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위원장 단식으로 책임?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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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조 결정 불구 '집행부 총사퇴' 요구 거세 … "조합원 수치심 생각해 사퇴해달라"

김인규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이 부결된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이달말 대의원대회를 열어 집행부의 신임여부를 묻겠다고 결정했지만, KBS 내부에선 집행부의 즉각적인 총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 진통이 예상된다.

이도영 KBS노조 감사는 4일 오전 사내게시판(코비스)에 글을 올려 “정·부위원장의 자진사퇴만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슬기로운 해결책”이라며 “비대위원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향후 투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업 부결된 집행부 물러나는 건 노동계 불문율”

이 감사는 “파업부결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지지 않는 것은 정·부위원장의 직무유기”라며 “파업투표가 부결된 집행부는 물러나는 것이 노동계의 상식이고 불문율이다. 투쟁 동력이 이미 소진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강동구 위원장이 무기한 단식으로 파업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총파업이 부결된 마당에 위원장 단식으로 활로를 열겠다는 것은 사태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무모한 시도”라고 꼬집었다.

▲ '총파업 부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무기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강동구 노조위원장 ⓒKBS

이도영 감사는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방송의 공정성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쟁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김인규 반대를 위해) 구속과 해고, 옥쇄를 각오한 집행부가 이 상황에서 사측과 협상한다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강동구 집행부는 미디어법 국면 등에서 현실적 투쟁을 도외시하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어왔다”며 “집행부가 파업 부결에 대한 즉각적인 책임을 회피한다면 노조는 더 큰 혼란과 분열로 빠져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조 ‘대국민 사과문’에도 비판 댓글 줄이어 … “원칙에 맞게 책임져라”

KBS노조가 4일 사내게시판에 공지한 ‘대국민 사과문’에도 이를 비판하는 조합원들의 댓글이 잇따랐다.

노조는 사과문을 통해 “투표 결과는 정치파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표심이 반영된 것이지 김인규 씨를 사장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고 “국민 여러분께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면 5000여 조합원과 함께 새로운 결의를 다져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A 조합원은 댓글에서 “파업부결은 정치파업에 대한 신중함이 아니라 바로 조합 집행부에 대한 불신에서 나온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국민들은 배부른 돼지로 매도할 뿐이다. 집행부 총사퇴만이 KBS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B 조합원은 “집행부는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지만, 국민과 노조원의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기회를 드리기 싫다”며 “저희가 느끼는 이 처절한 수치심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당장 총사퇴해달라”고 촉구했다.

C 조합원은 “노조은 정치를 할 필요가 없고 원칙만 지키면 된다”며 “제발 이번 한번이라도 집행부가 원칙에 맞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지나친 욕심인가”라고 반문했다.

D 조합원은 “조합원들이 싸우고 있을 때마다 투쟁의 현장에서 사라졌다 나타난 위원장이 판 깨지고 난 뒤에 단식이라고 뒷북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몸 상하지 말고 그냥 사퇴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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