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가을개편에서 <생방송 시사360>을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KBS 시사교양 PD들은 “<시사360> 폐지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프로그램의 한계는 회사의 지원과 합리적 비판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 시사교양 PD 113명은 지난 22일 실명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시사 360> 폐지의 진짜 이유는 방송장악을 시도하는 정권의 의도대로 순치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며 “<시사 360>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획일적 논리를 거부하고, 권력과 자본의 지배로부터 휘둘리지 않는 대안적 저널리즘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KBS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사 360> 역시 게이트키핑이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간섭을 받아야 했으며, 표적심의 논란도 끊이지 않고 제기됐다”며 “엄혹한 여건 속에서도 KBS를 공영방송답게 하는데 일조한 프로그램으로 격려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PD들은 “<시사 360> 폐지는 이병순 사장의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을 의심케 하고 나아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깨어있는 시청자들과 함께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이 사장에게 엄중한 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사 360>, 합리적 비판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폐지는 안 된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생방송 시사 360>을 폐지하겠다고 한다.
<시사 360>은 작년 가을 개편에 <시사투나잇> 후속으로 신설되어 900여개가 넘는 아이템을 다루며 숨가쁘게 달려온 프로그램이다. 이병순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시사투나잇>을 폐지하더니 10개월 만에 또다시 칼을 빼든 것이다.
KBS 시사교양 PD들은 <시사 360>의 폐지를 단호하게 반대한다.
주지하다시피 지난해까지 신뢰도 1위였던 KBS는 올해 들어와 그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무엇이 이토록 짧은 시간에 KBS의 신뢰도를 무너뜨린 것인가. 사장 한 사람 바뀌자 KBS가 변해버렸다는 지탄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시사 360> 역시 게이트키핑이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간섭을 받아야 했으며, 표적심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 360>은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권력을 감시하는데 있어서 노력한 프로그램이다. 엄혹한 여건 속에서도 KBS를 공영방송답게 하는데 일조한 프로그램으로 격려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도대체 <시사 360>을 폐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 주 이사회 보고에서 사측은 <시사 360>의 폐지 이유를 묻는 몇몇 이사들의 질문에 충분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껏 설명한 이유가 ‘품격 있는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시사 360>이 공영방송의 품격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단 말인가? 혹시 공영방송의 품격이란 색깔도 없고, 현실 도피적인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인가?
궁색한 변명 뒤에 숨은 <시사 360> 폐지의 진짜 이유는 방송장악을 시도하는 정권의 의도대로 순치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시사 360>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획일적 논리를 거부하고, 권력과 자본의 지배로부터 휘둘리지 않는 대안적 저널리즘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왔다. 또한 기존 언론의 사각지대를 누비며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해 오던 창구역할을 해왔다.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제 길을 걸어온 <시사 360> 폐지는 부당하다. 다른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듯 <시사 360> 역시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사 360>이 갖는 한계는 사측의 인적·물적 지원과 합리적인 비판으로 극복해야하는 것이다.
<시사 360>의 일방적 폐지는 이병순 사장의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을 의심하게 하고 나아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KBS 시사교양 PD들은 다시 한번 <시사 360>의 폐지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한다. 또한 깨어있는 시청자들과 함께 시대를 역행하고 있는 이병순 사장에게 엄중한 역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