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악법 포기하는 날, 제작현장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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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총파업 출정식… “유치장에서 산다는 각오로 싸워 달라”

“총파업 재개했다. 한나라당 각오하라.”

MBC 노조가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입법 저지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박성제)는 26일 오전 10시 30분 여의도 방송센터 1층 민주의 터에서 ‘7대 언론악법 저지! 조·중·동 재벌방송 저지!를 위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1개월 보름여 만에 총파업 재개를 선언했다.

MBC본부는 앞서 총파업 지침 5호를 공표하고 이날 오전 6시부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12~1월 진행된 파업과 같은 방식으로, 모든 조합원은 파업 기간 동안 업무를 중단한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6시 이후 방송된 모든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와 앵커들 역시 비조합원으로 교체됐다.

MBC본부는 이날 출정식에 앞서 배포한 결의문을 통해 “방송과 민주주의를 부수려는 세력에 맞서 언론 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우리의 싸움은 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26일 오전 10시 30분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 재개를 선언했다. ⓒPD저널
MBC본부는 “이번 싸움은 언론악법 저지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언론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순간 우리의 싸움은 정권반대투쟁으로 확산될 것이다”라며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포기하고 언론장악에서 손을 떼는 그 날, 희망을 안고 제작현장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조합원 500명 참석…“총파업 끝날 때까지 임기 안 끝나”

한준호 아나운서 조합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총파업 출정식에는 MBC본부 조합원 500여명을 비롯해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양승동 전 KBS 사원행동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소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김재용 민실위 간사는 경과보고를 통해 “언론법 상정 여부에 대한 법적 절차성의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문제는 절차성이 아니라, 결국 힘 있는 자들이 법안을 상정했고, 이제 상정의 장으로 들어갔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며 “이전까지는 실탄을 장착하기 전까지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실탄을 장착하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26일 오전 10시 30분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 재개를 선언했다. ⓒPD저널
김재용 간사는 “우리의 힘을 집중시켜서 방송법의 문제를 대국민을 상대로 홍보하고 선전해서 납득시키는 수밖에 없다”며 “현재 상황은 비관적이지만 최선의 동력을 다해 저지하자”고 밝혔다.

박성제 MBC본부장은 “이번 파업으로 모든 걸 끝낼 수는 없겠지만, 이번 파업을 모든 걸 끝내겠다는 각오로 싸워야 국민 지지를 받으며 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늘 출근하는데 아들이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며 노래를 불러주더라. 이제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데, 5학년 형들 교실 벽에 ‘조·중·동 나쁜 XX들’이라고 써 있다며, 엄마도 아빠가 조·중·동과 싸운다는데, 조·중·동이 누구냐고 물어보더라. 지금쯤 그들이 어떤 집단인지 깨달았을 거다.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집단이다.”

박 본부장은 “저의 공식적인 임기는 내일까지다. 하지만 총파업 투쟁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연장될 것”이라며 “얼마나 열심히, 즐겁게 싸울 것인지 고민하고 협조해 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하루씩 유치장에서 산다는 각오로 싸워 달라”

조합원들의 환호 속에 지지발언을 위해 나선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고흥길 위원장이 누구냐. 겉으로는 국회의원인 척 하면서 실제로는 홍석현의 끄나풀 역할을 하는 자가 아니냐”고 꼬집은 뒤, “여러분이 조선·중앙·동아일보 밑에 들어가 있으면 5년 안에 열 받아 죽는다”며 “여러분은 살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파업으로 박성제 본부장과 이근행 신임 본부장이 (감옥에) 들어가면 300일 넘게 있을 것 같다. 저 또한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여러분이 하루씩만 살아 달라. 전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언론인 300~400명이 한꺼번에 유치장을 채워야 세상은 바뀐다”고 호소했다.

역시 지지발언에 나선 강혜란 소장은 “MBC 노조는 늘 국민의 편이었고 정권 해바라기를 하지 않았다. 모두가 MBC를 지켜보고 있고, 그게 괘씸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MBC를 장악하려고 난리 치는 거 아니겠나”라며 “MBC 노조가 희망이고, 기대이며, 우리의 모든 것”이라고 응원했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26일 오전 10시 30분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 재개를 선언했다. ⓒPD저널
양승동 KBS 사원행동 대표도 “절박한 시기에 MBC를 포함한 전국언론노조의 총파업 결단에 대해 지지와 존경을 보낸다”고 말했다.

“MB정권 1년만에 지지율 30%…이제 정권 말기다”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0%다. 김영삼 대통령이 아들이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됐을 때 30%였고, DJ정부에선 대통령의 아들 3형제가 구속됐을 때 30%였다. MB는 이것을 집권 1년 만에 달성했다. 이제부터 정권 말기다. 그런데 끔찍한 것은 MB의 정권 말기가 4년이나 남았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이어 “제가 MB정권 1주년을 맞아 대통령 선물로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으라는 뜻으로 보청기를 선물해야 한다고 했더니, 어떤 사람이 보청기가 아닌 숙면제를 줘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어제 보니 몽둥이가 필요한 것 같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여의도 방송센터에서 MBC본부의 출정식이 진행되는 동안 19개 지역MBC 지부들도 각 지역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MBC본부는 오늘 오후 2시부터 결의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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