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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제작·편성본부장 의견 차 조율 실패

MBC 임원선임이 또 다시 연기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는 21일 오전 7시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보도·제작·편성·경영본부장 등 4개 부문 인사를 논의했으나 경영본부장에 김재형 현 기획조정실 부실장만을 내정했다.

첨예한 대립을 보인 보도·제작·편성 본부장 인사는 여당 추천 이사들만 모여 토론했으나 이들 간 의견조율에 실패해 확정짓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날 열기로 한 임시 주주총회도 연기됐다.

엄기영 사장은 이날 오전 7시 32분에 이사회에 참석, 약1시간 30분에 걸쳐 4개 본부장에 2~3명의 후보 추천안에 대해 의견을 표명했다. 엄 사장은 “이사회 선택을 못 받는다면 사장으로서 책임지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택을 피할 수 없는 길이 되지 않겠나”며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는 21일 오전 7시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었다. 이사회에 앞서 엄기영 사장이 노조원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MBC노동조합
엄 사장의 의견청취 후 방문진 이사들은 엄 사장이 제시한 4개 본부장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과반 획득에 실패해 부결됐다. 이후 9인의 이사 가운데 3명의 야당 추천 이사들은 퇴장했고, 남은 6인의 여당 추천 이사가 4개 본부장에 대해 논의했다. 차기환 공보이사는 “이사들이 (엄 사장의 후보 안에 대해) 각자가 조사하고 판단한 안에 대해 이름을 쓰는 방식으로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투표에서 경영본부장에 대해서만 과반획득에 성공했고, 나머지 보도·제작·편성본부장 투표는 부결됐다. 이후 다시 한 번 3명의 본부장에 대해 투표를 하려고 했으나 여당추천 이사인 문재완, 최홍재 이사가 “이미 의사 표명을 했다”며 이사회를 퇴장, 정족수 부족으로 이사회가 사실상 종료됐다.

차 이사는 “김우룡 이사장과 엄 사장이 어제(20일)도 임원선임을 놓고 의견조율을 했다”면서 “엄 사장이 제시한 1순위 후보가 계속 바뀌기도 하고, 후보들 자체가 바뀌기도 한다. 조속한 시일 내에 임시이사회를 열어 임원선임을 확정 짓겠다”고 밝혔다.

문소현 MBC 노동조합 홍보국장은 “방문진이 엄기영 사장을 ‘식물사장’으로 만든데 이어 MBC를 식물회사로 만들어놓고 있다”며 “방문진은 경영진 공백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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