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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한국 버라이어티의 원천 '일밤' 1000회

이명박 대통령 선거특보 출신으로 ‘낙하산 사장’ 논란을 빚고 있는 구본홍 YTN 사장이 서울 남대문 YTN 본사 17층 사장실에서 30일로 엿새째 칩거중이다.

구씨는 노조원들의 출근저지 투쟁을 피해 지난 25일 밤 사장실에 들어간 뒤 30일로 5박6일째 사장실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사장실 안에는 샤워실과 화장실, 간이침대 등이 있어 생활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사모 경영담당 상무, 이병균 총무국장 등 간부와 총무부 직원 1~2명이 번갈아가며 사장실 안에서 식사 주문 등 수발을 들고 있고, 사장실 앞에는 노조원들의 시위에 대비해 용역회사 직원이 2명씩 밤낮으로 지키고 있다.

▲ <한겨레> 12월 1일자 4면.

<한겨레>는 구씨가 지난 8월5일에도 노조원들의 눈을 피해 심야에 사장실에 들어갔다가 3박4일 만에 나온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의지’가 달라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26일 오전 실·국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사태 해결 전에는 사장실 밖으로 한발도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구씨가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셈이며, 그의 이런 행동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초조함의 발로라는 분석이다. 사장에 선임된 뒤 4개월 반이 지났지만 사태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자 여권에서조차 “구씨로는 안된다”는 부정적 반응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YTN 한 기자는 “‘연내 사장 교체설’이 흘러나오면서 구씨 스스로 ‘벼랑 끝 전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둘째는 사장으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구씨는 7월17일 주주총회 이후 노조원들에게 막혀 4개월 반 동안 제대로 출근 한번 못했다. 회사 밖에 비밀 집무실을 두기도 했지만 이마저 외부에 노출된 뒤 ‘거처’를 잃었다. 10월29일 이후에는 한 달 가까이 출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자 구씨를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구씨의 ‘사장실 장기 칩거’는 이런 분위기를 일소하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배석규 전무 경계론이다. 구씨는 지난 18일 임시이사회에서 배석규 CU미디어(구 YTN미디어) 상임고문을 신임 전무로 임명했다. 그러나 배씨는 구씨가 회사 밖을 맴돌 때 사실상 내부를 책임지며 ‘서포터’가 아니라 ‘포스트 구본홍’으로 입지를 다졌다. 이런 가운데 몇몇 간부들은 구씨에게 “배씨를 조심하라”고 귀띔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씨는 ‘사장실 심야출근’ 다음날인 26일부터 틈만 나면 사장실에서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며 내부 장악력을 다지고 있다. 구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생활하는 데) 괜찮다”면서 ‘사장실 칩거’를 계속할지에 대해선 “나중에 보고 판단하라”고만 말했다.

이에 대해 YTN 노조는 “해외토픽에나 날 법한 유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여권 내에서도 변화(사장 교체)의 흐름이 감지되자 구씨가 조바심을 내고 있다”며 “진정성을 보이려면 당당히 사장실 밖으로 나와 노조원 앞에 서라”고 촉구했다.

지역신문 신문법 개정 등 강력반발 … “고사정책 계속땐 발행 중단”

<경향신문>은 한국지역신문협회와 전국언론노조가 인턴 운용 지원 등 지역신문 발전 핵심사업을 유지하고, 지역신문발전법 폐기와 4대 신문발전지원기구 통·폐합 방침의 전면 취소를 정부와 한나라당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지역신문의 고사’를 막기 위한 것이다.

지역신문협회와 언론노조는 30일 “정부와 여당이 지역신문들의 어려운 현실을 계속 외면한 채 지역신문들을 죽이는 신문관계법 개정과 예산 삭감, 신문관련 기구 통·폐합, 신문·방송 겸영을 밀어붙일 경우 지난달 27일 1차 지면 파업에 이어 2차 지면 파업과 신문 발행 중단 등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집단 반발이 확산되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가 삭감된 내년의 지역신문 관련 예산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했으나 인턴사원 임금 지원, 공익광고 집행 지원 등 핵심사업 유지에 대한 입장은 불명확한 상태”라며 “1일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화부는 당초 예산 편성과정에서 지역신문발전기금 168억4000만원, 신문산업진흥기금 54억5000만원 등 지역신문 관련 예산을 총 222억9000만원 삭감해 지역신문들이 크게 반발했다. 지역신문 11곳은 1단계로 사장단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27일 1개면에 이명박 정권의 지역언론 및 여론 다양성 말살정책 등을 비판하는 내용의 지역신문 공동취재단 기사를 동시 게재했다. 언론노조도 이들과 공동투쟁 방침을 밝혔다.

