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PD정신"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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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PD정신" 살려야
200호 특집 좌담-오늘 우리 방송의 현주소
  • 승인 2000.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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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00년 10월9일■장소 : 방송회관■사회최진용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장■토론자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김형진 미국 변호사정범구 국회문광위원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21세기 급변하는 방송환경에 발맞춰 우리 방송은 제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가 각계 인사들과 함께 진단해 봤다. <편집자>최진용 : 안에 있으면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밖으로 나왔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경우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방송도 오히려 밖에서 보는 이들이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방송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하는지 자유롭게 토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먼저 요즘 TV가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는가정범구 : 요즘은 방송비평도 직접 프로그램을 보고 비평하는 것보다 매체비평에 의존하고 있다. 방송은 프로그램이 생명인데, 점점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비평보다 형식에 치우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문광위원으로 활동하며 방송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은 먼저 방송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 활동부분에서 예전에는 연대활동이 넓었던 반면 요즘은 자사 이기주의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또 프로그램도 시사나 교양에서 오락위주로 가고 있으며 경영진의 간섭이 심해지는 등 방송편성의 자율권이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고 본다.주철환 : PD로 있었을 때 보다 강단에 있는 지금 좀더 객관적으로 방송을 보게 된다.예전과 비교할 때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본다. 연대의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는데 그건 주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유행의 흐름처럼 주기적으로 나타날 뿐이다. 근본은 변하지 않았고 현상만 변화됐다고 본다.김형진 : 앞에서 나온 문제 외에 구체적으로 장르별 분석을 하면 먼저 교양부문은 예전보다 더 다양화됐다고 본다. 정치적으로 상당히 진보된 내용들도 많이 다루지만 정치적으로 결론 나지 않은 사건조차도 프로그램화하여 예단하는 경우 오히려 잘못된 시각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쇼프로그램은 순위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많이 퇴조했다고 생각한다. 미국처럼 쇼프로그램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몇몇 스타의 선호도에만 의지하는 현재의 쇼프로의 범람은 결국 진정한 오락프로그램의 소멸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재가 변함이 없고 뉴스는 실제 중요한 이슈보다는 표면에만 그치고 있다.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심층보도는 아직 미흡하며 대외뉴스는 미국과 일본에만 치우쳐 있다.김어준 :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공중파의 프로그램이 모두다 비슷하다. 비슷한 시간대에 비슷한 사람이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새로움을 줄 수는 없다. 결국 시청자들은 채널만 다를 뿐 똑같은 내용을 보는 거나 마찬가지다. 예전의 형식을 답습하기 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노력들이 많이 부족하다. 최진용 : 예전이나 지금의 방송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많은데, 그 이유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고 현상에 안주하려는 방송사와 제작진의 모습이라고 본다.정범구 : 방송이 변하기 위해서는 PD의 자율성, 창조성과 외적으로는 올바른 방송정책과 가이드라인 등이 보장돼야 한다. 현재 청소년들이 가장 우상으로 꼽고 있는 직업은 PD다. 그들이 생각하는 PD는 자율적이고 창조적이며 성차별이 없는 모습이다. 물론 외적인 기반도 필요하지만 PD스스로도 이런 모습에 부합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방송사는 프로그램의 책임을 PD에게 전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자율성이 보장되며 창조성이 훼손되지 않는다. PD의 자율성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전적으로 제작진 스스로에게 맡기고 그 판단은 시장의 논리에 맡겨야 한다.주철환 : 현실적으로 봤을 때 방송사가 PD의 창의성을 전적으로 존중해주는 분위기는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PD의 가치평가는 시청률로 좌지우지되고 있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할지라도 시청률로 인해 포기해야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방송담당 기자들도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그것 때문에 다양성이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방송그린벨트 시행을 주장한다. PD들의 실험정신과 다양성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시간대를 설정해줘야 한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고인물은 썩을 수 밖에 없다. PD들의 안정주의가 오래가게 되면 방송은 썩게 된다.김어준 : 다양성의 문제는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여러 가지 원인을 살펴 볼 수 있지만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사회적인 합의도 중요하다. 개별시청자들의 마니아 욕구도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하고 이런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에서 우선 해방시켜야 한다.최진용 :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주철환 교수가 제안한 방송그린벨트선정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이 부분에서 최고 책임을 가지고 있는 경영진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 있을 것 같다.주철환 : 시청률과 무관하게 PD가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방송사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 방송사의 구조는 제작진이 경영진의 의견을 거역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그리고 경영진의 입장 또한 정치적인 입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이다. 