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찰에 넘긴 문건 실명 안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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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문건' 입수경위 공개 … “일부 이름 지워진 사본 입수해 전달”

경찰이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실명을 놓고 몇 차례 말을 바꿔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KBS는 “애초 입수한 사본에 일부 이름이 지워져 있었고, 문건을 그대로 경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KBS가 경찰에 제출한 문건 사본에는 대부분의 실명이 지워져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KBS가 이름을 지워진 문건을 입수한 건지, 나중에 이름을 지운 채 경찰에 제출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경찰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입수한 문건에 일부 이름이 지워져있어도, 확인 가능한 실명은 분명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KBS는 지난 15일 <뉴스9>에서 “문건에 실명이 거론된 사람들은 언론계 유력인사, 기획사 대표, 드라마 감독이나 PD 등 10명 안팎”이라며 “상당수는 이름 석 자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사회지도층인사”라고 보도했다. 같은 문건을 가진 경찰도 이 내용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KBS 문건 입수에 도움준 외부인 없다” … 경찰 ‘뒷북수사’ 비판

문건 입수경위를 놓고 의혹이 증폭되자 KBS는 18일 <뉴스9>에서 문건의 입수과정을 공개했다. KBS는 장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의 기획사 사무실 앞에서 쓰레기봉투를 발견했고, 이 안에서 누군가 불에 태우려 했지만 젖어있어 다 타지 않은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3월 18일 <뉴스9> ⓒKBS
이어 KBS는 “(지난 13일) 9시 뉴스가 나갈 즈음 현장을 다시 찾은 취재진은 쓰레기봉투 가장 밑 부분에서 갈기갈기 찢겨져 있는 다른 사본을 입수해고, 여섯 시간 동안 문건을 복원해 추가 입수한 문건은 모두 4장 이었다”며 “이 가운데 세 장은 앞서 발견한 불에 탄 문건 석 장과 완전히 같은 내용이었다”고 보도했다.

KBS는 또 “보도에 앞서 법률자문단의 검토를 거쳤고, 문건 입수과정에서 KBS에 도움을 준 외부인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뉴스9>에서 KBS는 “문건을 넘긴지 6일이 지났는데 경찰 조사는 ‘제자리 걸음’”이라고 비판했다. KBS는 “김 대표와 유장호 씨, 그리고 실명 거론자들을 조사한다면 달라질 수도 있는 결론인데 섣불리 (장씨의 죽음은 우울증 때문이라고) 발표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는 “경찰 수사 방향과 속도를 볼 때 언제쯤 소환이 가능한 지, 또 실제로 소환할 수 있을 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경찰 수사는 언론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확인하는, 뒷북 수사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같은날 MBC <뉴스데스크>는 “경찰은 KBS 측이 쓰레기봉투에서 타다 남은 조각과 사본을 입수했다고 했지만, 확인한 사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며 “경찰은 오늘(18일) KBS 뉴스를 통해 공개된 고 장자연 씨 문건의 유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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