지역신문들의 집단 반발에 당황한 한나라당과 정부는 “예산은 원상 회복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지만 신문관계법 개정과 신문산업 지원기구 통·폐합 등은 그대로 밀어붙일 태세다. 한나라당은 신문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경쟁력 강화, 공공성 구현이 필요하다는 야당 의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문방위 예산안심사소위원회에서 관련 예산을 지난해 수준으로 수정키로 했다. 김기홍 문화부 미디어정책관은 “문화부는 처음부터 지역신문을 홀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며 “국회가 예산을 증액해 주는 대로 성실히 집행하겠다는 것이 문화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밤> 1000회 … 한국 버라이어티의 원천이자 연대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오는 14일 1000회를 맞는다. 1988년 11월27일 첫 전파를 탄 지 20년하고도 17일 만이다.

한겨레는 “<일밤>은 20년 동안 ‘최고’보다는 ‘최초’라는 수식어로 더 익숙해졌다”며 “프로그램간 베끼기나 유명 출연진의 의존도가 높은 요즘 방송 판도에서 <일밤> 1000회의 역사는 그 자체로 한국 버라이어티의 연대기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영화를 패러디한 코미디(<시네마 천국>), ‘드라마타이즈’ 코미디(<인생극장>), 코미디와 결합한 고민 해결 프로그램(<신장개업>, <러브하우스>), 실황중계 ‘리얼버라이어티’(<이경규가 간다> 월드컵 특집), 개그와 접목한 퀴즈쇼(<브레인 서바이버>) 등의 꼭지들은 버라이어티의 원형으로 우리 방송사에 뿌리를 내렸다.

▲ <한겨레> 12월 1일자 19면.

 <일밤>은 수많은 스타 PD와 MC를 배출했다. 초대 연출자인 송창의 PD(현 케이블채널 tvN 사장)를 방송가에서는 ‘발명가’라고 부른다. <일밤>에서 처음 시도한 토크 버라이어티나 <몰래 카메라>, 심지어 그사이 배치된 콩트(<미주알고주알>, <별난 여자> 등)까지도 새 형식이 아니면 전파를 타지 못했다. 새로움이란 잣대의 엄격성 때문에 녹화가 중단되는 것은 기본이고 아예 녹화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90년대부터는 새로움에다 ‘권위에 도전’한다는 원칙이 더해졌다. <일밤>이 낳은 또 다른 스타 주철환 PD(현 OBS 사장)의 등장이 신호탄이었다. 주철환은 90년대 초반 <몰래 카메라>에 국회의원이나 변호사 등을 등장시켰다. 김대중 전 대통령, 황산성 변호사 등이 출연했다. 예능 프로그램 등장이 금기시됐던 정치인들을 카메라 앞에 세운 결과는 대성공. 지금처럼 시청률 집계가 과학적이지 않았을 때지만, 방송사 자체 조사에서 시청률이 50%가 넘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강 작가는 “기존 권위에 대한 <일밤>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 방영 중인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도 결혼 제도의 권위를 비틀자는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민·공익 버라이어티도 <일밤>에서부터 시작됐다. 89년 최고 인기를 모았던 주병진의 <일요진단>부터 현재 방영 중인 아줌마·아저씨들의 수다 <세상을 바꾸는 퀴즈>까지…. 일밤의 또다른 성과는 소시민의 일상을 소재 삼아 세대간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코너를 개발하고, 유지했다는 점이다. <세상을 바꾸는 퀴즈>의 연출자 김구산 PD는 “10대가 볼만한 코너와 중·장년까지 즐길 수 있는 코너가 함께 간다는 원칙은 20년 동안 불변”이라고 말했다.

