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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품 〈발견! 인간의 힘〉은 하나의 주제로 무려 5년 동안 25편을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한중일 PD포럼 참가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또 제작자인 타카히로 후쿠야마 씨의 본업이 아나운서란 점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입사 22년차의 저녁 뉴스 진행자지만, 〈발견! 인간의 힘〉의 취재는 물론 원고 작성까지 맡았다.
〈발견! 인간의 힘〉은 지난 5년 간 뉴스 중간에 8분짜리 프로그램으로 방송됐고, 대부분 흙으로 된 일본 초등학교 운동장을 ‘잔디’ 로 바꾸겠다는 목표 아래 ‘지금도’ 계속 제작되고 있다. 시청인구 130만 명, 직원 100여 명의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제작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6월 전국으로 방송되는 쾌거를 이뤘다. 방송의 반향은 컸고, 덕분에 일본 초등학교 500 곳에 잔디 운동장이 깔렸다.
한중일 PD포럼 참가자들은 인력 등 제작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방송사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이 전국적인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궁금해 했다. 또 한국, 중국 등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소재 자체가 갖는 힘에 주목했다.
후쿠야마 씨는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땐 잔디 운동장을 만드는 것이 굉장히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일본인들 사이에서 있었다”며 “그것을 깨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했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 지역 주민들 스스로 잔디 운동장을 가꾸도록 한 것도 성공 요인이었다.
지금까지 방송된 시간이 5년. 후쿠야마 씨는 앞으로 얼마나 더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될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일본에 있는 초등학교 모두가 완전히 잔디 운동장으로 변할 때까지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단계 한 단계 벽이 있겠지만,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이 특집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운동장을 잔디로 바꾸고 싶다는 그의 소망은 단순히 일본 국내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한중일 PD포럼에 참가하던 도중인 지난 16일 인천 교육청에 직접 찾아가 프로그램 내용을 정리, 전달했다. 한국에도 잔디 운동장이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지금 한국에는 어린이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인공 잔디가 많이 늘고 있다”며 “잡초도 잔디라는 발상의 전환이 있다면, 그리고 한국의 기후 조건에 맞게 작업한다면 한국에서도 잔디 운동장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음으로 해외 프로그램 포럼에 참여했다는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중국 제작자들이 〈발견! 인간의 힘〉에 대해 많은 격려를 해줬다”고 전하며 “좋은 반응에 용기를 얻었고 기운이 난다. 동아시아 초등학교 운동장이 모두 천연 잔디가 되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