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거 없이 일부 인사 실명 거론 논란 … MBC 법적대응

방송개혁시민연대(공동대표 김강원·임헌조, 이하 방개혁)가 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MBC 비리의혹 폭로 기자회견’을 열고 MBC 일산 제작센터 건립과 방송장비 구매와 관련한 의혹을 폭로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일부 MBC 전·현직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돼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개혁은 관련 제보를 바탕으로 MBC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그러나 MBC 역시 민·형사상 조치를 포함한 법적 대응 입장을 밝힌 데다, 방개혁이 제기한 의혹의 사실 관계도 분명하지 않아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일산 제작센터 건립, 방송 장비 구매 관련 의혹 제기

방개혁은 이날 ‘MBC 일산제작센터 의혹보고서’를 통해 △방송 장비 구매 관련 비리와 △일산 부지 방송시설 건설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 방송개혁시민연대가 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MBC 비리의혹 폭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PD저널

이들은 먼저 특정회사 장비 구매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정 MBC 인사를 겨냥, “사규에 규정된 경쟁 입찰을 하지 않고 60% 이상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가의 장비를 구입할 경우 통상 10~15%를 리베이트로 주기 때문에 모 기술이사는 최소 30억 원 이상은 챙겼을 거라는 게 제보자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또 “제작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던 NPS 기술이 이유가 되어 VCR 사용이 불가피하다던 일산센터의 시스템이 불과 2개월 만에 효율적 고품질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NPS 시스템 도입으로 추가 소요예산이 기안된 것이 의혹이 되는 부분”이라며 “NPS의 경우 50억원 지출 과정에 상당한 절차가 생략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산 제작센터 건설과 관련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계약 위법, 특혜 처리 등을 주장했다. “MOU 체결 후 1년이 지나서 계약일이 지난 관계로 재입찰을 실시해야 했는데 당시 정준 건설기획단장 등 실무진이 이왕에 해오던 업체와 계속 사업을 진행하는 게 좋다는 강력한 의견 제시로 기존 시공사와 사업을 진행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분양업자 선정에 당시 구본홍 경영본부장이 개입했으며 그 업자가 최종 선정되었고 분양 당시 말썽이 생겨 기 분양자가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MBC와 시공사는 계약서에서 일산제작센터 건설 종료시 정산은 총 매출액 규모에 따라 230억 매출시 15%, 그 이상은 30%를 MBC에 추가 배분하기로 했는데, 정산 시 매출액을 하향 축소하여 MBC에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며 “이때 이 과정에 참여한 직원은 후에 해외특파원으로 특혜를 주었다는 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증언은 있는데 증거는 없다? ‘이상한’ 폭로

이들은 보고서에서 “MBC가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진정한 공영방송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의 감시와 감독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MBC의 비리의혹을 제기하는 것도 바로 MBC의 내부 자정기능이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방개혁은 관련 제보를 바탕으로 MBC를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헌조 공동대표는 “자료를 정리해서 검찰에 고발할 생각”이라며 “시민단체로서 자료를 모으는데 한계가 있었던 만큼 검찰이 개입해서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방송개혁시민연대 김강원(왼쪽), 임헌조 공동대표 ⓒPD저널
그러나 이들은 이날 밝힌 의혹들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보고서에서도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자료수집 등의 한계가 있어서 모든 것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전적으로 제보와 증언에만 의존한 탓에 의혹의 많은 부분들이 ‘제보자들의 의견’, ‘설이 있다’, ‘소문이 있었다’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됐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김강원 공동대표는 “증언이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면서 “증거는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증언의) 신빙성은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보자들의 대략적인 신원과 그 수에 대해서도 “MBC를 사랑하는, MBC 안팎의 모든 분”이라고 애매하게 답하다가 기자들이 재차 묻자 그제야 김강원 공동대표가 “MBC 안팎에서 최소 30명 이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MBC는 기자회견에 앞서 2일 방개혁측에 “기자회견을 포함해 향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을 발표했을 경우 민·형사상 조치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란 취지의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