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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진 통일물길 맞춰 과거 제작관행 탈피해야정상회담으로 달라진 통일프로그램을 기대한다!

|contsmark0|혼란과 감동을 동시에 가져다준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각계에선 정상회담의 성과와 의미를 찾는 작업이 한창 진
|contsmark1|행중이다. 방송사도 정상회담 특집방송의 후속프로그램을 연일 내보내고 있다. 또 tv와 라디오에서 방송중인 통일
|contsmark2|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지상파와 라다오사는 통일 프로그램이나 코너를 대부분 편성하고 있
|contsmark3|다. 이제 시청자들은 변화된 통일정세에 맞춰 통일프로그램이 달라져 남북화해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이에 통일
|contsmark4|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pd와 기자 좌담회를 통해 프로그램 제작과 전망을 들어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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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일시 : 2000년 6월20일(화) 오후 4시
|contsmark8|△장소 : 여의도 "열빈"
|contsmark9|△주최 :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contsmark10|△참석자 : 박은규 차장(kbs <남북의 창>)
|contsmark11|박창순 위원(ebs <통일의 길>)
|contsmark12|박상필 pd(bbs <통일로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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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박상필 : 현재 방송사마다 통일프로그램을 편성해 두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미래지향적인 통일프로그램의
|contsmark18|대안을 제시해 보고 제작자들의 기본 인식을 바꾸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우선 각사 통일프로그램의 기획의도나
|contsmark19|포맷을 들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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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2|박창순 : <통일의 길>의 경우 남북 사이의 이질감 해소가 중심 기획의도이다. 포맷은 종합구성으로 스튜디오와
|contsmark23|eng구성물로 이뤄져 있다. 자료는 주로 인터넷과 신문검색을 통해 한다. <통일의 길>은 보도를 중심기능으로 하
|contsmark24|는데 신속한 정보공급이 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같이 정보를 얻기 어려운 점이 있어 시의성은 좀 떨어지는
|contsmark25|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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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8|박은규 : 89년부터 편성된 <남북의 창>은 목요일 밤 11시30분부터 30분간 1tv로 방송된다. 얼마전까지 금요일에
|contsmark29|방송되던 것이 목요일로 옮겨진 후 방송시간도 20분에서 30분으로 늘어났다. 제작기획서를 보면 "동질성회복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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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1|북의 창>은 뉴스와 차이는 있지만 거의 동일하다. 뉴스에서 방송된 것을 풍부화 시킨다든지 아니면 뉴스에서 다루
|contsmark32|지 않는 가벼운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contsmark33|기자 2명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코너가 10여개이며 주요뉴스는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보도본부 통일외교부
|contsmark34|기자들이 매회 리포터 2개를 분담해 맡고 있다. 귀순배우 김혜영 씨와 아나운서가 좌담하는 코너가 있는데 이것은
|contsmark35|작가가 대본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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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8|박상필 : <통일로 하나로>는 방송된 지 2∼3달에 불과하다. 라디오 방송인만큼 아직 종합구성까지는 안되고 코너
|contsmark39|2개로 단순구성이다. 불교방송이 21세기를 맞아 남북화해와 평화를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 <통일로 하나로>이다.