자율적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경영진의 용기가 필요하다. 최진용 : 방송가 내외적으로 경영진의 임명구조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권력으로부터 과연 우리 방송이 자유롭게 방송철학을 지킬 수 있다고 보는가정범구 : 방송사 경영진의 진정한 역할은 경영에 있다. 제작이나 편성은 제작진 스스로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경영진은 간섭의 폭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주철환 : 가장 좋은 모델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경영진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외부의 시각은 그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정부와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올바른 경영진이라는 인식이 존재하고 있다. 최진용 : 결국 경영진은 직접적으로 제작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인데 화제를 돌려 얼마 전 박지원 전 장관의 선정성 발언도 있었지만 선정성 문제는 해마다 제기 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200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PD들은 선정성을 큰 문제로 느끼지 않고 있다고 나왔다.김형진 : 선정성은 상당히 편재적인 것이라고 본다. 단순하게 성적인 장면이 나왔다고 무조건 선정적이라고 재단하는 것보다는 보는 시청자들의 기준에 따라서 달라져야 한다. 어린이프로그램에서 신체적인 접촉 등 선정적인 장면이 나온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밤 11시 이후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해줘야 한다. 너무 억압하면 현실과 유리된 프로그램밖에 나오지 못한다. 선정성을 따질 때 주 시청층이 누군지, 시간대가 언제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 영화도 본 영화가 어린이영화라면 예고편도 달라질 수밖에 없듯이 방송도 그래야 한다. 정범구 : 선정성 시비 자체는 부분적인 얘기라고 생각한다. 선정성 시비 자체보다는 전반적으로 오락 위주로 가고 있는 방송의 문제를 봐야 한다. 선정성 문제보다 이것이 더 심각하다. 선정성의 문제는 오히려 일부 이것을 이용하는 미디어 기자들에 의해서 부풀려 지는 경우가 많다. 선정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매체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사회적 의제에 전혀 관심을 못 갖는 현실에 대한 반발을 먼저 해야 한다.김어준 : 방송은 필연적으로 공익성과 상업성의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기업이니까 상업성을 유지해야 하고 또 공공성도 유지해야 하는 이율배반적이다. 그 기준을 우리 스스로 잘못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상업적으로 갈 부분도 있고 공익적으로 갈 부분도 있는데 방송을 만드는 사람조차도 공익성에 잣대를 둬야 하는지 상업적인 이해에 바탕에 둬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그런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즐기면서도 저건 품위에 떨어진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공익성과 상업성의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기준은 방송사마다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합의는 이뤄야 한다. 최진용 :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이다. 얼마나 시청자의 욕구를 잘 반영하고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가가 우리 방송이 풀어야 할 가장 큰 화두가 아닌가 한다. 그럼 시청자의 입장에서 우리 프로그램들에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김어준 : 방송을 보다보면 제작진들이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공평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상당한 것 같다. 편향되어서는 안된다,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그런 생각들이 너무나 크다. 물론 주관적인 견해를 보일 때는 즉각적인 항의가 빗발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색깔을 때론 보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신문사도 각각 색깔이 있듯이 방송사도 얼마든지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다. 시청자들은 정말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방송사의 견해를 알 수 없다. 특정 프로그램만큼은 색깔을 보일 필요가 있다. 논란이 되고 지탄이 되더라도 용기 있게 자신의 색깔을 표명하는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김형진 : 좋은 지적이다. 법적인 문제를 봤을 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자신의 의견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하는 것은 문제다.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결론 없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또 우리 프로그램은 좀 부드러워 질 필요가 있다. 시사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무조건 딱딱한 의상과 세트에서 진행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우리의 토론문화의 부재지만 좀더 부드럽고 재미있게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도 있다. 딱딱한 토론프로그램을 본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너무 큰 인내심을 요구한다. 정범구 : 토론 프로그램의 이런 문제는 사회 전반적인 가치관과 밀접하다고 본다.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하드웨어적인 면은 상당히 발전했지만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은 부족하다. 민주사회에 대한 욕구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으로 토론프로그램도 편성이 됐지만 소프트웨어 즉 내용적인 측면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 KBS <정범구의 세상 읽기>를 하면서 자유로운 복장을 입고 진행하자고 주장한 적이 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지 못했다. 우리가 만약 국무총리를 모시고 미국 토론프로처럼 자유로운 복장과 빈정대는 말투로 진행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좋은 기획의도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내용적인 측면을 채우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 최진용 : 방송은 경영진과 제작진, 시청자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인식하고 노력할 때 발전할 수 있다. 모든 문제는 내부에서 찾을 수 있듯이 이젠 제작진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PD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현재 방송사 제작진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김어준 : 현재 방송사의 주력군은 386세대이다. 방송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도 386세대라고 보는데 386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조직의 목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조직이나 집단이 채워주는 부분을 개인의 개성과 취향이 대체하고 있다. 