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옴브즈맨 도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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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의 옴브즈맨 도입 논란
[시론]
  •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승인 2009.11.18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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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신문사닷컴의 옴브즈맨 갈등

최근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옴브즈맨 제도를 둘러싸고, 포털과 신문사닷컴기구인 온라인신문협회(이하 온신협)와의 갈등이 본질과 다르게 빗나가고 있다. 논란의 과정을 살펴보면, 당초 네이버측은 포털의 편집권 남용이라는 비판에 언론사들에게 포털 1면 뉴스 편집권을 위임하는 오픈캐스트 방식으로 서비스 형태를 전환했다. 오픈캐스트로의 전환과정에서 선정과정, 해당 언론사의 서버용량 등이 문제가 되면서 실시가 늦춰졌지만 안정적인 정착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계에서도 포털과 언론사와의 합리적인 공존모델의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픈캐스트는 언론사 사이트의 조회 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된다. 이에 네이버에서는 언론사가 제목편집(이른바 낚시성 기사)으로 인한 피해가 있다고 지적하고, 보완책으로 옴브즈맨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언론사들은 네이버가 언론사도 아니면서 편집권을 침해했다고 발끈하고 있다. 그리고 온신협에서는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재논의하고, 옴브즈맨이란 용어도 언론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라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 네이버 초기화면
기실 옴부즈맨은 정치과정에서 과도한 행정권에 대항하기 위한 감시 장치로 만들어진 제도이다. 과거 로마시대에는 호민관(護民官)이라고도 불렀다. 미디어 차원에서는 수용자 권리를 지키고 구제제도를 보장하기 위해 신문사와 방송사가 운영하고 있는 제도이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사용자 또는 수용자의 권익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옴브즈맨이 포털 사이트에 도입된 것은 일견 오히려 박수 받을 일이다. 그리고 7월 22일 개정된 신문법에 따르면, 포털 뉴스서비스도 신문법에 규정되어 있다. 그런 맥락에서 좋은 기사를 선정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 

포털과 신문사 닷컴의 상생은 요원한가?

그러나 최근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양자 간의 인식차이 때문으로 생각된다. 우선 기존 언론사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과도한 기존 미디어 중심적 사고로 정보사회의 정보유통과 확산 그리고 변화의 과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러한 언론의 전문성 문제가 2006년에 토론되었다. 취재원을 지키기 위해 3개월의 옥고를 치른 뉴욕 타임즈의 주디스 밀러(Judith Miller)사건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의회에서는 연방법에서 기자의 취재원 보호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법을 만들자는 여론이 비등했다.

하지만 법안은 토론과정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만들었다. 그것은 바로 “누가 기자인가?”라는 문제이다. 종이신문과 방송을 만들고 언론사에 취직되어 있으면 모두 기자인가? 그러면 보호받아야 할 기자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정보사회에서 1/4이상의 국민이 블로그와 미니홈피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기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두어야 할까? 이렇듯 미국에서 이 사건은 기자라는 직종 나아가서는 언론의 역할과 특권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이 논쟁은 기존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범위와 관련한 사회적 합의와 정보사회에서 미디어 융합 환경에 대한 또 다른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신문사에 취직하면 기자가 되고 블로거나 1인 미디어는 단지 취미활동으로 취급한다.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오히려 최근 파워 블로거를 보면 전문가들보다 더 뛰어난 이들이 많다. 그렇다면 이들이 쓴 글은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인가? 어쩌면 이러한 권위적 의식이 포털에도 반영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즉 전문 기자는 언론사출신이어야 하고 다른 이들은 그럴 자격도 능력도 없다는 생각 말이다. 이것은 위험한 전문가주의, 엘리트주의의 산물이다.

둘째, 네이버의 정책과정 역시 문제점이 있다. 사실 네이버의 옴브즈맨에 관한 문제의식은 권익보호와 다원적인 여론형성이라는 측면에서 일리가 있다. 일부 언론사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낚시성, 선정성 제목 달기는 심할 지경이다. 하지만 해결방법에 있어 일방적인 제도 도입 보다는 충분한 협의와 공론의 과정이 부족했다. 네트워크 유통망이란 막강한 인터넷 권력을 지렛대로 언론사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는 포털의 의도가 있지 않았나 라는 의문이 들기에 충분하다.

▲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그러다 보니 양자 간에는 기준 설정, 공개 여부, 옴브즈맨 위원의 구성 등에서 잡음이 들리고 있다. 자율규제 모델의 하나인 옴브즈맨은 무엇보다 모니터링 기준 모색과 구성원의 균형성이 중요하다. 뉴스수용자 입장에서 본다면, 이해당사자들 간의 합의와 토의를 바탕으로 마련되었을 때 보다 효율적인 자율규제 장치가 마련될 수 있었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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