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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5월, 고단한 통일, 씁쓸한 방송

정부, KBS에 압력 넣어 북녘동포돕기 콘서트에 철퇴
방송위, SBS의 5·18 전야 ‘꽃잎’ 방영계획 무산시켜
"정부 외압은 편성권 침해, 방송위 판정은 시대역행”
l승인1997.05.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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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등 민간단체와 언론사·언론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전개하고 있는 조선(북한)동포돕기운동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던 정부가 지휘자 정명훈 씨와 방송사, 언론사 및 민간단체 등이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던 북녘동포돕기 행사를 저지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14일자 한겨레에 의하면 통일원이 남북 어린이 어깨동무(공동대표 권근술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 지휘자 정명훈, 조형 이화여대 교수)가 ‘북녘 어린이에게 쌀을’이란 주제로 용산가족공원에서 펼친 행사와 관련해 행사개최 자제요청 공문을 보내 사실상 행사의 취소를 요청했고, 추진중이던 북녘 동포돕기 자선콘서트 ‘정명훈과 함께하는 겨레사랑 큰 잔치’가 정부의 압력으로 무산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이 바람에 정명훈 씨의 콘서트를 공동주최해 적절한 시기에 방송할 계획을 세웠던 kbs의 방송편성도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기획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애초에 kbs는 콘서트의 방영권을 갖고 25회의 스파트 광고를 내보내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송내용이 적힌 공문까지 보내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전화로 공문을 폐기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고 밝히고, “여전히 kbs가 행사주최에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kbs가 외부 압력에 굴복했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명훈 씨의 콘서트가 kbs에서 예정대로 방송되었다면 tv방송으로는 처음으로 북녘동포돕기운동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어서 우리 방송의 대북지원에 대한 인식전환을 이룰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더하다는 지적이다.이와관련해 방송단일노조건설준비위의 김광범 홍보국장은 “조만간 대표자회의를 열어 이같은 정부의 방송저지행태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편성권침해로 정부를 고발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5·18 배경 영화 ‘꽃잎’이 방송위원회에 의해 방영불가 판정을 받아 5월 방송가의 또다른 논란을 빚고 있다. sbs는 5·18을 앞둔 17일 방송예정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꽃잎’을 방송위원회에 심의요청했으나 방송위의 영화심의위가 지난 12일 이에 대해 방영불가 결정을 내렸다. 영화심의위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행장면이 지나치게 많아 불가조치를 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방송가에서는 이를 액면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sbs쪽은 “5·18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시점에서 방송위가 고리타분한 잣대에 얽매여 시대역행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16일의 최종판정여부에도 기대를 걸지 않는 눈치다.정부의 ‘방해공작’에 의해 정명훈 씨 콘서트 행사가 취소되고 그에 따라 kbs의 방송이 백지화되는가 하면, 방송위원회 영화심의위원회의 고답적이고 퇴행적인 심의로 영화 ‘꽃잎’이 방송불가 판정되는 작금의 사례는 우리 방송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점에서 방송의 독립성과 관련해 방송가의 해묵은 논란을 증폭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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