현재 우리 방송의 주력군은 이런 흐름을 잘 못 따라가고 있다. 미국 미디어는 국민들의 정서보다 더 빠르고 진보적인데 반해 우리 방송은 오히려 그 반대다. 얼마 전 미국에서 동성애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인 적이 있었는데 미국 국민들은 50%가 동성애에 대해 찬성한데 반해 방송사PD들은 80%이상이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제작진들의 의식이 앞서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제작진들은 일반국민들의 정서보다 늦다고 본다. 주철환 : 앞서가는 의식이 PD에게는 가장 필요하다. 매년 실시되는 방송사 신입사원 채용을 볼 때 너무나 획일화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보는 것이 아닌 사회가 요구하는 일정한 수준이 구성원의 자질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관성화된 과거의 답습 밖에 되지 못하고 있다. 방송사 시스템의 문제 외에도 이렇게 안주하려는 제작진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프로그램이 점점 관성화 되어 가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자연스레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또 도전의식을 펼치려는 시도가 보인다면 과감히 칭찬해줘야 한다. 음지에서 열심히 일하는 PD들이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재미를 발굴하려는 프로그램이 보인다고 하면 시청률이 비록 낮다고 할 지라도 그 PD를 스타로 만들어줘야 한다. 스타가 나오면 시청률이 어느 정도 올라간다는 안이한 제작 관행은 방송발전을 생각할 때 위험한 발상이다. 김어준 : 생각이 바뀌려면 한 세대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발상의 전환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달리 얘기하면 어느 누구의 희생이 없이는 발상의 전환은 이루어지지 못하다는 얘기다. 학교에서 애국조회란걸 할 때 그 많고 많은 학생들 중 딱 한명이 교복을 안 입었다면 당연 그 아이는 왕따된다. 하지만 그 아이가 차 밖으로 나올때 어느 누가 그를 왕따라고 생각하겠는가.이에 대한 방법으로 ‘연대’의 중요성을 제기한다. PD들간의 연대의식이 바탕이 될 때 억압된 제작환경을 극복할 수 있고 자율성을 얻어낼 수 있다. 이제 이러한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최진용 : 시스템에 관한 문제도 중요하지만 제작진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위험 부담을 PD들에게만 준다는 것도 어려운 현실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방송사 외적인 문제가 아직은 큰 현실이다. 정범구 : 우리 방송에 대한 문제에서 이제 하드웨어적인 논쟁보다는 소프트웨어 논쟁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본다. 제작진들이 직면하는 외적인 문제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는 하드웨어적인 논쟁에 치우친 현실이다. 방송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미 예전부터 거론되었던 문제였다. 이런 논의들에만 치우쳐 그동안 등한시되어온 내용적인 측면에 이제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편성권 독립이나 시청자 참여 등에 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런 하드웨어적인 논쟁은 하루 빨리 매듭을 짓고 지금은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소프트웨어논쟁을 시작해야 한다. 오히려 토론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자유로운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시청자들에게는 더 많은 호응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런 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는 작은 문제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 최진용 : 또 하나의 문제는 많은 토론회를 통해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을 찾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는 실행이 되지 않고 있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PD들이 어려운 제작여건 속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덧붙여 방송사는 여유 있는 제작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방송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정범구 : 현재 세계적인 흐름은 엔터테인먼트와 인포메이션을 접목한 인포테인먼트의 추세로 가고 있다. 정보와 오락을 동시에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컨텐츠가 중요하다. 이제 위성방송이 실시되면 본격적인 다채널 시대로 들어서게 된다. 많은 사업자들이 참여를 원하고 있어 사업자 선정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하드웨어적인 접근이라고 본다. 그 많은 채널을 채울 수 있는 내용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은 채 형식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이런 고민이 없는데 채널만 늘어난다면 결국 외국프로그램의 형식을 모방할 수 밖에 없다.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컨텐츠의 개발을 해야 한다. 또한 매니아 프로그램들도 우리사회의 다양성측면에서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야 한다.김형진 : 386세대에게 배운 것은 싸워서 얻지 않은 것은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제작환경은 비록 열악하지만 20∼30년 전과 비교했을 때는 향상됐다고 보며 아직도 부족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런 386세대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PD들이 원하는 환경, 시청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은 결코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싸워 얻어내는 것들이다. 김어준 : 중요한 얘기다. 그래서 난 ‘방송의 딴지걸기’를 주장한다. 사익과 공익이 적절히 배합될 때 성공할 수 있다. 개인의 이익도 보호되고 공익도 있어야 한다. 둘 중 하나만 있다면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 둘을 절묘하게 합의해 내야 한다. 공익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해 계몽적인 프로그램만을 생산해서도 안되고 개인의 이익만을 생각해 무조건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만을 만들겠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이 둘을 얼마나 적절히 섞어 새로운 혼합을 이루는지는 PD들의 지혜에 달려 있다. 방송사에 딴지 걸기를 시도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연대의 정신이 더욱 필요하다.주철환 :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PD를 칭찬해줘야 한다. 관성과 제도권에 따라 되풀이 돼온 형식을 가지고 안이하게 제작하려는 태도는 발전이 안된다. PD라는 직종은 100년 후 교과서에 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괜찮은 일들을 했다는 평가가 내려지게 될지는 지금 우리들의 역할에 따라 달라진다. 익숙한 교실 수업방식을 그대로 방송사에도 적용해 자족해서는 안된다. 국회의원, 법률가, 대안매체 등이 각자의 공간에서 제작진들에게 꾸준히 환기를 시켜야 한다. PD연합회도 희망적인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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