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YTN 기자 4명이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민주당 YTN 대책위원회(위원장 이종걸)는 23일 오후 5시 20분께 강희락 경찰청장을 항의 방문해 YTN 노조원 체포를 강력 규탄했다.
국회 문방위, 법사위,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 20명으로 구성된 YTN 대책위는 “파업을 하루 앞둔 22일 노종면 위원장 등 노조집행부를 체포한 것은 파업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표적 수사이며,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청장 방문에 앞서 민주당 YTN 대책위 의원 7명은 이날 오후 4시 20분께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방문,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유치장에 수감 중인 YTN 노조원 4명을 면담하고 체포 과정과 경찰 조사내용 등을 확인했다.
이에 김병철 경찰청 수사국장은 “지난 1월 22일까지 다섯 차례 YTN측의 고소가 있었고, 1월 29일 폭행 등 추가범죄사실을 인지해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전화, 등기우편, 팩스 등으로 세 차례 출석요구를 했지만 피고소인들이 불응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답했다.
“이미 3번이나 경찰조사 받아 … 갑자기 체포 납득안돼”
그러나 전 의원은 “피고소인들이 3번이나 성실하게 경찰조사에 응한 만큼 도주의 우려가 없었고, 자택에서 체포된 만큼 주소지가 불분명한 상황도 아니었다”면서 “파렴치범이나 부정부패범도 아닌데 갑자기 체포까지 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종걸 의원은 “YTN 노조원들 기존 고소사유인 업무방해에는 위력, 위해, 폭행 등이 포함되는데 1월 29일 추가로 인지한 폭행 사실이 뭐냐”고 따졌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기존에는 단순 출근저지로 업무를 방해했지만, 1월 29일에는 사장에 대한 직접적 폭력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받았다”고 항변했고, 이 의원은 “그날 특별히 곡괭이나 총을 든 것도 아닌데, 기존의 출근저지 등 업무방해와 무엇이 다르냐”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또 “피고소인들은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출석요구 사실 자체를 몰랐다”며 “그들은 출석요구서 등기우편도 출석일 이후에 수신했고, 담당 형사와 논의해 26일 오후 2시에 조사를 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청장은 “당사자들이 아닌 남대문경찰서 출입 기자를 통해 피고소인들이 26일 출석하겠다고 통보했고, 담당자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며 3회 출석요구 불응에 의한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장세환 의원은 “체포된 4명의 기자들을 면담해보니 조사과정에서 ‘경제도 어려운데 임금인상 때문에 파업해서 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는데 이것은 피의사실을 넘어선 질문으로 수사권 남용일 뿐 아니라 파업 때문에 체포한 것이라는 상징적 의미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강희락 청장은 “질문이 잘못된 것 같다”며 “업무방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고, 남대문서 담당자를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검찰 지휘부서”가 어디냐는 김유정 의원의 질문에 김병철 수사국장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답했고, “구속영장청구시한이 내일(24일) 오전 7시인데,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은 있냐”는 장세환 의원의 질문에 강희락 경찰청장은 “아직 조사 중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병헌 의원은 “YTN 기자들이 구속까지 된다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이미 YTN 노조를 위한 민변 변호인이 선임됐고, 이종걸 의원 등도 나서 언론인 수호를 위한 국민변호인단을 꾸려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대책위 의원들은 면담을 마치면서 강 청장에게 “구속까지 되는 불행한 일은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미디어행동 “구본홍 낙하산 위기 몰리자 경찰이 직접 나선 것”
앞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체포한 YTN 기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의 이번 조치는 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조 집행부를 체포해 YTN 노조의 파업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가 명백하다”며 “노조의 합법적 투쟁으로 구본홍 낙하산 사장의 무능함이 드러나고 위기에 몰리자 경찰이 직접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호 미디어행동 공동대표는 “이번 체포는 경찰의 판단이라기보다 정권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며 “경찰은 이제부터라도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주장해 정권의 주구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김용수 비대위원장 등 YTN 노조원 150여명 등이 동참했다.
‘무기한 총파업’ YTN, 오늘(23일) 저녁부터 뉴스시간 단축
한편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YTN 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오후 3시 현재 90.2%의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뉴스제작·방송은 은 비조합원과 자회사 직원들이 투입됐으며, 오후 7시부터 2시간 정규 뉴스프로그램을 <YTN24>로 대체해 1시간으로 줄이고, 새벽 1시부터는 뉴스시간을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