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묻는 게 내 진행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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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36회 한국방송대상 앵커상 수상한 김현정 CBS PD

C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이하 뉴스쇼)의 진행과 연출을 맡고 있는 김현정 앵커가 제36회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PD출신 앵커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시작한지 불과 1년 3개월 된 프로그램으로 수상은 더욱 이례적이다.

그동안 〈뉴스쇼〉는 용산참사 현장 최초 인터뷰를 비롯해 박태환, 미네르바,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 등 굵직한 현안들과 접촉하기 어려운 이들을 단독으로 인터뷰 하며 단기간에 아침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강자로 떠올랐다. 하루에 쏟아지는 문자 메시지도 시사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 수백 통에 이른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성공은 김 PD가 지난 2003년부터 4년간에 걸쳐 〈이슈와 사람〉의 연출과 진행을 맡으며 앵커로서 탄탄한 경력을 쌓아온 것이 원동력이 됐다. 김 PD는 2001년에 CBS 입사해 〈조규찬의 꿈과 음악 사이〉 등의 음악 프로그램과 남녀평등방송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보육 백년지대계〉 등 다큐멘터리 연출했다. 그런 그에게 〈이슈와 사람〉앵커를 맡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진행자가 2주간 휴가를 갔었거든요. 대타로 MC를 봤는데 내부에서 반응이 좋더라고요. 편성국장님이 해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아휴….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으면 안한다고 했을 거예요(웃음).”

▲ CBS <김현정의 뉴스쇼> 진행자 김현정 PD ⓒCBS
〈이슈와 사람〉 이후 내부직원들을 상대로 한 앵커 오디션에서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뉴스쇼〉에 뽑힌 김 PD는 자신만의 진행원칙을 정했다. 바로 청취자의 눈높이 맞춘다는 것. 김 PD는 “‘직접 묻는다.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을 묻는다. 쉬운 말로 묻는다. 끝까지 묻는다’는 4가지 원칙을 정해놓고 게스트에게 질문한다”고 말했다. 돌아가지 않고, 직설적으로 묻는 것이다. 때문에 초대된 정치인들이 의도하지 않게 자신의 속내가 드러내 곤혹을 치르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에는 질문지를 미리 달라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그는 “그대로 질문하는 법은 거의 없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기자와 PD가 합작해서 만든 프로그램의 성공률이 낮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뉴스쇼〉는 이런 한계점도 극복했다. 미네르바 박대성 씨의 경우 인터뷰를 거듭 사양했지만, 현장 기자를 총동원 해 그를 잡았고, 그 정성에 감복해 〈뉴스쇼〉 인터뷰에 응하는 등 보도국 기자 100명의 풀(pool)을 프로그램 제작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말 그대로 기자와 PD가 합작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김 PD는 “앞으로 기자·PD·아나운서의 직종간 벽도 많이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며 “라디오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BS의 경우만 해도 아나운서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나, PD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최근 CBS에서 PD를 뽑을 때도 음성테스트를 하는 게 이 같은 이유에서라고 한다. 그는 “PD적인 감수성으로, 시사 프로그램으로는 조금 다른 장르의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다”며 〈뉴스쇼〉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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