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와 정연주가 함께 부른 ‘바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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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의 올바른 결정 염원하는 음악회 ‘열려라 참깨!’ 성황

“이명박 정권 하에서 오명 속에 눈물로 자리를 후퇴했던 사람들이 함께 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 미네르바 박대성,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노종면 YTN노조위원장, 조승호·우장균·현덕수·권석재·정유신 YTN PD·기자 등 이명박 정권 하에서 구속 또는 강제 해직·체포당한 이들이 지난 21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려라 참깨!’ 음악회를 열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이날 음악회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합창 무대와 문화예술인 그리고 학생들의 클래식 공연으로 풍성함을 더했다. 이날 음악회는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평소 지론을 본 따 ‘참여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음악회’라는 부제를 달았다.

사회를 맡은 방송인 이명선 씨는 “언론악법 헌재 판결을 앞두고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염원하는 언론인들과 두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모아 닫힌 민주주의의 문을 열려고 한다”며 음악회 개막을 알렸다.

▲ 이명박 정권 하에서 구속 또는 강제 해직·체포당한 이들이 모여 지난 21일 오후7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려라 참깨!’ 음악회를 열었다. ⓒPD저널
다수의 전·현직 언론인이 함께한 3부 ‘열려라 민주주의 합창’에서는 참석자들이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바위처럼’을 부르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학생들의 공연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하늘에 계신 노무현 김대중 할아버지가 정말 환한 미소를 지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사장은 “우리 다음세대에는 아름다운 세상, 자유 평화 평등이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어줘야겠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라고 강조했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경제 관련 글을 써 검찰에 긴급 체포됐던 박대성 씨는 “지난 1년의 시간은 정부와 검찰에 의해 한국 민주주의가 무참히 유린된 시간”이라고 정의한 뒤 “생각과 사상이 정부에 의해서 지배당하거나 통제당하는 사회는 몰락과 파멸로 간다는 것을 역사가 우리에게 말해준다”고 MB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언론인 여러분들의 감성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투쟁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를 쟁취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참석자들의 의지를 북돋았다.

구본홍 전 사장으로부터 해직당한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은 “우리를 묶을 수 있는 이념은 상식이고, 배후는 사람이다. 상식과 사람으로 부족하다면 우리의 무기는 연대라고 생각한다”면서 “상식과 사람 연대의 정신을 기억해 낸다면 절대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1부 ‘추모 음악회’에서는 재학 중인 학생들의 클래식팀 공연으로 꾸며졌다. 베토벤 소나타 8번(비창)을 연주한 학생은 “지난 한 해 대통령이라기보다 친근한 어른이셨던 두 대통령을 떠나보냈다”며 “두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음악회에 참석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 학생들의 공연 ⓒPD저널
2부는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EBS노조 노래패 ‘소리열음’과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멤버 ‘백자’의 무대로 꾸며졌다. 이어 노래를 부른 가수 손병휘 씨는 “최근 공연을 위해 일본을 다녀왔는데 2년 전에 비하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후퇴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많이 걱정해 준다”라고 말했다.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얼마 전 발표된 언론자유지수가 가나보다도 훨씬 낮게 나오는 등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어떤 의미인지, 내가 싸우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없다는 의지가 이 음악회를 통해 다시 모이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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