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방송] EBS ‘지상에서 영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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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세계의 명화> ‘지상에서 영원으로’ / 15일 오후 11시 10분

원제: From Here to Eternity
감독: 프레드 진네만
출연: 버트 랭카스터, 몽고메리 클리프트, 데보라 카, 도나 리드
제작: 1953년/ 미국

▲ ⓒEBS
줄거리

1941년 여름, 나팔 부대의 선임 나팔수였던 프루잇(몽고메리 클리프트 분)이 상병에서 이병으로 강등되어 호놀룰루의 스코필드 기지에 있는 보병 부대로 전입한다. 프루잇은 권투 선수 출신이지만, 권투 경기에서 상대 선수가 시력을 잃어버리는 사고를 당한 후 권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한편 무능력하고 권투밖에 모르는 연대의 권투 코치인 중대장 홈즈 대위(필립 오버 분) 대신 부대를 실제로 운영하는 인물은 능력 좋은 최고의 행정병 워든 상사(버트 랭카스터 분). 중대 끼리 겨루는 권투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소령 진급에 가산점을 얻으려던 홈즈 중대장은 프루잇이 전입신고를 하는 날, 권투부에 들어올 것을 제안하지만, 프루잇은 한사코 거절하고, 그 후 프루잇은 중대 안의 권투부원들로부터 갖가지 고초를 당한다.

프루잇의 유일한 친구는 사고뭉치 마지오(프랭크 시나트라 분) 이병. 프루잇은 월급날 마지오와 함께 간 클럽에서 로렌(도나 리드 분)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워든 상사는 홈즈 대위의 아내인 아름답고 섹시한 카렌(데보라 카 분)과 홈즈 몰래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던 마지오가 영창에 가서 마지오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저드슨 하사(어니스트 보그나인 분)에게 심하게 맞고, 프루잇의 품에서 세상을 떠나자, 프루잇은 마지오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저드슨 하사를 찾아가 그를 살해하지만, 자신도 심한 상처를 입고 로렌의 집으로 피신한다. 한편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시작되자 워든 상사는 부대원들과 함께 일본군의 공격에 반격을 하고, 부대로 귀환하려던 프루잇은 미군 헌병의 총에 맞아 살해된다.

주제

세상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 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 아직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하기 전, 휴양지인 하와이 섬에 파견된 젊은 미군 병사들의 여유롭고 낭만적인 생활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친구의 원수를 갚기 위해 하사를 죽이고 탈영해서 사랑하는 여인의 집에 숨어 살다가 전쟁이 시작되자 책임감 때문에 부대로 귀한을 하던 중 어처구니없게도 아군의 총에 맞아 너무도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 프루잇. 고향으로 돌아가는 귀향선에서 약혼자가 폭격기 조종사였는데, 공습을 받아 전사했다는 거짓말을 하는 프루윗의 애인인 로렌. 감독은 프루잇의 어처구니없는 죽음과 로렌의 황당한 거짓말을 통해 전쟁의 허무함을 이야기하고 전사한 많은 젊은이들을 애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어쨌든 프레드 진네만이 그린 스코필드 기지는 세상의 축소판으로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이 존재하는 낭만적인 곳이었다.

감상 포인트

이 영화의 배경은 하와이 제도의 오아후 섬이며, 영화는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일어나기 전부터 공격 직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당시 유럽에서는 2차 세계 대전이 이미 전개되고 있었지만, 미국은 아직 전쟁에 참가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아무도 이 먼 섬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영화는 당시의 평화롭고 여유로운 미군 부대와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아 우왕좌왕하는 미군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아름다운 하와이의 풍경과 호놀룰루 시내의 모습을 통해 하와이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영화의 시공간적인 배경을 알고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의 특징을 파악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영화에 흠뻑 빠져들지 않을까 싶다. 선임 나팔수 자리를 빼앗긴 뒤 상병에서 이병으로 강등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부대를 옮기고,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자기 갈 길을 간다며 권투부에 들어갈 것을 거절하고, 결국 친구의 원수를 갚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독불장군 프루잇, 완벽한 군대 체질에다 수완도 좋고 능력도 좋고, 중대장 몰래 중대장의 아내와 사랑을 나누는 최고의 행정병 워든 상사. 그리고 그런 워든을 사랑하는 무능력하고 권투밖에 모르는 홈즈 대위의 요염한 아내 캐런, 새로 전입한 프루잇에게 마음을 열고 따뜻하게 대해주지만, 결국 영창으로 보내져 하사에게 맞아 죽는 사고뭉치 마지오 등등....

1951년 출판된 제임스 존스의 처녀작이며 출세작인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영화한 것으로 몽고메리 클리프트, 버트 랭카스터, 데보라 카, 프랭크 시나트라, 도나 리드, 어니스트 보그나인 등의 호화 배역이 출연하여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했으며,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상, 각색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골든 글러브 감독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전쟁 직후인 1954년 피난지 부산에서 <애수>와 함께 상영되어 많은 한국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감독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프레드 진네만 감독은 비엔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며 바이올리니스트와 법대생을 꿈꾸다가 점차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파리의 영화 촬영 테크닉 학교를 다녔다. <북극의 나누크, 1922>로 유명한 기록영화의 거장 로버트 플래허티의 조수로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45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플래어티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작품에는 사실주의가 짙게 배어 나온다. 1935년, 프레드 진네만은 멕시코 현지인을 캐스팅해서 만든, 다큐멘터리의 요소가 강한 영화 <물결>로 감독데뷔를 했고, 그 뒤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 <수녀 이야기>(1958) <사계절의 사나이>(1966) <줄리아> (1977) 등의 작품들을 완성했다. 특히 <지상에서 영원으로>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사계절의 사나이>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프레드 진네만 감독은 인물묘사에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으며, 훌륭한 배우들을 발굴해서 캐스팅하는 능력이 뛰어나, 일명 ‘스타제조기’로도 유명하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추적 The Search>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남자들 The Men>의 주연을 맡은 말론 브랜도 역시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손을 거쳐 최고의 배우로 성장했다.

프레드 진네만 감독은 평생 22편의 장편 영화와 19편의 단편 영화를 만들고 4번이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1989년 미국 국립 영화원이 선정한 고전영화 25편중 1위로 꼽힌 서부극의 고전 <하이눈>(1950)을 비롯해서 누아르, 멜로, 뮤지컬,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남겼다. 그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는 완벽주의자였으며, 인간의 심리 묘사에 탁월한 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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