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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일본의 TV 뉴스 전쟁

|contsmark0|<지난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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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이 ‘뉴스 스테이션’의 성공에 의해 민방 각 사가 각기 개성적인 뉴스 프로그램을 편성, 뉴스 경쟁이 격화일로를 치닫기 시작했다. 왕년에 ‘보도의 tbs’로 불렸던 토쿄방송이 ‘뉴스 스테이션’과의 직접 대결로 자사의 보도부문 자체가 휘청거릴 정도의 타격을 입고, 일본 유일의 공영방송 nhk가 자존심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다음부터는 이 ‘뉴스 스테이션’을 피하기 위해 각 방송사는 밤 10시가 아닌 9시 또는 11시대에 메인 뉴스 프로그램을 편성해왔다. 그런 가운데, 오랫동안 밤 9시에 집착해 왔던 nhk가 올 해 4월 마침내 ‘뉴스 스테이션’에 선전포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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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획득한 아나운서를 캐스터로 기용하여, 그동안 자신들이 비웃어왔던 ‘민방적인’ 뉴스 프로그램을 밤 10시에 편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른바 각 신문, 주간지, 스포츠지가 ‘전쟁 발발’로 보도한 뉴스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contsmark7|놀란 tv 아사히는 ‘뉴스 스테이션’의 시작 시간을 밤 10시에서 9시 54분으로, 6분 앞당기는 방책으로 응수했다. ‘공영방송 nhk의 자존심을 건 tv아사히 박살내기’로 봄 개편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전쟁은 그러나, 그 결과가 너무나 싱거웠다. 약간의 기복은 있었지만, 개편 이후 줄곧 nhk의 ‘10시 뉴스’는 tv아사히의 ‘뉴스 스테이션’과 비교해 더블 스코어 내지는 트리플 스코어로 깨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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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뉴스 스테이션’의 시청자는 ‘뉴스 스테이션 같은 nhk 뉴스’로는 이동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nhk가 이전의 ‘사실을, 담담하게 전달하는 차분한 nhk의 뉴스’를 봐주던 시청자들까지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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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3|전쟁에 승리한 ‘뉴스 스테이션’의 담당 데스크에게 소감을 묻자 짤막하게 대답했다. “tv와 신문은 다르다. tv는 tv답게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그 단순한 이치를 깨닫고 그걸 실행하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이야기를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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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올해 일본의 방송계에, 뉴스 전쟁이 발발했다. 도전했던 nhk가 응전에 나선 tv아사히에 무참한 패배를 당했다(정확하게는, 당하고 있다. 지금도 그 편성 그대로니까). 간단히 한 두마디로 정리가 끝나는 이 뉴스전쟁의 배경에는 그러나, 시대의 흐름과 함께 요구되는 뉴스의 형식이란 어떤 것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일본 방송인들의 진지한 모색, 위기감이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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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9|우리 방송의 뉴스 프로그램을 생각한다. 신문 기사를 짧게 요약한 뉴스를, 거기서 거기인 똑같은 억양과 표정으로, 교과서 읽듯 그저 읽고 있는 것은 아닌지, 뉴스는 소수의 오피니언 리더들만 보면 된다는 오만함으로 시청자들의 눈높이까지 스스로를 낮추려는 노력이 모자란 것은 아닌지, 시청자보다는 권력자의 눈에 들려고 안달하는 것은 아닌지, 무슨 벼슬하는 거라고 언제까지 보도는 보도, 제작은 제작이라는 틀 속에 갇혀있을 것인지…. (혹 “저널리즘이란 그런 게 아냐”라며 목소릴 높일 사람이 있을까봐 한 마디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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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2|‘저널리즘 아닌 쇼’라며 ‘뉴스 스테이션’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일본에도 있지만, 목하 일본에서 가장 혹독하게 권력을 비판하는 tv 뉴스프로그램은 단연 ‘뉴스 스테이션’이다. ‘뉴스 스테이션’에 있어서, 형식은 어디까지나 사람을 불러모으는 수단에 불과하며, 전달하는 내용은 다름 아닌 사회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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