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예산안 강행처리 ‘위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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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제중원’ ‘추노’ ‘동이’ 등 새해 사극 줄줄이

2010년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와 함께 맞았다. 한나라당은 2009년의 마지막날인 31일 2010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밤 8시15분 국회 본회의 개의를 선언한 뒤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다.

한나라당, 장소 바꿔 기습 처리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장이 아닌 ‘제3의 장소’를 지정, 순식간에 예산안을 처리했다. 심사기일 지정 논란 등 국회법 위반 시비가 불거졌음에도 김형오 국회의장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면서 이날 밤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통과시켰다.

<경향신문>은 “김 의장으로선 지난 4월 주공·토공 통합법안, 지난 7월 미디어법 개정안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세번째 직권상정”이라며 “날치기답게 속전속결로 일처리가 이뤄졌으나 파열음도 컸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김 의장의 강행 처리를 적극 저지하지는 않았다. 경향은 “예산안을 실력저지했을 때 돌아올 부담을 감안한 ‘소극적 저지’로 나섰고, 이 때문에 예산안은 예상보다 싱겁게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 1월 1일 <경향신문> 11면

한나라 예산안 강행 처리 과정 ‘위법’ 논란

그러나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과정을 두고 법적 효력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또 김형오 국회의장은 직권상정을 위해 예산부수법안의 심사기일을 지정하면서 국회 법사위가 산회한 직후 통보해 국회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과 한겨레가 한나라당 예산안 강행 처리 과정에서의 ‘위법’ 논란을 보도했다.

한나라당은 기존 예결위 회의장인 국회 본청 제2회의장을 민주당이 14일째 점거하고 있어, 본청 245호로 회의장을 바꿔 수정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야당 의원들의 245호 회의장 출입도 막았다.

야당은 국회법 110조와 113조를 들어 문제 삼았다. 국회법 110조와 113조는 각각 “표결할 때에는 의장이 표결할 안건의 제목을 의장석에서 선포하여야 한다”, “표결이 끝났을 때에는 의장은 그 결과를 의장석에서 선포한다”고 돼 있다.

민주당 우제창 대변인은 “2회의장이 예결위 회의장이라는 건 관습법이다. 이를 무단 변경한 것은 날치기 방지라는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예결위원 전원에게 장소 변경를 통보하지 않아 효력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은 “실제 과거 여당이 일방적으로 회의장을 변경한 경우가 있었지만, 국회법이 개정된 2002년 이후에는 교섭단체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위원장이 변경을 결정해왔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국회법 84조를 들었다. 국회법 84조는 “세목 또는 세율과 관계있는 법률의 제정 또는 개정을 전제로 세입예산안을 먼저 국회에 제출하고 추후에 해당 법안을 제출하는 경우 예결위는 미리 제출된 예산안을 심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예결위 차원의 예산안을 날치기한 시점은 아직 20여개 예산부수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의 예산부수법안 심사기일 지정을 둘러싼 효력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김 의장은 오전 10시15분께 조세범처벌절차법 개정안과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9개 법률에 대해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국회 법사위에서 심사를 마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심사기일 지정 6분 전인 10시9분께 이미 유선호 법사위원장이 법사위 산회를 선포한 뒤였다.

한겨레는 “이 때문에 1일 1회기 원칙에 따라 상임위가 더는 법안을 심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장이 심사를 요구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 1월 1일 <한겨레> 3면
또 예산부수법안 중 일부를 빠뜨려 한나라당 의원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김 의장은 예산부수법안 20여개 중 9개만 심사기일을 지정하는 실수를 했으며, 뒤늦게 이를 알고는 31일 저녁 본회의 뒤에 나머지 법안에 대해 다시 심사기일을 지정했다. 한겨레는 “이 때문에 1일 새벽에 본회의가 다시 열리는 ‘촌극’이 연출됐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위법한 예산안과 법안 처리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은 “지난 7월22일 미디어법 날치기 이후 벌어진 법적 다툼 상황이 재연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노조법도 결국 일방 통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도 1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전격 처리됐다. 경향은 “민주당 등 야당과 민주노총이 법 개정 투쟁을 예고하는 등 강력 반발해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김 의장은 본회의에서 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지난 30일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강행처리한 이른바 ‘추미애 중재안’을 직권상정해 통과시켰다. 앞서 김 의장은 31일 오전 9개 예산부수법안에 대한 심사기간을 지정하면서 노조법을 포함시키지 않아 직권상정 계획이 없음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김 의장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임태희 노동부 장관 등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추미애 중재안’의 심사기일을 1일 0시30분으로 정한 뒤 본회의에 직권상정했다. 경향은 “특히 청와대가 한나라당을 통해 노조법 처리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개정안은 2011년 7월부터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되,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하고 있다. 또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을 2010년 7월부터 금지키로 했다. 대신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제도)’를 도입해 노사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등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 유지 및 관리 업무’에 대해선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한겨레, ‘여당 본색’ 김형오 비판

한겨레는 “김형오 국회의장은 4대강 예산을 두고 여야가 가파르게 대치해온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양보와 타협”을 강조해 왔으나 김 의장은 31일 결국 여당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아침 한나라당이 자신들이 마련한 2010년도 예산안을 장소를 바꾼 끝에 편법 날치기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시키자 기다렸다는 듯 예산 처리에 필요한 예산부수법안 직권상정 절차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날치기한 지 불과 3시간여 만인 오전 10시15분께 “법사위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 등 9개 법안에 대해 오후 1시30분까지 법제사법위원회가 심사를 완료해 달라”며 예산부수법안에 대한 심사 기한을 지정한 것이다.

