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11.12 월 22:46

신년사

갓 들어온 후배 프로듀서들에게 l승인1997.01.09 00:00:0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contsmark0| 회원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를 맞았습니다. 깨끗한 새 달력이 벽에 걸리고 새해부터 무엇무억이 달라진다는 신문기사에 눈길이 머물기도 합니다. 무엇인가 끝을 맺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올해의 시작은 우리 모두가 그렇듯 우울하기만 합니다. 소망을 가득 담아야 할 신년사의 허두를 꺼내기조차 민망합니다. 생각 끝에, 그래도 우리의 희망인 신입 프로듀서 후배들에게 안부를 묻는 글로 신년사를 대신하기로 합니다.
|contsmark1| - 갓 들어온 후배 프로듀서들에게 -
|contsmark2| 여러 후배님들 잘들 지냈습니까? 입사한지 두어달만에 가까이서 파업을 겪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선배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겠죠?그러고도 방송이 끊어지지 않는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그동안 선배들은 무얼했단말인가 하는 생각도 들겠고요. 지금 이 시대가 "발가벗은 시대"라는 생각이 혹 들지 않습니까? 적어도 한국 땅에서는 말입니다. 경총이란 단체가 1천2백만이나 되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노골적으로 선전포고를 하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단체인 줄을 후배들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까? 난 여태껏 그게 그냥 돈 많은 사람들의 친목단체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여태까지는 돈 많은 사람들이 남에게 호통까지 치는 일은 없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여태까지는 정부도 항상 국민들에게 참아달라고 호소하면서 모든 계층의 국민들을 아무르느라 나름대로 애쓰지 않았던가요? 방송쟁이도 노동자고 노동자도 국민인데 말입니다. 꿈이 깨지는 소리. 이미 오래전에 깨어져애 할 꿈이었겠죠. 사회과학자들의 이론처럼 세상은 원래부터 권력과 돈에 의한 힘의 논리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국민화합이니 노사화합이니 인간미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이니 하는 헛된 말에 속은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와서 우리가 누굴 원망할 수도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이런 환상들을 직업적으로 전패해온 사람들이 바로 우리들이니까요.
|contsmark3| 하지만 그동안 그저 속거나 당하기만 한 선배들은 아니었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니 머리가 아닌 몸으로 때워야 할 때가 있더라는 정도의 진리는 깨달은 선배들입니다.그리고 몸들이 모이면 서로의 가슴이 열려 하나가 되고, 그것이 새로 시작하는 힘이 되더라는 뜨거운 진리, 그리고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는 돈과 권력이 아니라 바로 인간의 꿈과 뜨거운 가슴이더라는 엄청난 진리마저도 말입니다. 사회에 대한 희망이 자꾸먼 사그라질 때 우리의 가슴을 덥혀두곤 해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 노래는 반드시 여럿이 함께 불러야 감동이 오는 노랩니다. 그리고 이 노래 끝에 눈물이 핑 돌지 않는 사람은 방송쟁이로서의 감수성이 모자라거나 계발이 덜 된 것이라고 감히 이야기 하렵니다.
|contsmark4| 한밤의 꿈은 아니리 오랜 고통 다한 후에 내 형제 빛나는 두 눈에 뜨거운 눈물들 한줄기 강물로 흘러 오랜 땀방울 함께 흘러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내 형제 그리운 얼굴들 그 아픈 추억도 아아 짧았던 내 젊음도 헛된 꿈이 아니었으리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이 노래를 후배들과 함께 부르는 날이 오기를 바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것이 또 고민이로군요. 아무쪼록 이 1997년이 그대들의 것이 되길 바랍니다.|contsmark5|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