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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전 기자협회장 춘천·김경래 기자 네트워크팀 발령

KBS가 ‘보복성’ 인사 논란에 빠졌다. KBS는 4일자로 김현석 전 KBS 기자협회장(탐사보도팀 기자)을 춘천 KBS로, 김경래 탐사보도팀 기자를 네트워크팀으로 인사발령 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 조금 지난 시점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해당 기자들은 물론 KBS 기자협회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내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기자들을 상대로 한 ‘보복’ 인사라는 이유다. 특히 김현석 기자의 경우, 기자협회장이던 당시 이병순 전 KBS 사장 반대 투쟁을 벌여 정직 4개월을 받은 이후 이번에 또 다시 지역 발령을 받았다.

김현석 기자는 “지역 발령과 관련해 사전에 전혀 얘기 들은 바가 없었다”며 “지금까지의 관례에도 맞지 않고 인사원칙과도 거리가 있는 비상식적 인사”라고 비판했다. KBS는 통상 입사7년 이내의 기자들을 상대로 지역에서 1년 동안 근무하도록 해왔다.

김현석 기자 역시 이미 지역 근무 1년을 마친 상태다. 이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지역으로 발령 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기자들의 지적이다. 김현석 기자는 사측의 부당한 인사에 항의, 이번 주 안으로 인사발령취소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 양승동 KBS PD, 김현석 KBS 기자, 성재호 KBS 기자(왼쪽부터) ⓒPD저널

김경래 기자는 탐사보도팀에서 근무한 지 채 3개월도 안 된 상태에서 네트워크팀으로 발령났다. 현재 취재 중인 아이템 역시 있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타 부서로 발령난 것에 대해 김경래 기자는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비춰볼 때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며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본보기로 인사를 낸 것 같다. 상식밖의 보복성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경래 기자는 인사발령난 지 6개월 이내에는 또 다시 인사발령을 낼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현재 네트워크팀에 ‘파견’ 형태로 나가 있다. 김경래 기자는 “네트워크팀에 누가 빠져서 들어간 것도 아니고 그냥 충원된 것”이라며 “탐사보도팀이나 네트워크팀 모두에 마이너스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KBS 기자협회(회장 김진우) 역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어 “두 기자에 대한 보복·징계 인사를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협회는 “MB 특보 김인규 사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니 그동안 눈에 거슬렸던 바른말 잘하는 기자들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는 것인가? ‘모난 돌’을 ‘일벌백계’로 삼아 다른 기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이번 인사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특히 이번 인사가 규정에 어긋난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9월 사측이 내놓은 ‘직종별 순환 전보 기준’에 따르면, 기자 직종의 경우 입사 후 7년 이내에 지역 근무 경험이 없는 자만 본사에서 지역으로 보낼 수 있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기자협회는 “불과 석 달 전에 내놓은 규정을 스스로 무시해가면서까지 기습 인사를 단행할 정도로 두 기자가 부담스러웠느냐”면서 “이 인사가 다만 두 기자의 신변과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모든 기자들의 양심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고 판단한다”며 “인사를 당장 철회하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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