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엄기영 체제 2년차’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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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누가 뭐라 해도 한국의 양대 공영방송 중의 하나다. 지난 주 본지는 '이병순 사장과 흔들리는 KBS'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최초의 자사 출신 사장이라는 이병순 사장의 틈입(闖入)’ 이후 총체적으로 나타나는 신뢰도의 실추와 구성원들의 순치를 우려한 바 있다. 오늘은 MBC의 행보에 대해 고언하지 않을 수 없다. 곧 엄기영 사장의 2년차가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15일자 경향신문은 “2월말 MBC 주총은 임기 만료를 앞둔 방송문화진흥회의 현 이사진이 참여하는 마지막 정기주총”이며, MB 정권 출범 이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엄기영 사장의 2년차 경영 구상을 엿볼 수 있는 계기”라고 진단한 바 있다. 본지 또한 이러한 인식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엄기영 사장이 이번 주총에서 어떻게 재편과 재정비의 각오를 펼쳐 보일 것인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집권 여당의 미디어법안은 포기되지 않았고, 염치를 모르는 정권은 야만의 시대로 질주하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 위기는 한국에서 우심(尤甚)하며 지상파 방송사는 고난에 찬 행로를 걷고 있다. 2년차 엄기영 사장 체제는 이런 내우외환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은 지난 1년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전제로 한다. 다시 전철(前轍)을 밟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지금 엄기영 체제에 절실한 것은 험로를 헤쳐 나갈 역량과 비전이다. MBC를 지킬 수 있는 드림팀이 구성되어야 한다. 기존 인사에는 엄정한 평가가 있어야 하고, 필요하면 과감한 발탁이 있어야 한다. MBC 경영진은 불퇴전의 의지로 옥쇄를 각오해야 한다. 만약 이후 국면에서 국민의 방송 MBC를 잃거나 더럽힌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그러기에는 MBC가 받아온 국민의 사랑이 너무나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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