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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은 여전히 무공해방송이다

교육방송 PD협회장 배인수 l승인1997.06.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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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 7일 ebs 허만윤 부원장을 비롯한 5명의 교육방송 관계자들이 방송교재 선정과 관련한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되었다.또 ‘검찰이 방송강의 강사선정과 관련해 프로그램 담당 pd들이 강사들로부터 금품을 수수받은 혐의를 포착, 조만간 관련 pd 1∼2명을 소환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다.이에 ebs pd협회는 “검찰의 흘리기식 수사와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가 자긍심 하나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ebs pd들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다”며 강력하게 항의한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이와는 별도로 ebs pd협회 배인수 회장이 검찰의 수사와 언론의 보도태도와 관련한 ebs pd의 심정을 밝히는 글을 기고해 와 이를 게재한다.<편집자 주>
|contsmark1|참으로 어처구니없고 분통터지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교재에 관련된 교육방송 비리에 관한 수사는 급기야 프로듀서들에게도 뻗쳐왔습니다. 방송출연강사들에게 돈을 받았을 거라는 것입니다. 학원강사들이 방송에 출연하면 얻는 게 많으니 출연하기 위해 pd들에게 무언가 대가를 주었을 거라는 겁니다. 거액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고 합니다. 거액이란 도대체 얼마를 말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그러다가는 또 받기는 했지만 대부분 관례적으로 있어온 소액이라 내버려두고, 돈을 먼저 요구하는 등 죄질이 나쁜 몇 명만 사법처리를 할 생각이라고도 합니다. 또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그냥 지나갈 것 같기도 하다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도대체 기가 막혀 말이 막힐 지경입니다. 말하는 사람이야 자유지만,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전하는 사람도 제 맘이지만 그 말의 대상이 된 사람들은 돌팔매를 맞는 기분입니다.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정말이지 드러날 것도 없습니다. 출연을 시켜주겠다며 돈을 받을 만한 pd는 교육방송에 있을 수 없습니다. 교육방송은 그럴 만한 곳이 아닙니다. 정말이지 억울하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새삼 깨닫습니다.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 할 곳도 없습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고, 수사를 하는 검찰보다 너 잘 걸렸다는 듯이 입에 침이 마르지 않는 언론이 더 야속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신문에서는 한보비리에 버금간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 신문을 보면서 입에서 욕이 저절로 나오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이번 사건으로 교육방송 pd들이 입은 상처는 치명적입니다. 이 상처가 언제 아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방송보다 형편없이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다른 방송보다 처절하리만큼 열악한 제작여건 속에서, 별로 빛나지도 못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도 교육방송의 pd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긍지는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긍지의 한가운데에 깨끗함이 있습니다. 이제 그 긍지는 풍비박산 나버렸습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억울함을 하소연할 데도 없습니다. 우리의 억울함을 들어주고 알려주어야 할 사람들이 한 술 더 뜨는 것 같으니 억울함은 분노로 바뀝니다. 교육방송 pd들은 지금 몹시 억울하고 지치고 절망하고 또 몹시 화가 납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죄를 지었는지 아닌지 확실히 알아보기도 전에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만약 아무 죄도 없다는 것이 판가름되면 우리의 상처는 누가 고쳐줄까요. 아무도 고쳐주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압니다. 우리를 다그친 검찰도, 신나게 북을 친 언론도 고쳐주기는커녕 그런게 있었냐는 듯이 돌아보지도 않을 것이 뻔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교육방송 pd는 출연자에게 돈이나 받아먹은 파렴치한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교육방송 pd들은 이전까지 업보처럼 지녔던 열등감에 모멸감이라는 덤터기를 하나 더 견디어야 할 것입니다.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별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생각날 리가 없겠지요. 이 땅에 가장 힘있는 두 집단의 무차별 공격 속에 힘없는 우리가 무슨 방법이 있겠습니까?하지만 이대로 억울한 돌팔매를 맞고 말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 모두의 생각입니다.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작정입니다. 그것은 이제까지 교육방송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보아주고 걱정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합니다.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온갖 어려움을 버텨내며 지켜왔던 자존심과 긍지가 한 순간 무너지는 것을 하릴없이 지켜보면서 이제 교육방송의 160여 pd들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것을 만 천하에 알립니다.아직도 교육방송은 이 땅에 하나뿐인 무공해방송입니다.
|contsmark2|1997년 6월교육방송 pd협회장 배인수
|contsmark3||contsmark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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