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3인방’ 국회의장실 점거농성 강제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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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오전 9시께 경위 30여명 동원…“MB따라 국회도 공안통치”

언론법 재논의를 요구하며 국회 의장실 점거에 나섰던 민주당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을 2일 국회 사무처가 경위 30여명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냈다.

지난 7월 여당의 언론법 날치기 처리와 지난 10월 헌법재판소의 언론법 관련 판결에 항의하며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이들 의원은 지난 1일 오후 김형오 국회의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언론법 재논의 등을 촉구했으나 김 의장이 이를 거부하자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에 나섰다.

▲ 언론법 재논의를 요구하며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을 진행한 민주당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의원을 2일 오전 국회 경위들이 끌어내고 있다. ⓒ민주당
국회 사무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예정된 소욤 라슬로 헝가리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앞두고 이들 의원에게 오전 8시까지 자진 해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사퇴 3인방’ 의원이 이에 응하지 않아 강제 해산이라는 불가피한 조치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의원직 사퇴서가 수리되지 않은 현역 의원을 국회가 경위를 동원해 끌어낸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야당에 대한 ‘폭거’라고 비판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3인방 의원에 대한 국회의 강제 해산 조치와 관련해 “김형오 국회의장이 정상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우리 의원들이 너무도 정당하고 당연한 주장을 하는데 국회의장이 전혀 듣지 않고 무책임·무성의하게 나오니 점거 사태가 벌어졌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런 식으로 경위를 동원해 의원들을 강제 퇴거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행위”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수십명의 경위들이 김 의장의 사병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며 이 정권이 공안 통치를 하니까 의회마저도 같은 형국을 만드는 것인지 참담했다”며 “국회의장의 이 같은 행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국회의장은 야당이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을 때 위법 행위가 있었음이 인정되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다”며 “그런데 우리 의원 3명이 찾아가 재논의를 요구했음에도 이를 거절하고, 경위권도 발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끌어내기까지 했다.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회법을 짓밟은 국회의장은 국회 수장 역할을 할 수 있는 명분을 이미 상실했다”고 비판하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언론악법 처리 책임의 중심에 있는 김 의장이 또 다시 만행을 저질렀다. 법도 원칙도 없는 나라가 돼버렸다”며 김 의장을 강하게 성토했다. 또 “국회가 대통령의 하수인이 됐다. (위법 시정이라는) 헌재 판결을 국회의장이 이행할 수 있도록 앞으로 계속 국회의장실 방문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의원은 헝가리 대통령 관련 행사 후 다시 국회의장실 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다. 민주당도 이날 오후 예정된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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