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결국 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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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PD수첩-황우석 사건’ 보도한 한학수 MBC PD

▲ 한학수 MBC PD ⓒPD저널
‘황우석 사건’의 서막을 알린 것은 MBC 〈PD수첩〉이었다. 우리사회 전체가 ‘황우석 신화’에 젖어 있을 때 〈PD수첩〉은 처음으로 황 박사 논문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 26일 법원 역시 황 박사의 논문 조작 사실을 인정했다. 커다란 논란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PD수첩〉이 ‘진실’을 보도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당시 황우석 사건을 취재․보도한 한학수 MBC PD는 “방송에서 난자와 관련해 윤리적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논문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면서 “〈PD수첩〉에서 제기한 의혹은 모두 사실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건 팩트”라며 “언론인에게 남는 것은 팩트고 (보도된 내용이) 진실이냐 아니냐로 판단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처음 보도할 당시 그는 PD로서의 생명이 마감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할 만큼 취재·보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취재한 이상 끝까지 밝히고 공개해 국민들이 판단하게 하는 것이 언론인의 기본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한 PD에게는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황우석 박사 지지자로부터 협박성 메일 등이 온다. 몇 차례 사이버 경찰청에 신고도 했다. 한 PD는 “불안한 마음이 있다”면서도 “그 정도는 극복할 수 있다”며 “취재 이후 너무 큰일을 겪어 작은 일에는 화를 잘 내지 않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황우석 사건과 같은 제보가 있으면 또 취재할 거냐는 질문에는 “군대를 다시 가라는 것과 같다”고 농담을 던졌지만 이내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 또 할 것이고, 그게 언론인의 숙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PD는 마지막으로 황우석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황우석 사태는 검찰에서도 과학계의 성수대교 붕괴사건과 같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대한민국 사회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이 문제는 황우석 박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안에 황우석이 없는지, 국익의 유령을 좇아 거기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학수 PD는 황우석 사건 보도 이후 〈MBC 스페셜〉과 〈W〉를 거쳐 현재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내년에는 제작 PD로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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