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강요된 자살과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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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마지막 일기 공개…민주주의 고민 가득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위원회 홈페이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 일기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결국 강요된 자살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 추모 홈페이지에 21일 오전 공개된 ‘김대중 마지막 일기,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일인 지난 5월 23일 이 같은 내용의 일기를 썼다.

김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자살했다는 보도는 슬프고 충격적”이라면서 “그간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 노 대통령,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공격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수사기밀 발표가 금지된 법을 어기며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신병을 구속하느니 마느니 등 심리적 압박을 (검찰은) 계속했다”며 “결국 노 대통령의 자살은 강요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음날인 5월 24일에는 당초 가족장을 치르려 했던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을 설득해 국민장을 결정한 내용을 썼다. 김 전 대통령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시켜서 ‘노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살았고 국민은 그를 사랑해 대통령까지 시켰다. 그러니 국민이 바라는 대로 국민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는데, 측근들이 이 논리로 가족을 설득했다 한다”고 적었다.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위원회 홈페이지

5월 29일엔 “고 노 대통령 영결식에 아내와 같이 참석했다.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 현실에 대한 실망, 분노, 슬픔이 노 대통령의 그것(서거)과 겹친 것 같다”고 썼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일변도로 나갔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화두고 안고 있었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도 일기 곳곳에 남겨져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1월 16일 일기에서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고 기록했다.

다음날인 1월 17일 일기에선 “(1월 15일 외신기자클럽 연설 이후) 여러 네티즌들의 ‘다시 한 번 대통령 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 싶다, 답답하다, 슬프다’는 댓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며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월 20일 일기에서는 “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탄식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일기에서 부인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정도 표현했다. 지난 2월 7일 일기에서 김 전 대통령은 “하루 종일 아내와 같이 집에서 지냈다. 둘이 있는 것이 기쁘다”며 애틋함을 감추지 않았다.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위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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