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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첫해의 반성

|contsmark0|작년 이맘때 우리 사회는 새천년을 맞이하는 설레임으로 가득하였다.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꾸려가는 민초들의 일상적 삶 속에서야 그리 대단하지 않았을지라도 적어도 신문과 방송은 밀레니엄 열기로 무척이나 흥분했다. 많은 특집 기획물들이 방송되었고 전세계를 연결하며 엄청난 물량을 투입한 종일특별생방송으로 밀레니엄 첫날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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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과오, 질곡에 결별을 선언하고 새천년을 희망의 패러다임으로 맞아들이기 위한 거창한 통과의례였다. 우리가 그렸던 21세기는 디지털로 요약되었다. 인터넷이 만드는 세상, 정보의 바다에서 모든 사람이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 e-비즈니스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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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실제로 밀레니엄 한 해 동안 인터넷 이용인구는 급속히 늘었고 인터넷은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까지 섬세하게 확산되었다. 디지털 세상으로의 변화가 그리 틀린 전망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차별없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소수 특권주의가 타파되고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가 확산되는 평등한 세상의 모습은 아니었다. 21세기 한국을 규정짓는 키워드가 된 원조교제는 인터넷의 토양에서 자라났다.
|contsmark7|또 인터넷은 한 여가수의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을 담은 포르노비디오 유통채널로서 전국민을 집단관음증 환자로 만들었다.
|contsmark8|또 방송이 희망하고 제시했던 21세기는 식민지, 분단, 전쟁, 가난, 장기독재, 쿠데타, 부정부패 등 모든 20세기적인 것과의 결별이었다. 밀레니엄 첫해 우리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역사의 사건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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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20세기 한국사회를 짓눌러 왔던 질곡의 핵심인 분단을 극복할 계기를 마련한 쾌거였다. 하지만 가슴 벅찬 감동 뒤에 남는 뒷 맛은 우리 안에 발견되는 대립의 씨앗이고, 고스란히 남아서 썩은 냄새를 피우는 부패구조이고, 자기 몫 찾기에 붉은 눈을 곧추세우는 탐욕의 시선들이다. 내부고발자 보호법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고, 사회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재벌은 개혁되지 않았고, 공적자금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이고, 정치는 절망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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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우리의 21세기는 20세기와 결별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꼬박 꼬박 서로를 번갈아 죽여가며 증오의 불길을 키우고 있고 대홍수, 폭풍, 토네이도, 폭설 등의 자연재해는 올해에도 결코 덜하지 않으며 유럽은 광우병의 공포로 떨고있고 aids는 가난과 무지의 틈새를 파고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 시간에도 배고픔으로 많은 생명들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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