요즘 흔해진 공익 버라이어티도 <일밤>에서 시작됐다. <이경규가 간다-숨은 양심을 찾아서>를 연출했던 김영희 PD(현 한국PD연합회장)는 “숨은 양심의 첫 주인공이 된 장애인 부부를 보면서 왜 지금껏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지 못했는지 반성하게 됐고, 거기서 <일밤>은 다시 출발했다”고 했다. 그 뒤 신동엽의 <신장개업> <러브하우스> 등 공익성이 강조된 꼭지들이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는다. 이런 시도는 <느낌표> 등 다른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면서 90년대 말부터 공익 버라이어티를 주요 트렌드로 뿌리내리게 했다.

하지만 2008년 <일밤>의 현재는 녹록지 않다. <우리 결혼했어요> <세상을 바꾸는 퀴즈>는 시청률 10%대를 맴돈다. 김구산 PD는 “시청률만 보자면 <일밤>이 늘 최고는 아니었다”며 “오히려 시청률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켜온 것이 20년을 버텨온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00회 특집에선 역대 주요 출연자들이 나오는 토크쇼가 마련된다. 현재 <일밤> 1부로 방송 중인 <세상을 바꾸는 퀴즈>의 형식을 빌려 박미선, 이휘재, 김구라 등이 진행을 하면서 <일밤> 역사를 정리한다. 이경규, 김국진, 김용만, 이윤석, 조형기, 이경실, 조혜련, 김흥국 등이 출연한다. 사업 때문에 외국에 머물고 있는 주병진은 출연진에서 빠졌다.

‘뒤쳐지는’ KBS교향악단 … 서울시향과 관객수 2배차

경향은 대표적인 두 오케스트라인 서울시향과 KBS 교향악단이 2008년 관객수에서 2배의 격차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서울시향은 “올해의 연주회 총횟수는 121회이며, 관객수는 18만7000여명”이라고 최근 밝혔다. 11월까지의 확정치와 12월 예정치를 합산한 통계다. KBS교향악단도 자료를 통해 “올해 진행했거나 예정 중인 연주회는 모두 92회”라며 “현재까지 입장한 관객은 8만2000여명”이라고 밝혔다. 12월에 있을 공연까지 합산하면 약 9만명의 관객이 KBS교향악단의 연주회를 찾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의의 경쟁을 펼쳐온 두 오케스트라가 관객수에서 2배의 격차로 벌어진 상황이다.

해마다 격차가 커지는 원인에 대해 KBS 교향악단의 운영을 맡고 있는 시청자사업팀 정구성 부장은 “예산 부족”을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현재 KBS교향악단의 연예산은 약 80억원. 하지만 정 부장은 “예산의 80%인 62억원이 임금으로 들어간다”며 “임금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으로 다양한 연주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결국, 실질적인 제작예산 18억원으로는 연간 100회 이상의 연주회를 개최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경향은 운영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했다. 2005년 9월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서울시향이 경영과 연주를 분리하는 ‘투톱 체제’로 합리적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온 반면에, KBS교향악단은 지난 4년간 상임지휘자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둔 채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KBS교향악단은 28회에 달하는 올해의 정기연주회를 모두 객원지휘자 체제로 진행했고, 급기야 지난 7월에는 선곡까지 뒤바뀌는 파행을 겪었다.

정 부장은 “서울시향은 법인화 이후 훨씬 자유스러워졌다”며 “기업 협찬을 이끌어낸다거나 티켓 가격을 정하는 문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연주회 기획 등에서 KBS교향악단은 서울시향보다 훨씬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경향은 KBS교향악단이 서울시향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원인을 ‘교향악단 운영의 비전문성’에서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부천시향 기획팀장을 지낸 음악칼럼니스트 최은규씨는 “시청자사업팀에서 교향악단을 운영하고 있는 ‘비전문적 시스템’이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메인화면, 이용자 ‘입맛’대로”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내년 1월 1일부터 메인 화면을 개방형으로 개편한다.

