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드라마와 시대극의 결합,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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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근대식 병원 배경 SBS ‘제중원’…새해 1월 4일 첫 방송

“‘중원’에 펼쳐진 드라마들 가운데 최고가 되겠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 제중원(광혜원)을 배경으로 한 SBS 드라마 〈제중원〉(극본 이기원, 연출 홍창욱, 제작 김종학프로덕션)이 2년여의 기획과정을 거쳐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천한 백정이 조선 최고의 의사가 되는 과정을 그릴 〈제중원〉은 메디컬 드라마와 시대극을 결합한 퓨전 형식의 ‘메디컬 사극’으로 내년 1월 4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무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제중원〉은 SBS가 2010년 대기획의 하나로 야심차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메디컬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쓴 〈하얀거탑〉의 이기원 작가가 극본을 맡고 〈강남 엄마 따라잡기〉, 〈신의 저울〉 등을 통해 현실의 어두운 이면을 그려냈던 홍창욱 PD가 메가폰을 잡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기원 작가는 동명의 원작 소설 2부작을 직접 집필하기도 했다.

▲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 제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SBS '제중원' ⓒSBS
그래서인지 23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공들인 작품”이란 점을 강조하며 성공에 대한 확신을 숨기지 않았다. 김영섭 책임PD는 “그동안 SBS가 느꼈던 사극의 열패감을 극복하고, 제대로 만들고 있는 작품”이라며 “단순히 흥미 위주가 아닌, 인간과 휴머니즘이 있는 작품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을 맡은 김종학프로덕션 박창식 대표 역시 “구한말은 우리 할아버지 세대가 살던 세대이기 때문에 미술 등 고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채널 11번에서 엄청난 사극 열풍이 있었는데, 이제 그 사극 열풍이 채널 6번으로 바뀌어서 더 크게 불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천하디 천한 백정, 조선 최고의 의사가 되다

드라마는 구한말 제중원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백정이라는 신분의 장벽을 뛰어넘어 진정한 의사로 성공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박용우가 소위 ‘개XX’라는 뜻의 소근개(小斤介)라는 이름을 가진 백정으로 태어나 조선 최초의 서양의를 꿈꾸는 황정 역을 맡았다. 또 한혜진은 일찍이 서양 문물을 수용한 개화기 신여성으로 훗날 부인과 의사가 되는 유석란 역을, 연정훈은 성균관 유생 출신으로 서양의학에 매료되어 조선 최고의 의사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지만, 황정의 존재에 가려져 살리에리의 운명을 지닌 채 살아가는 백도양 역을 맡았다.

제작발표회장에 제중원 의생복을 직접 착용하고 나타나 눈길을 끈 홍창욱 PD는 “드라마를 통해 ‘인간의 의지’를 담고 싶다”며 “백정이 훌륭한 서양의가 되고, 중인 신분의 여성이 차별을 딛고 여의사가 되며, 개화기의 양반이 의사가 되는 과정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제중원'의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렸다. ⓒSBS
또한 영국 출신 배우 션 리차드가 제중원 초대 원장 알렌으로, 〈미녀들의 수다〉에서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뉴질랜드 출신의 방송인 캐서린 베일리가 제중원의 부녀과 담당 의사로 출연한다.

이기원 작가 “구한말 당시의 수술법, 흥미로울 것”

‘메디컬 사극’을 표방한 만큼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수술 장면. 첨단 의학기기가 아닌 구한말 당시의 다소 투박하고 평범한 도구를 활용한 수술 장면들이 눈길을 끌 예정이다. 제작진은 연세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부위의 수술 장면을 연출했다.

이기원 작가는 “이를테면 구한말엔 백내장 수술을 어떻게 했을까, 당시 사용가능한 도구로 어떻게 수술을 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게 극본을 쓰면서 재미있는 부분”이라며 “시청자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구한말은 구문물과 신문물, 구사고와 신사고가 공존하던 하이브리드 시대”라고 소개하며 “구한말이 일명 ‘사극의 블랙홀’이라고 해서 잘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제중원을 통해 작은 승리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36부작 대하드라마 〈제중원〉은 내년 1월 4일부터 매주 월~화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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