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채널 장르특성 살려 세계 진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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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근복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최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의 해외 채널 진출이 본격화 되면서 국내 방송 콘텐츠의 수출 길이 열리고 있다. 프로그램 콘텐츠 판매가 아닌 채널 자체의 수출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지난 14일부터 MBC플러스미디어는 미국 최대 위성방송 사업자인 디렉TV을 통해 자사 방송 채널인 MBC에브리원을 송출하고 있다.

장근복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은 지난 26일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순수 자체 제작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채널이 미국에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상파계열 PP가 영상 산업발전에 일조했는지, 관심과 투자가 선행적으로 이뤄졌는지 평가받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MBC 플러스미디어는 MBC 에브리원, 드라마넷, EPSN, 게임, 라이프(최근 개국) 등 5개의 케이블·위성 채널을 소유하고 있다.

▲ 장근복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MBC 플러스미디어
2004년 MBC플러스미디어에 취임한 장 사장은 “당시만 해도 MBC ESPN과 MBC 게임 채널은 적자였고, 매출은 총 474억원이었다”며 “지난해 매출액은 1200억원 수준으로 3배 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매출증대에는 ‘지상파 재방송 채널’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자체제작을 꾸준하게 늘린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MBC플러스미디어는 드라마넷을 통해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을 제작, 케이블 드라마로는 높은 1~2%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지상파 방송사가 주관하는 ‘2009 한국방송대상’ 뉴미디어 부문 수상과 지역MBC 판매 등의 기록도 남겼다. 지난 2007년에는 영화채널이었던 MBC 무비채널을 버라이어티 채널인 에브리원으로 바꾸며 〈무한걸스〉, 〈식신원정대〉, 〈골프의 신〉, 〈이경규의 복불복 쇼〉 등을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

교양·문화·다큐를 전면에 내세우며 올해 하반기에 선보인 MBC 라이프 채널 개국도 방송가의 이슈였다. 일각에선 과연 잘 되겠냐는 회의도 있었다. 다큐채널이었던 Q채널이 수년간 장르1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락채널인 QTV로 바꾼 것도 회의론에 한 몫 했다. 보수언론이 “지상파 계열 PP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며 경계의 움직임을 보인 것 또한 우려를 더했다.

장 사장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등 해외 다큐도 좋지만, (해당 프로그램과 채널은) 외국회사가 그들의 시각으로 만든 것”이라며 “우리의 시각으로 인간애가 흐르는 감성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채널을 채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큐PD로 유명한 최삼규 감독이 진행하는 〈최삼규의 와일드 월드〉, 역사다큐 〈인문기행 중국〉, 내년 초에 선보일 10억 대작 다큐 〈페이퍼 로드〉 등이 이런 기대를 더한다.

4년 연속 스포츠채널 1위를 고수하는 스포츠채널 MBC ESPN에 대해 장 사장은 “축구, 야구 등 매경기가 끝나고 방송리뷰를 하면서, 화면 하나라도 다르게 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 때문에 타사 스포츠 채널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등 해외 스포츠 채널의 높은 중계권료는 풀어야 할 숙제다. MBC ESPN은 환율부담으로 올해 EPL 중계를 포기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방송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장 사장은 “스포츠가 주는 즐거움이라는, 채널 존재 이유는 있는데 재정적으로 어려운 게 최대 고민”이라고 밝혔다.

스타크래프트 인기의 하락세와 함께 e-스포츠의 위기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장 사장은 “게임 산업과 e-스포츠가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게임 채널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면서도 “정부에서도 게임 산업 육성을 기치로 내걸고 있고,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게임방송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장 사장은 “채널 5개를 통해 각 장르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는 숙제가 남아있다”면서 “앞으로 미주 ‘디렉TV’뿐만 아니라 태국 위성방송업체 ‘트루비전’ 등에도 진출, 방송으로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문호를 넓혀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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