<전자신문>은 “개편의 핵심은 각 언론사가 직접 뉴스를 편집해 제공하는 뉴스캐스트와 이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로 구성할 수 있는 오픈캐스트의 도입이며, 개방형 뉴스캐스트와 오픈캐스트는 네이버 메인화면 상단을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뉴스캐스트는 뉴스공급 계약을 한 43개 매체중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상위 14개 언론사 뉴스만 기본으로 제공한다. 기본 14개에 해당하지 않는 언론사 뉴스는 이용자들이 적접 선택을 해야 한다. 이용자가 스스로 선택한 인터넷 콘텐츠의 링크를 묶어 첫 화면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오픈캐스트는 서로 공유할 수 있으며 1만 2500명의 베타 테스터가 참여할 예정이다.

조수용 CMD본부장은 “촛불 집회 이후 잃어버린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개방화는 필연적인 선택이었다”고 토로했다. 전자에 따르면 기존의 뉴스서비스 이용자들이 새로운 뉴스캐스트 서비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에 네이버 내부에서조차 메인화면을 개방형으로 간소화하면서 진통이 컸다는 후문이다.

외부의 반발도 일어나고 있다. 뉴스캐스트는 14개 언론사 뉴스만 기본으로 제공한다는 이유로 온라인신문협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수용 CMD본부장은 “14개는 기술적 한계 내에서 가능한 한 많이 반영한 수라고 설명했다. 개방화에 대한 내외부의 우려와 반발을 두고 최휘영 대표는 “언론사와 네이버의 윈윈 구조를 만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두려움 반 기대 반이다”고 말했다.

‘뮤지컬 스타’가 되기 위한 최고의 남자 배역은?

<중앙일보>는 국내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 중인 뮤지컬 남자 배우 33명을 설문조사해 ‘연령대별 최고의 배역’을 꼽았다. 더불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외를 통틀어 각 배역을 가장 잘 연기한 배우는 누구였는지 전문가 5인으로부터 들어봤다. 수십 혹은 수백 명의 연기자가 거쳐 갔건만, 사람들의 뇌리엔 초연의 강렬함이 큰 듯싶었다.

▲ <중앙일보> 12월 1일자 16면.

10대는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역이 뽑혔다. 10대 소년의 성장형 뮤지컬인 ‘빌리 엘리어트’는 연기와 노래, 발레 등 뮤지컬 배우의 모든 기본기를 닦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지금껏 영국·호주·미국 등에서 빌리를 연기한 아역 배우 가운데 초연 무대에서 금발을 휘날린 리암 모우어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깜찍한 용모·고음의 미성·탁월한 발레 실력 등 3박자를 두루 갖춰 “배역을 위해 태어난 듯 보인다”(조용신)는 평가다.

20대는 <렌트> ‘로저’역이다. 로저에 대한 배우들의 애착은 남다르다. 뮤지컬 배우 김도현씨는 “자신의 몹쓸 병, 척박한 세상과의 충돌, 그 안에 꿈틀대는 음악에 대한 열정. 그게 20대 후반 우리들의 자화상 아니겠는가”라고 말한다.

최고의 로저는 애덤 파스칼이 꼽힌다. 1970년 뉴욕 브롱크스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부터 록밴드의 리드 싱어를 해왔다. 작품의 로저와 잘 맞아떨어지는 이력이다. 반항적 이미지, 상처받고 고뇌하는 예술가적인 풍모, 막다른 골목에 몰린 젊음 등을 빼어나게 연기했다.

30대는 <지킬앤하이드>의 ‘지킬’역이 선정됐다. 배우라면 그 극한대를 체험하고, 표현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이중성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노래 또한 극적이다. 어느새 뮤지컬 대표곡이 돼 버린 ‘지금 이 순간’은 지킬 박사의 신념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하이드로 변신한 순간 터져나오는 ‘얼라이브’는 마치 무대를 삼킬 듯 폭발적이다. 설문에 응한 배우 중 절반이 넘는(18명) 지지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한국 배우론 유일하게 조승우가 최고의 지킬에 뽑혔다. 전문가들은 90년대 말 유럽을 강타했던 제바스티안 바흐,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지킬을 연기했던 브래드 리틀 등이 가창력에선 조승우보다 앞선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조승우 표 지킬엔 드라마가 있었다. 디테일한 감정 표현, 선과 악의 극명한 대비, 폭발적인 무대 장악력 등 전 세계 어디에도 없던 새로운 캐릭터를 조승우는 창조해 냈다.