김 의장은 여야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도 “표결 처리”를 운운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또 28일 밤부터는 본회의장 의장석을 스스로 점거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또 “김 의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에 대해서는 말을 바꾸면서까지 결국 한나라당 편을 들었다”며 “그는 여야 합의 없는 노조법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했지만, 친정인 한나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1일 새벽 본회의에 직권상정했다”고 지적했다.

조선 “한나라당, 절차 밟아 단독 처리”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와 관련해 법적 효력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이 “절차를 밟아 단독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2009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국회는 새해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 때문에 하루종일 어수선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각종 법적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자칫 해를 넘길 뻔했으나, 가까스로 이날 통과됐다”며 새해 예산안 통과에 안도했다.

▲ 1월 1일 <조선일보> 3면
<중앙일보> 역시 ‘새해 3시간 21분 남겨두고 준예산 가까스로 면했다’는 제목으로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를 보도, 예산안 처리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드러냈다.

한나라 강행처리한 예산안 내용은?

한나라당이 31일 날치기 처리한 새해 예산안은 292조8000억원으로 정부 원안보다 1조원 증액됐다. 경향은 “국회가 정부안보다 예산을 늘린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예산안은 ‘4대강 사업은 사실상 그대로, 복지 예산은 찔끔 증액’으로 요약된다”고 전했다.

예산안 대치의 뇌관인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초 총액 5조2852억원 중 8%인 4250억원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경향은 “그러나 삭감된 4250억원 중 2450억원은 4대강이 아닌 소하천이나 지방하천 정비사업에 재배정돼 실질적으로 4대강 사업 예산 중 순삭감된 금액은 1800억원”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은 또 “수자원공사의 이자보전비용 감액은 채권 발행 시기를 조절하면 아무 무리가 없을 정도인 100억원만 깎아 생색내기용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경향은 “결국 민주당 등 야당이 요구해온 4대강 보의 개수와 높이, 준설량에 대한 조정은 완전히 묵살됐다”며 “‘대운하 전단계’로 의심되는 부문이 모두 원안대로 처리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난장판 드라마’ 속편 봐야 하나”…“신년 정국 불안정성 고조될 것”

한나라당이 결국 예산안 단독 처리를 강행하면서 향후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한국일보>는 “특히 연초부터 세종시 수정안과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갈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신년 정국의 불안정성은 한층 고조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에 대해 “정치권에 산적한 난제들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불이 난 곳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며 “그렇잖아도 여야간 신뢰가 무너진 상황인데, 6월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서 앞으로 상당 기간 여야간 대격돌이 불가피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본격적인 여야 공방의 시발점은 11일로 예정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다.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한 아프간 파병안도 여야 대치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여권은 이명박 정부 3년차인 올해 개헌과 선거구제 및 행정구역 개편 등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내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미디어법 재논의 여부, 4대강 사업의 타당성, 복수노조 허용 여부 등 해를 넘긴 난제들도 산적해 있다.

한국은 “한나라당은 예산안 처리의 여세를 몰아 강공 드라이브에 나설 공산이 크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를 막기 위해 결사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며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여야는 한 치의 양보 없는 격돌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법원, 케이블 지상파 재송신 “지상파 방송권 침해”

케이블 방송사가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의 동시중계 방송권을 침해한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경향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박병대 수석부장판사)는 31일 한국방송공사(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낸 저작권 등 침해중지 가처분 청구소송에서 “케이블 방송사가 지상파 방송을 방송 서비스에 포함해 케이블 가입자에게 동시 재송신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동시중계 방송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경향은 “이번 결정은 본안 소송이 나오기 전 가처분 결정이지만 재판부가 케이블 방송사의 저작권 침해 가능성을 인정한 만큼 본안 소송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올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방송 프로그램 중에는 뉴스 프로그램 등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대상도 있어 재전송 전체를 금지할 수 없고 다른 케이블 업체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본안 판결을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요구한 방송중단 신청은 기각했다.

▲ 1월 1일 <한겨레> 26면

‘제중원’ ‘추노’ ‘동이’…새해 사극 줄줄이 예정

2010년 브라운관은 사극으로 출발한다. 4일 SBS 36부작 <제중원>을 시작으로, 6일 한국방송 특별기획 <추노>(24부작)가 선보인다. 그리고 4월 <대장금>, <이산> 등 국내 사극의 대표주자인 이병훈 PD가 <동이>(문화방송)를 들고 돌아온다. 한겨레가 새해 선보일 사극들을 소개했다.

<제중원>은 구한말 설립된 국내 최초의 근대식 의료기관인 제중원 안에서 벌어지는 의사들의 성장담이다. <추노>는 도망친 노비를 잡아들이는 추노꾼을 소재 삼아 소현세자 사건 등 여전히 논란인 역사 속 사건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동이>는 숙종 때 장희빈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영조를 낳은 천민 후궁 숙빈 최씨를 다룬 드라마다.

한편, 6·25 한국전쟁 60돌을 맞아 문화방송 <로드 넘버 원>과 한국방송 <전우>도 방송된다. <로드 넘버 원>에는 소지섭, 김하늘이, <전우>에는 최수종이 주연으로 발탁됐다. 이 밖에도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마피아 알카포네 조직의 보스 중 한명인 제이슨 리의 일대기를 그린 SBS <자이언트>, 가야의 건국 신화를 그린 문화방송 <가야>, 허영만 만화를 원작으로 한 SBS <식객-영혼의 맛> 등이 2010년 브라운관을 달굴 기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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