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들의 축제’ 한국PD대상 시상식의 막이 올랐다.
한국PD연합회(회장 김영희)가 주최하고 OBS경인TV가 주관한 제21회 한국PD대상 시상식이 6일 오후 3시부터 서울 목동 방송회관 2층 브로드홀에서 개최됐다.
개그맨 김용만과 유진영 O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은 이날 시상식에는 김을동 친박연대 국회의원, 김승수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과 빅뱅, 유재석, 김미화 등 다수의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시상자로 참석한 〈태왕사신기〉의 김종학 PD와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등 ‘스타 PD’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프닝을 장식한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롯해 중간 〈개그콘서트〉 ‘달인’팀과 빅뱅 등이 축하공연을 펼칠 때에는 행사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수상소감이었다. ‘올해의 PD상’을 받은 〈PD수첩〉의 김보슬, 이춘근 PD를 비롯해 많은 수상자들이 개인적인 소감을 밝힌 것은 물론,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야만의 시대에도 꿋꿋이 시사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있는 PD들에게 격려의 의미로 주신 상이라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이춘근 PD는 “경제만 살리겠다던 대통령이 경제마저 못 살리고, 정치인들은 권력 앞에 말을 바꾸고 양심 없는 행동을 하고, 최후의 보루였던 사법부마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건 우리 PD들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PD는 이어 “내일이 되면 검찰의 재수사가 기다리고 있을 거다. 국민 대다수를 무시한 권력자와 검찰과 경찰, 그들과의 한판 싸움을 내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 하루는 기쁜 날이니 좋아하는 사람들과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겠다”고 말했다.
〈북극의 눈물〉로 허태정 PD와 함께 TV시사·다큐멘터리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조준묵 PD는 “북극이 처한 현실과 우리 사회의 현실이 비슷한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학교 다닐 때 법은 이성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게 172석과 1100만표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히틀러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고 꼬집었다.
또 공로상의 영예를 얻은 양승동 KBS 사원행동 대표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한 방송환경이 매우 중요한데 방송환경이 매우 열악해지고 있다”면서 “상식적으로 볼 때 언론 저널리즘이 민주주의에 일정 부분 기여해왔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을 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TV독립제작부문 작품상을 받은 〈W〉의 박정남 PD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세상이 많이 힘들다”며 우회적으로 최근의 사회상을 언급했고, 라디오특집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한국대중음악, 시대를 걷다〉의 김철영 PD도 “세상 별일은 개인적으로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도 일어난다. 뭐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말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으로 라디오진행자부문 출연자상을 수상한 김미화 역시 최근 MBC 노조가 두 차례 파업을 벌인 것을 의식한 듯 “요즘 누나 같은 마음으로 PD 없이 방송을 진행한 적이 두 번 있었다. 우리 막내 PD들이 집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는 마음이다”라며 “PD 여러분 아자”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빅뱅·유재석 등 수상…김명민은 3번째 수상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SBS 〈인터뷰게임〉이 TV부문 실험정신상을,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이 TV예능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인터뷰게임〉의 남규홍 PD는 “〈인터뷰게임〉을 처음 만들었을 때 느꼈던 희열은 제 인생의 오르가즘이 아니었나”라고 도발적인 수상소감을 밝혀 좌중을 폭소하게 했다.
또 빅뱅이 가수부문상을, 유재석이 TV진행자상을 수상했으며,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은 연기자상을 받으며 2006년과 2008년에 이어 3번째로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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