40대는 <오페라의 유령> ‘유령’역이다. 유령은 크리스틴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녀에겐 약혼자(라울)가 있다. 배신감에 휩싸인 유령은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를 “쿵-”하며 바닥으로 떨어뜨린 뒤 크리스틴을 납치한다. 그리곤 협박한다. “나를 선택하라, 아니면 라울이 죽는다.” 그러자 크리스틴은 유령에게 키스한다. 라울을 구하기 위해서다. 인간의 진심은 유령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법. 절망감에 휩싸인 유령은, 그래서 세상을 떠나간다. 질투·비열·좌절…. 전능하나 심성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까닭에, 유령의 캐릭터는 매혹적이다.

최고의 유령은 마이클 크로퍼드가 선정됐다. 주로 코미디언으로 활동한 그는 뮤지컬 무대에서 좀체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40대 중반에 도전한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그는 “인간의 목소리라곤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괴이함과 금속성”이라는 평가와 함께 원조 유령으로 뮤지컬사(史)를 장식하고 있다.

50대는 <레미제라블>의 ‘자베르’역이 뽑혔다. 장발장이 아니다. 조역 자베르 경감이다. 유일하게 주인공이 아닌 배역이 뽑혔다. 자베르는 선과 악을 넘나든다. 장발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감시한다. 차가운 냉혈 인간마냥 때론 비정하다. 그러나 막판 장발장의 숭고한 인간애 앞에 자신이 평생 지켜온 ‘정의’라는 신념은 앙상한 껍데기로만 남게 된다. 그리고 자살한다. 이런 심경변화를 따라가기란 녹록지 않다.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다.

최고의 자베르는 필립 퀘스트가 꼽힌다. 96년 ‘레미제라블’ 10주기 기념 공연에서도, 98년 카메론 매킨토시의 업적을 기려 마련된 특별 공연 ‘Hey, Mr. Producer!’에서도 자베르 역은 퀘스트 몫이었다. “매혹적인 중저음을 바탕으로 복잡한 이면을 포착해낸다”(원종원)는 평가다.

60대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 ‘테비에’역이다. 테비에는 노년의 회한을 그대로 응축시킨 배역이다. 테비에는 1900년대 초반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방의 유대인 마을의 다섯 딸을 지닌 아버지다. 엄하면서도 한없이 약해지는 아버지를 보는 건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최고의 테비에는 제로 모스텔이 선정됐다. 64년 초연된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아직까지도 생명력을 갖게 된 원동력은 전설적인 코미디 배우 제로 모스텔(1915~77)의 공이 크다. 러시아계 유대인의 어눌한 발음, 비음이 섞인 후렴구 등은 모스텔만의 장기다.

뉴미디어, 印 테러에 부릅뜨다

전자는 인도 최악의 테러로 전세계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새로운 미디어 행태들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사건 발발과 동시에 역사가 기록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온라인 백과 사전 ‘위키피디아’에는 사건 발발 1시간 만에 인도 뭄바이 테러 사건에 대한 설명이 게재됐다. 그 내용도 시시각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불과 15시간 만에 사전 내용은 테러 관련 사진부터 정확한 테러 지점, 각종 공격의 행태, 각국 대사관의 반응, 일부 사상자의 이름에다 영국 크리켓 팀의 인도 방문 연기 소식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으로 재편됐다.

블로거들에 의한 실시간 방송 중계도 나타났다. 미니 블로그 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사건 중계에 나선 아스파그 타피아씨는 “기존 TV들은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보여주지만, 사회적교류미디어(Social Media)는 상황을 바로 전달하기 때문에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뭄바이 헬프(Mumbai Help)’라는 블로그에선 병원에서 입수한 사상자 명단을 실시간으로 게재해준다. 덕분에 생사를 궁금해 하는 가족들이 사건희생자의 상황을 빠르게 확인하고 있다. 지역 TV 채널인 IBM라이브는 현장 목격자들이 촬영한 동영상을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MMS)를 이용해 방송국으로 제보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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