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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등 친여인사 대거발탁…MBC 민영화 불붙나

밀실 내정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가 31일 MBC의 대주주로서 사장 선임 등의 권한이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새 이사진에 친정부 인사들을 대거 선임해 언론계 안팎의 반발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제34차 회의에서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 등 9명의 방문진 이사를 선임하고 부산 MBC 사장 출신의 김영 부경대 평생교육원 명예원장을 감사로 선임했다.

▲ 방문진 이사로 내정된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
이날 선임된 방문진 신임 이사는 김우룡 명예교수 외 최홍재 공정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 문재완 한국외대 교수(법학), 차기환 변호사(우정합동법률사무소 공동대표 변호사),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남찬순 관훈클럽 총무(이상 한나라당 측), 고진 전 목포MBC 사장, 정상모 전 MBC 해설위원, 한상혁 변호사(법무법인 정세)(이상 민주당 측) 등이다. 향후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결정되는 이사장에는 연장자인 김우룡 명예교수가 유력시된다.

밀실 내정 파문에도 친여 인사 대거 발탁

방통위는 이번 이사 선임은 방문진법에서 정한 ‘각 분야의 대표성’과 ‘방송에 관한 전문성’ 고려를 기본 원칙으로 정하고 직능별, 지역별, 연령별, 성별 대표성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또 “위원들이 수 차례 논의를 거쳐 선임한 것인 만큼 사전 내정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민웅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 의장(한양대 명예교수)은 지난 27일 방문진 이사 후보신청 자진 철회 사실을 전하면서 최시중 위원장의 말을 전한다는 모 여당 의원에 따르면 모 대학 아무개 명예교수가 방문진 이사로 내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김우룡 명예교수 사전 내정 의혹이 언론계 안팎에서 제기돼 왔는데, 이날 새 방문진 이사 선임 결과를 볼 때 관련 논란은 향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야 6대 3의 구조에서 그동안 MBC 민영화 등에 찬성해 온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새 방문진 이사로 대거 발탁된 점도 논란이다.

김우룡 명예교수는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한나라당 측 공동위원장으로서 신문·대기업의 MBC 겸영에 찬성 입장을 밝혀 왔으며, 최홍재 사무처장과 차기환 변호사는 자유주의연대 출신으로 뉴라이트 계열 인사다. 김광동 원장은 교과서포럼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는 이날 오후 새 방문진 이사진 발표 직전 성명을 내고 “김우룡 명예교수가 방문진 이사장에 낙점되고 근거없이 MBC를 극좌파, 빨갱이로 몰아온 인사들이 이사진에 다수 포진되면 MBC의 앞날은 어찌될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며 우려를 전했다.

MBC노조는 또 “MBC를 대표하는 방문진 이사회가 사상투쟁의 장이나 권력에 눈먼 자들의 영구집권을 위한 장이 돼선 안 된다. 우리는 이들이 한 발자국도 MBC에 들여놓지 못하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MBC노조 등의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 방문진 이사진과 정부·여당의 MBC 민영화 논의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새로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는 MBC 측과 함께 공영, 민영, 공·민영 사이에 있는 MBC의 정명(正名)을 찾는 일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하게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MBC 민영화 논의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앞서 김우룡 명예교수는 지난 13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방문진 이사진이 새로 구성되는 것을 계기로 MBC를 반석 위에 올려야 한다”며 현재의 MBC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과 함께 MBC 정명론을 제기한 최시중 위원장에 적극 동의한 바 있다.

한편, 방통위는 지난 1일 전체회의에서 방문진 이사 후보자를 공개모집하기로 결정하고 3~16일 공모를 진행했다. 총 199명의 후보자가 방문진 이사에 공모했는데, 방통위는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58명으로 이사 후보자를 압축했으며 이날 열린 회의에서 9명의 이사를 최종 선임했다. 새 이사진은 내달 7일 임명장을 받은 뒤 같은 달 9일부터 2012년 8월 8일까지 3년 간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KBS 이사진 선임은 8월 중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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