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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리뷰]〈MBC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다 2탄-편식으로 고혈압 잡기’

편식은 나쁜 습관이라고 배웠다. 편식 하면 살찌고 키도 안 큰다고, 어린 시절 학교에서나 밥상 앞에서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물론 이 말은 시금치보다는 소시지에, 콩장보다는 고기에만 젓가락이 가는 식습관을 꾸짖는 것이었다.

그런데 편식에도 좋은 편식이 있단다. 편식, 하면 무조건 나쁘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준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MBC스페셜〉이다.

〈MBC스페셜〉은 지난 6월 26일 ‘목숨 걸고 편식하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방송으로 화제를 모았다. 내용인즉슨 고기와 계란은 물론, 몸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생선과 우유를 절대 먹지 말고 ‘편식’을 하라는 것. 당시 직장암 말기 환자와 만성 신부전증 환자가 고기, 생선, 우유, 계란을 일체 섭취하지 않고 자연식만으로 건강을 되찾은 사연이 소개되면서 우리 생활 주변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켰다.

그런 〈MBC스페셜〉이 이번엔 ‘목숨걸고 편식하다 2탄’을 준비했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2탄 ‘편식으로 고혈압 잡기’(연출 정성후)에서는 6월 방송에 출연했던 대구의료원 신경외과 전문의 황성수 박사와 함께 ‘현미채식’을 통한 고혈압 치료법과 환자들의 변화를 살펴봤다.

황성수 박사는 고혈압과 당뇨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하는 대신 현미밥, 채소, 과일 등 3가지로만 차려진 순식물성 밥상을 ‘처방’한다. 황 박사의 환자들에게는 하루 3번 식사 시간이 곧 치료 시간인 셈이다. 이를 통해 10년 이상 약을 달고 살면서도 고혈압을 못 고치던 환자가 약 한번 먹지 않고, 현미채식으로 차려진 세 끼 식사만 배 불리 하고도 혈압이 눈에 띄게 낮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환자들은 멀리서부터 황 박사를 찾아오곤 한다.  

▲ MBC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다 2탄-편식으로 고혈압 잡기'에 소개된 현미채식 밥상. ⓒMBC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는 급증했다. 30대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라고 한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은 약이 고혈압 약이고, 때문에 약값도 제일 많이 들어갔다. 고혈압 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 박사는 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고혈압을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약 대신 밥으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그는 골고루 먹지 말고, ‘편식’을 하라고 부추기는 의사다.  

그래서 조기와 민어 없이는 밥을 못 먹던 70대 여성은 노인정에 갈 때도 100% 현미로 밥을 지어 도시락을 싸고 멸치로 국물을 우려낸 된장국엔 손도 대지 않는다. 생선회라면 사족을 못 쓰던 50대 남성도 친구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가을 전어를 앞에 두고도 쌈장에 오이와 당근만을 찍어 먹는다. 사람들은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 할지도 모른다. 얼마나 오래 살겠다고 저 환장할 짓을 하나. 하지만 이들은 “약을 안 먹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젓가락의 자유를 잃은 대신 혈압약으로부터의 자유를 얻은” 것이다.

〈MBC스페셜〉은 고기와 생선, 우유, 계란 따위의 부작용을 상기시키기보다 ‘자연식’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도 조용히 권유한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 혹은 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들이 아니고서야, ‘풀’만 가득한 밥상이 좋아 보일 리 없다. 고기 먹는다고 당장 죽는 것도 아닐 텐데 걱정 말고 먹고 보자, 이런 심리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느니, 한번쯤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고혈압이 이제 50,60대만의 얘기가 아니니 더욱 그렇다. 그래도 망설여진다면 다음 3탄 방송을 보고 시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어떨까.

〈MBC스페셜〉은 고혈압이 있는 20대, 30대, 40대 3명을 선정해 한 달간 ‘현미채식으로 고혈압 잡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들에게 일어난 변화를 오는 6일 방송에서 공개한다. 이들의 변화가 우리 밥상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까. ‘목숨 걸고 편식하다 3탄-30일 편식 체험기’는 6일 밤 10시 5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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