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돌발영상’ 탄압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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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 YTN 노조위원장-국제엠네스티·국경없는기자회 조사관 면담

“언론사 최고 경영자를 통한 (정권의 방송) 장악 시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구본홍 사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후 경영진이 교체됐지만 <돌발영상>에 대한 간섭 등 구체적으로 보도를 통제하는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

‘낙하산 사장 반대’를 외치며 시작한 YTN의 투쟁이 452일째를 맞았다. 여론의 관심에서는 다소 멀어졌지만, ‘YTN 사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보도국장 선출제 일방 폐지, <돌발영상> PD 대기발령, 조합원 5명 중징계, 해직자 출입금지, 취재기자 지국발령 등 ‘강경’ 조치로 노조의 반발을 사왔던 배석규 전무가 사장으로 전격 취임하면서 ‘YTN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일 오전 11시 국제엠네스티와 국경없는기자회 조사관이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을 찾아왔다. 프랑스문화원에서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노마 강 국제엠네스티 조사관과 뱅상 브로셀 국경없는기자회 아시아 담당 국장은 ‘YTN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 12일 오전 11시 노마 강 국제엠네스티 조사관과 뱅상 브로셀 국경없는기자회 아시아 담당 국장이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지난 3월 노종면 위원장, MBC <PD수첩> 이춘근 PD 등 언론인 체포 사태 당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뱅상 국장은 “한국 언론인들이 체포되는 것을 오랜 기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 3월의 상황은 굉장히 드라마틱했다”며 “여전히 문제가 계속 되고 있어 이 문제를 알아보고자 왔다”고 밝혔다. 뱅상 국장은 이어 “(언론 탄압 문제가) 민주국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마 강 조사관 역시 “한국처럼 민주화된 나라에서도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며 “정부에서 어떻게 말하든지 국제엠네스티는 현재 한국 상황에 대해 정부가 언론인을 탄압하고 있다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상황이 더 나빠진 상태에서 여론의 관심마저 없으니 지금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노종면 위원장은 노마 강 조사관과 뱅상 국장에게 현재 YTN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설명했고, 투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 위원장은 “YTN 사장이 또다시 일방적으로 선임됐다”며 “<돌발영상>을 탄압하고 그에 항의하는 조합원을 징계하는 과정에서 배석규 씨는 내부 구성원이 아니라 권력의 눈치를 보고 권력의 사람임을 자임하는 것이 확인돼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위원장은 또 <돌발영상> 제작진에 대한 지속적인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임장혁 <돌발영상> 전 팀장은 지난해 10월 6개월 정직된 뒤 복귀했으나 이후 대기발령을 받았고 최근 다시 2개월의 정직을 당했다”며 “(<돌발영상>에 대한) 집요하고 지속적인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뱅상 브로셀 국경없는기자회 아시아 담당 국장이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
노 위원장은 투쟁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묻는 노마 조사관의 질문에 여론의 ‘무관심’을 꼽았다. 그는 “YTN 투쟁 기간이 오래됐고 노사합의가 이뤄지면서 투쟁이 끝났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YTN 상황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 상황에서 2명이 추가로 정직되고 취재기자는 지방으로 발령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YTN에서 보도로 인해 징계, 고소 등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계속되면 우리 투쟁도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포기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해 이뤄진 기자 6명 해고 사태와 관련해서는 “언론사를 권력의 장악으로부터 지키고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해고기 때문에 회사에서 지금 당장이라도 복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뱅상 국장은 “한국의 언론자유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21일 국경없는기자회에서 각국의 언론자유 순위를 매기는데 한국의 순위는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언론자유 이슈가 계속 중요한 뉴스가 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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