJ인 양희은과 강석우가 맛있게 먹는다. 소개되는 음식은 멸치볶음이나 깻잎 장아찌와 같은 기본적인 반찬부터 간장 꽃게장과 궁중 탕평채 등 난이도가 높은 음식까지 다양하다. 우영희 씨는 쉬우면서도 맛깔난 설명으로 귀를 쫑긋 세우게 한다.

하지만 이 코너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시식 전문, 양희은과 강석우다. 이들의 역할은 우영희 씨가 준비해 온 음식을 먹고 평가하는 일이다. 그런데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이를 듣기만 하는 청취자들이 입맛을 다실 정도다.

▲ '여성시대'의 '요리보고 조리보고' 코너에서 소개된 느타리버섯전. ⓒMBC
강석우는 간장 꽃게장을 빠지직빠지직 소리가 나게 뜯으면서 “방송 중에 게장 먹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을 거야”라며 넉살을 부린다. 바지락죽을 먹다가 조개껍질을 씹었다는 강석우에게 양희은은 “맹장수술 하셨어요? 그냥 씹어 잡수세요”라며 웃어젖힌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오가는 수다들이 요리와 맛에 생생함을 입힌다.

〈여성시대〉의 안재주 PD는 “양희은 씨는 직접 요리를 즐길 정도로 요리를 좋아하고, 강석우 씨는 정말 솔직하게 진행한다”며 “세 사람의 대화는 맛을 상상하게 하는 솜씨가 있어서 상상력을 넓히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BS 파워FM(107.7㎒) 〈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연출 송경희, 매일 밤 12시)도 최근 요리 코너를 신설했다. 지난 1일부터 매주 토요일 전파를 타기 시작한 ‘달콤 한 스푼’에선 “졸음을 쫓는 음식은 없을까?”, “밤에 먹어도 살이 안찌는 음식은 없을까?”와 같은 고민을 요리전문가 유경 씨와 함께 해결한다.

대학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오는 8일엔 ‘시험 당일 아침식사나 점심 도시락으로 좋은 음식’에 대해 알아본다. 송경희 PD는 “매주 주제에 어울리는 요리와 식단을 소개하는 코너”라며 “계절에 따라, 또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채택해 청취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꾸며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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