|contsmark40|특히 남북의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해 불교계가 할 수 있는 남북불교계의 공동기획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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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통일을 다루는 프로그램인만큼 제작과 관련한 어려운 점들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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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5|박창순 : <통일의 길>은 주당 40분씩 1회 방영되고 있고, 제작인력은 pd와 ad, 작가가 각각 1명씩이다. 제작인력
|contsmark46|이 부족하다보니 매회 제작에만 급급할 뿐 전문성이 떨어진다. 사실 통일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를
|contsmark47|망라하는 것으로 전문성은 필수적이다. 또 제작비도 부족해 전문인사의 활용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통일의 길
|contsmark48|>은 격주로 녹화하고 있다. 한번 녹화에 2주분을 동시에 녹화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contsmark49|어려움이 많다. 지난주에는 이산가족 문제를 녹화했는데 당장 이번주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이 열린다는 발
|contsmark50|표가 있어 중요한 내용임에도 프로그램에는 빠져 있다. 이같이 2주에 1회인 녹화스케줄이 수시로 이뤄질 수 있도
|contsmark51|록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pd 한명이 주 40분을 모두 감당하려면 다른 욕심을 낼 수가 없다. 프로그램에 다양한
|contsmark52|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제작인력이 보강되어야 한다. 또 방송시간이 일요일 새벽 6시이다. 도대체 누가 이 시간에
|contsmark53|프로그램을 보겠는가? 안타까운 생각이 들고 경영진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통일프로그램에 대한 방송사 경영진
|contsmark54|의 생각이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contsmark55|마치 관행처럼 프로그램만 편성해 놓고 있는데 통일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인식이 바뀌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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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8|박은규 : 방송시간이 목요일 밤 11시30분인데 시간대로만 따지면 아주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이 시간 때는 타사에
|contsmark59|서 시청률 높은 오락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한 때여서 경쟁에서 떨어지고 있다. 매일 새로운 대북 뉴스를 접하다보
|contsmark60|니 신속하게 뉴스를 전하고 있다. 제작여건은 상대적으로 괜찮다. <남북의 창>은 보도본부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
|contsmark61|이어서 아무래도 뉴스에 비해 중요성이 덜하다. 그래서 야외촬영을 위해 카메라 배당받기가 어렵다. 2∼3년전에는
|contsmark62|북한방송 영상은 모두 당시 안기부에서 제공하는 것이었다. 당시 안기부가 휴전선에 녹화시설을 설치해 녹화한 것
|contsmark63|을 방송용으로 내보낼 만한 것만 편집해 일주일에 하나씩 방송사에 전달했다. 매주 방송 가능한 테이프가 하나이
|contsmark64|다 보니 거의 그대로 방송된 것이 사실이었다. 지금은 방송사에서 직접 북한 방송을 보고 녹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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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7|박상필 : 불교방송은 특수방송인만큼 특별하게 프로그램을 가져가려 한다. 얼마전 "좋은 벗들"이라는 통일운동단체
|contsmark68|에서 통일의식조사를 한 적이 있다. 남북한 양쪽을 대상으로 한 만큼 상당히 오래전부터 준비돼 왔었는데 발표시
|contsmark69|기가 정상회담 시기와 맞물리면서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처럼 방송이 사회 각계의 다양한 통일운동에 기
|contsmark70|울이는 관심은 여전히 낮은 것 같다. 남북의 동질성을 찾는 것은 서로의 같은 점을 찾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김일
|contsmark71|성 주석 생전에 팔만대장경의 번역판이 북측에서 나왔다. 당시에는 왜 북측에서 팔만대장경을 번역했는지 몹시 궁
|contsmark72|금했다. 이런 것에서부터 서로의 동질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북한 불교학자들이 팔만대장경을 놓고 교류
|contsmark73|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수 있다. 또 북측에 많이 남아 있는 불교문화재를 통한 교류도 장기간의 방송 기획으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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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5|통일을 둘러싼 정세가 급격히 변했다. 프로그램 자제도 달라져야 하고 제작마인드도 변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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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8|박창순 : 최근 통일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개인적으로 요즘 생각하는 것은 프로그램이 상황변화에 민감
|contsmark79|해질 필요도 있지만 이보다 일관성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주변의 역학관계를 무시 못하지만 pd가 우선
|contsmark80|중심을 잡아야 한다. 97년 <통일의 길>을 맡으면서 정부에서 나오는 자료를 그대로 방영하던 것을 그만뒀다. 우리
|contsmark81|의 시각으로 통일을 얘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에 초점을 맞추었다. 통일프로그램의 문제는 지
|contsmark82|금까지 북측을 비하하는 면만을 다루었다는 것이다.
|contsmark83|방송 프로그램에 다양한 통일 관련 프로그램이 생겨야 한다. 보도식 통일프로그램만 있는 게 아니라 다큐·대담·
|contsmark84|예능 프로그램에도 통일에 관련한 내용들이 의식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또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contsmark85|어떤 것인지, 필요하면 외국의 사례들도 조사한 연구들이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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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8|박은규 : 남북정상회담 이후 방송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우선 호칭이 전에는 "북한의 김정일…" 이런 식이었는
|contsmark89|데 지금은 "총비서" 아니면 "국방위원장" 이라는 호칭을 꼭 붙이고 있다. 정부나 위에서 지침이 내려온 게 아니라
|contsmark90|내부의 자연스러운 변화이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서로에게 배려가 있어야 신뢰가 쌓여 친해지듯 남북관계를 보
|contsmark91|는 방송의 변화도 이런 차원의 변화이다.
