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들이 국민의 눈과 귀 되도록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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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PD연합회 창립 기념식 및 회장 이·취임식 열려

▲ 한국PD연합회 창립 22주년 기념식 및 제 22·23대 회장 이·취임식이 지난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 엘리제홀에서 열렸다. ⓒPD저널
한국PD연합회 창립 22주년 기념식 및 제 22·23대 회장 이·취임식이 지난 4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 엘리제홀에서 열렸다. 이재후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념식은 이창섭 MBC PD협회장이 ‘창립 취지문’을 낭독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덕재 신임 PD연합회장은 취임사에서 “지난 22년 PD연합회 자취를 돌아보면 화두는 국민이자 시청자였다”며 “그동안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과 시청자를 화두로 연합회는 길을 걸어왔다. 시대를 뛰어넘어 올바른 방송은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 그 어떤 권력에든지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건강한 웃음으로 우리 사회의 더 낮은 곳, 소외받는 곳에 희망의 빛을 비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 땅의 모든 PD들이 올바른 방송을 만드는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방송을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려 하거나, 장악하려 하거나, 점령하고자 하는 모든 기도에 대해 PD연합회는 2800여 PD들과 더불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영희 전 PD연합회장도 이임사에서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방송환경에 태풍이 몰아치고 요동쳤고, 중심에 우리 PD들이 있었다”면서 “현 정부가 가장 싫어하는 프로그램이 〈PD수첩〉이라는 이야기도 돌았다. 방송환경이 개탄스럽지만, 김덕재 회장을 믿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자리를 떠난다”며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방송발전기금을 PD들에게 쓰게 된 일이 희망적”이라고 언급한 김 회장은 사단법인 한국PD교육원 설립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집행부가 동분서주한지 불과 한 달 만에, 발전기금 중 수 억 원을 현업 PD의 재교육에 쓸 수 있도록 방송발전기금이 들어와 한국PD교육원을 설립했다”며 “오는 7일 각 방송사 7~12년차 5개년에 걸쳐 경력을 쌓은 현직 PD 30명이 재교육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도 축사에서 “그동안 방송발전기금 가운데 PD들에게 투자되는 비용이 기자들에 비해 적어 국정감사에서 이를 늘릴 수 있도록 지적하기도 했다”면서 “중견 PD들이 재충전 할 수 있는 PD교육원에 대한 지원을 더 늘려 앞으로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덕재 신임 한국PD연합회장(왼쪽)이 김영희 전 연합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PD저널
현 정부의 언론탄압에 대한 쓴 소리도 이어졌다. 김윤영 제3대 PD연합회장(전 원주MBC 사장)은 축사에서 “PD는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이성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으로 이야기한다. 이 나라의 전파가 국민의 것이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하는 것만이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PD연합회가 어느 좌표에 서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영호 KBS 이사(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양심적 방송인이 결박되고 체포당하는 방송의 수난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비바람이 몰아칠 때는 큰 우산 밑으로 모여야 한다. PD 여러분의 살아있는 양심이 이 난국을 이겨낼 수 있다”고 격려했다.

올해 기념식에는 성년이 된 PD연합회를 축하하기 위해 방송계, 정치계, 시민단체 등 100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전병헌·김부겸·김재윤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이형모 초대 PD연합회장·이윤선(3대)·김윤영(4대)·김승수(8대)·정길화(12대)·방성근(16대)·이강택(17대)·정호식(18대)·이강현(19대)·이도경(19대 보궐)·김환균(20대)·양승동(21대) 등 역대 연합회장들이 참석했다.

또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김진우 KBS 기자협회장, 민필규 방송기자연합회장, 이정봉 한국방송협회 사무총장, 이재명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박동영·이기욱 전 KBS 이사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밖에 한국인물화연구소에서 김영희 전 회장의 얼굴을 본 따 만든 감사패가 전달됐고, 역대 연합회장들이 모여 케이크 전달식을 가지며 기념식을 마무리했다.

▲ 역대 연합회장들이 모여 케이크 절단식을 가지고 있다. ⓒPD저널

 김덕재 제23대 한국PD연합회장 취임사

바쁘신 와중에도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 내외빈 여러분 감사합니다. 특히 이 자리를 많이 메워주신 우리 각 방송사 PD협회 회장님들과 PD 동료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신뢰를 보냅니다.

1년 동안 수고하신 김영희 회장님, 고생하셨습니다. 세계적인 경제한파 속에서도 1년 동안 PD연합회를 더욱 굳건하게 발전시켜오셨습니다. 특히 김영희 회장께서는 그동안 PD들의 오랜 숙원이던 PD재교육을 위한 주춧돌을 놓으셨습니다. 2천 8백여 PD들의 재충전을 위한 한국PD교육원 설립이 바로 그것입니다. 1년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다음 주 월요일, 9월 7일부터 첫 교육을 시작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방송을 둘러싼 환경이 어렵지 않을 때가 있었겠습니까만, 지금은 가히 카오스적인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연합회장을 맡으면서 참으로 어깨가 무거움을 느낍니다. 잠이 잘 오지 않아, 며칠 동안은 그동안의 PD연합회 역사를 돌아봤습니다. 창립당시의 취지문이며, 윤리강령이며, 제작 준칙, 그동안 제안했던 법안들과 성명서들, 22년의 PD연합회 자취 속에는 원칙과 지혜가 모두 다 들어있었습니다.

제가 이해한 PD연합회의 화두는 국민이자 시청자였습니다. 그동안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과 시청자를 화두로 PD연합회는 걸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주인인 국민과 시청자를 위해 이 시대의 PD들이 무엇을 해야 하며, PD연합회는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는 PD연합회가 되겠습니다.

우리 PD들이, 주인인 국민을 올바로 섬기는 길은 올바른 방송을 만드는 일입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올바른 방송은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 그 어떤 권력에든지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며, 건강한 웃음으로 우리 사회의 더 낮은 곳, 소외받는 곳에 희망의 빛을 비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온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의 모든 PD들이 이러한 올바른 방송을 만드는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은 공공적인 방송의 틀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을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려 하거나, 장악하려 하거나, 점령하고자 하는 모든 기도에 대해 PD연합회는 2천 8백여 PD들과 더불어 싸울 것입니다.

PD들에게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제작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제작환경에서만이 창의적이고 올바른 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PD들이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제작환경에서 자유언론과 참된 방송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PD연합회가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PD 상호간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PD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면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겠습니다. 단기간에 한국의 방송은 놀랍게 발전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PD들의 놀라운 역량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변화하는 환경에 부응하여 콘텐츠 전문가로서, 한층 확대된 PD의 위상이 필요합니다. 새로 출범한 ‘한국PD교육원’과 더불어, PD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모든 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PD들의 단결입니다. 각 협회를 중심으로 한 PD들의 힘을 모아, 2천8백여 PD의 이름으로, 시대적 소명을 다함은 물론, 방송과 PD 개개인의 발전을 동시에 이뤄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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