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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변신’은 빨랐다. 특히 2PM 재범 사태에서 언론은 여론의 추이에 따라 상반된 보도 태도를 보였다. 언론은 자극적인 제목 등으로 논란을 부추기다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꿨고, 사실 확인 없이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태도의 문제도 여지없이 드러냈다.

2PM 재범 사태에서 언론은 재범이 팀 탈퇴를 감행하기 전까지 이번 사태를 섣불리 논란으로 ‘단정’ 짓고,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5일 재범 사태와 관련해 첫 보도를 한 <동아일보>는 박재범의 글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 화면이 조작이 아닌 실제 박재범의 글일 경우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불과 한 시간여 만에 <“한국 정말 역겹다”…2PM 재범 ‘한국비하논란’ 곤욕>(조선일보), <“한국인들이 역겹다”…2PM 재범 한국비하 논란>(세계일보) 등 비슷한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2PM 재범의 발언은 정말로 ‘한국 비하 논란’으로 변했다.

그러나 재범의 팀 탈퇴 후 갑자기 그를 향한 ‘동정론’이 부각된다. <뉴스엔>은 지난 8일 매니저들이 바라본 “착하고 예의 바른” 2PM 재범의 모습을 보도했고, 일간스포츠는 지난 16일 <“재범, 중고 피아노로 쓸쓸한 시애틀 생활”>이란 제목으로 재범의 근황을 보도하기도 했다. 팬들의 구명 운동 소식도 꾸준히 뉴스를 타고 있다. 여론이 언론 보도 태도를 바꾸었는지 언론 보도 태도가 여론을 바꾸었는지 모르지만, 문제를 키운 언론이 아무런 설명 없이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꾼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단정적’ 보도 태도는 정수근 오보 사건에서 두드러졌다. 

지난 1일 오전 <연합뉴스>와 KBS에서 정수근 선수의 ‘음주 난동’ 보도가 나간 직후 언론에는 “정수근이 또 사고를 쳤다”는 식의 보도가 주를 이뤘다. 해당 사건은 <롯데 정수근, 그라운드 복귀 한 달 안돼 또 행패>(쿠키뉴스), <롯데 정수근, 복귀 한 달도 안돼 주점서 행패>(조선일보), <‘세살 버릇 여든 간다더니’…롯데 정수근 주점서 또 행패>(이뉴스투데이) 등으로 표현됐다.

정수근 선수의 징계, 퇴출을 ‘예단’하는 기사도 쏟아졌다. <연합뉴스>는 1보를 낸 뒤 “롯데 구단과 KBO가 이번에도 정수근 문제를 미봉책을 써서 덮는다면 또 한 번 원칙 없는 솜방망이 행정으로 제 발목을 잡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사실상 ‘징계’를 촉구하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후 술집 종업원의 허위신고였던 것이 드러나면서 일부 언론은 ‘동정론’ 등을 부각하기도 했지만, 언론의 ‘단정적’ 보도로 인한 피해는 정수근 선수 개인이 고스란히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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