|contsmark92|과거 <일요스페설> "지금 북한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과 북측 국경 사이의 이
|contsmark93|른바 "꽃제비"나 탈북자의 비참한 모습을 아주 선정적으로 방영한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 방송의 대북 보도가
|contsmark94|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물론 제작자의 악의적인 의도야 없었겠지만 쇼킹한 내용을 방송하면 시청자의 관심을 끌
|contsmark95|수 있다는 것이고 북한은 이에 아주 적합한 소재였다. 한번 터뜨리는 식의 방송이 많았다. 물론 지금도 방송인들에
|contsmark96|게 이런 유혹이 있다.
|contsmark97|기자라는 직업의 성격이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다. 그동안 북측 체제를 비하하고 편향적이었던 보도가 사실보
|contsmark98|도와 확인보도에만 충실해져도 큰 변화이다. 지금은 정상회담을 끝내고 모두 "깜짝 이벤트"에 너무 흥분하고 있다.
|contsmark99|언론까지 같이 흥분해선 안 된다.
|contsmark100|그리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통일전문가 집단의 신뢰성에 회의가 많다. 솔직히 우리나라에는 대북 전문가라고
|contsmark101|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학자들은 논리적이긴 하나 현실적이지 못한 단점이 있다. 개인적인
|contsmark102|경험으로 봐선 대북전문가 중 대북경협기업인들이 그나마 사실적인 것 같다.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객관적인 사실
|contsmark103|전달을 위해 전문가들을 물색하고 이들의 시각을 제대로 살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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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6|박상필 : 통일 프로그램 제작자의 시각 즉 마인드가 아주 중요하다. 인정하기 싫더라도 제작자들도 냉전적인 시각
|contsmark107|에 붙잡혀 있어 사실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제작진들이 현재 바꿀 수 있는 것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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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9|대로 만들자는 것과 함께 시각 자체를 바꾸려는 개인적인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작은 예로 통일과 관련된 개념
|contsmark110|정의부터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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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3|박은규 : 제작자 자체나 방송사 정부 차원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할 것 같다. 방송사와 정부 차원에서 통일과 관련
|contsmark114|된 새로운 기준들이 우선 제시되어야 한다. 통일에 대해 알게 모르게 우리 속에 있는 잘못된 인식들을 짚어내 새
|contsmark115|로운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새로운 통일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언론은 통일 분위기 조
|contsmark116|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서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려 노력하며
|contsmark117|신뢰가 쌓인다. 이럴 때 북한의 인권문제 등을 제기해야 한다. 지금은 대화국면이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서로
|contsmark118|싫은 얘기도 과감히 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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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1|박창순 : 97년 pd연합회에서 "통일 핸드북"을 발행했었고 kbs도 통일 후 실무적인 방송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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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3|지 남아 있다. 지켜도 그만이고 안 지켜도 그만인 것이다. 또 여기에는 기준설정이 통일되지 못한 문제도 있다. 예
|contsmark124|를 들어 pd연합회는 지칭을 "조선 또는 북측" 이라고 쓰는데 kbs는 "북한"이라는 용어를 쓴다. 결론은 대표성을
|contsmark125|띤 조직에서 나온 방송기준을 pd들이 지켜야 하고 또 조직은 이런 노력을 이끌어내려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노력
|contsmark126|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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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9|박상필 : 마지막으로 좌담을 정리하는 얘기를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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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2|박창순 : 정상회담 이후 북측을 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고 혼란해 한다. 이런 혼란에는 완충기가 없었다는 데 기인
|contsmark133|한다. 50년이 넘는 긴 기간을 두고 남북이 만난 것인데 이것이 미치는 파장이 엄청나다. 교육방송에 있다보니 요즘
|contsmark134|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온다. "통일교육을 해야 하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난감한 질문을 물
|contsmark135|어온다. 학교라든지 현장에서는 정상회담 이후 통일교육에 대한 자료가 정말 시급하다. 방송도 이제 일회적인 프로
|contsmark136|그램보다 화해시대에 맞는 통일교육의 꾸준한 자료를 양산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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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8|박은규 : 통일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에 북측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녹아들 것 같다. 이와 함께 제작
|contsmark139|진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변하는 만큼 북측의 주시도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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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2|박상필 : 앞으로 남북간 방송교류가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남과 북의 방송인들이 만나 서로의 방송
|contsmark143|시스템을 둘러보고 공동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까지 나가는 것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높이는 크게 기여할 것으
|contsmark144|로 본다.|contsmark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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