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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지대(地帶)추구
-rent seeking: 경제 주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에 경쟁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상, 즉 로비·약탈·방어 등 경제력 낭비 현상. 특정 경제 주체가 독과점적 지위를 얻게 되면 차액지대와 같은 초과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각 경제 주체들이 이와 같은 지대를 얻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경쟁을 벌이는 행위를 지대추구행위라 한다.
 
가끔, MBC 경영진이 왜 지금 이런 저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다. 궁리 끝에 MBC의 경영진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대 추구(RENT-SEEKING)를 하고 있다는 가정을 해보기로 했다. ‘신경민 앵커 사건’과 ‘PD수첩 검찰수사’를 두고 이 이론을 적용해보기로 하자.

MBC 경영진은 공공재인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 자리에 독점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외부의 시민사회, 그리고 노조 등 내부감시자 등은 경영진에게 비판을 가할 수는 있지만, 그들의 지위를 무력화시킬 수는 없다. MBC 경영진은 신경민 앵커를 후임도 구하지 않은 채 ― MBC 역사상 유례가 없다고 한다 ― 내쫓음으로서 앞으로 있을 8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교체 등 정치적 변화에 대비한 보험에 들게 된다. 이 보험은 최소 이명박 정부의 남은 임기인 3년 이상의 시한을 갖게 되고 그들이 얻게 된 초과소득이다.

임원진들 사이에 갈등이 없었던 이유는 각 개인들이 지대(권력에 대한 보험)를 얻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신경민 앵커 교체를 강행했을 때 MBC 내외부에서 큰 사회적 비용이 드는 것은 계산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는 그들의 이해와는 별개로 MBC 전체 구성원들이 이 사건으로 인해 동요했고 결국 기자들이 제작거부를 하게 되는 큰 사회적 비용이 들게 되었다. 

때로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지대추구를 할 수도 있다. 부동산 투기를 막아야 하는 공무원이 투기를 막지 않음으로써 자신이 소유한 땅의 가격을 올리게 놔두는 것도 지대추구이기 때문이다. 지금 〈PD수첩〉을 상대로 검찰이 나서고 PD들이 체포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수사에 대한 MBC 경영진의 입장은 볼 수가 없다. 언론사의 책임자들이라면 사상 초유의 이 사건에 대해 당연히 자신의 철학과 가치관에 따라 수사를 받아야 한다든가, 아니면 수사는 부당하다든가,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함이 당연하지 않은가?

▲ 김재영 MBC 〈PD수첩〉 PD

그런데 이런 행동 또한 Rent-Seeker로서 합리적 행위이기도 하다. 이번 검찰 수사와 같이 언론자유 본질에 다가가는 엄중한 사건에 대해서까지 자신들의 이해를 드러낼 경우에는 언론사 간부로서 감당하기 힘든 도덕적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는 것은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해야 할 일은?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는 것이다. “MBC 경영진은 할 말 없음” 이것은 또한 누군가에게 신호가 되기도 할 것이다. 이론적으로 지대추구행위로 인해 지대추구자(Rent-Seeker)를 제외하고는 모든 구성원의 이익이 침해된다.
이러한 가정들은 앞으로 있을 MBC 내부의 권력 교체기에 많은 부분들이 증명될 것이다. 그들이 지대추구자는 아니기를 간절히,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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