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제재, MBC 비판기능 무력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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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심의위 의견청취 결정 비판…“뉴라이트 민원처리소 전락”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이진강)가 4대강 사업 예산 편성의 적절성과 민생예산 삭감 문제를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해 제작진 의견청취를 결정한 것과 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정연우·박석운·정연구, 이하 민언련)이 14일 논평을 내고 “방통심의위가 또 다시 〈PD수첩〉 탄압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성토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해 12월 1일 방송된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편에 대해 오는 27일 전체회의에서 의견진술을 듣고 제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의견청취는 법정제재조치를 결정하기 전에 거치는 절차로, ‘경고’나 ‘시청자에 대한 사과’ 등의 중징계 수순 밟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심의위 보도·교양방송특위에서도 ‘경고’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언련은 “〈PD수첩〉은 정부 예산안을 심층 분석·보도함으로써 공영방송 시사보도프로그램의 역할에 충실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 ‘제재’는커녕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애쓴 프로그램으로 칭찬받아 마땅한 내용이었다”면서 “그런데도 방통심의위는 뉴라이트 성향 단체의 ‘민원’을 빌미삼아 〈PD수첩〉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의 권력 감시·비판기능을 훼손하고 구시대로 퇴행시키려는 이런 방통심의위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면서 “게다가 방통심의위가 비판보도에 제재를 가하는 과정을 보면, ‘뉴라이트 민원처리소’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번에도 방통심의위가 〈PD수첩〉에 제재를 가한다면 자신들이 ‘뉴라이트 민원처리소’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것이자,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 편에 대한 ‘뉴라이트’ 세력의 트집 잡기와 방통심의위의 제재는 언론탄압 정권의 부역세력들이 똘똘 뭉쳐 사실상 하나 남은 비판프로그램 〈PD수첩〉의 목을 조르겠다는 것이자 공영방송 MBC의 비판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방통심의위가 〈PD수첩〉에 제재를 가한다면 결국 그것은 ‘PD수첩 죽이기’가 아니라 ‘방통심의위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통심의위, 존재 이유가 뭔가?
방송통신심의위가 또 다시 < PD수첩 > 탄압에 팔을 걷어붙였다.
13일 방통심의위 전체회의는 MBC < PD수첩 >(‘4대강과 민생예산’ 2009.12.1 방송)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오는 27일 제작진 의견 진술을 듣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제작진 의견진술’ 결정은 ‘경고’나 ‘시청자 사과’와 같은 중징계를 내리기 전에 거치는 절차로 알려져 있어 중징계 수순 밟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방통심의위 내 방송분과특별위원회에서도 ‘경고’ 의견을 낸 바 있다.

방통심의위가 문제 삼고 있는 < PD수첩 > ‘4대강과 민생예산’ 편은 정부 예산안의 문제점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4대강 사업의 예산낭비를 지적한 내용이다.
당시 국회에서는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심의가 진행되고 있었고 4대강 사업 예산은 핵심 쟁점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방송보도는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 갈등’만 부각하거나 ‘국회 예산안 심의가 늦어지고 있다’는 등 현상만 다루는데 급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 PD수첩 >은 정부 예산안을 심층 분석·보도함으로써 공영방송 시사보도프로그램의 역할에 충실했다.
< PD수첩 >은 ‘결식아동 급식지원비’, ‘한시적 생계구호 지원’ 등 복지예산에서 삭감된 예산이 무엇인지, 그로인해 우려되는 부작용은 무엇인지 등을 차분하게 다뤘다. 또 정부가 4대강 사업의 목적으로 내세운 ‘홍수와 가뭄 예방’에 근거해 4대강 사업 예산의 낭비적 요소는 없는지 꼼꼼하게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4대강사업 홍보 동영상에 등장한 가뭄지역(경남 남해, 경남 삼덕저수지)이 4대강 사업과 관련 없는 곳이라는 사실, 둑을 높이는 예산이 대거 투입되는 96개 저수지 중 70여 곳은 지난 30년간 가뭄이나 홍수피해가 없는 지역이라는 사실 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 ‘제재’는커녕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애쓴 프로그램으로 칭찬받아 마땅한 내용이었다.

그런데도 방통심의위는 뉴라이트 성향 단체의 ‘민원’을 빌미삼아 < PD수첩 >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 정부 예산안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이 정도의 프로그램을 두고 ‘편파성’ 운운하며 제재하겠다는 것은 ‘정부 감시’, ‘정부 비판’에 입을 다물라는 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방송심의의 궁극적인 목적은 ‘방송발전’이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MBC <뉴스후>, <뉴스데스크>의 언론법안 관련 보도 등 비판적인 언론보도에 걸핏하면 제재를 가하면서 비판보도를 틀어막는데 급급했다. 방송의 권력 감시·비판기능을 훼손하고 구시대로 퇴행시키려는 이런 방통심의위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게다가 방통심의위가 비판보도에 제재를 가하는 과정을 보면, ‘뉴라이트 민원처리소’, 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른바 ‘보수단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편파성 운운하며 비판보도에 불만을 제기하면 방통심의위는 ‘심의’라는 이름으로 해당 보도에 제재를 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방통심의위가 < PD수첩 >에 제재를 가한다면 자신들이 ‘뉴라이트 민원처리소’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자,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꼴이다.

< PD수첩 >은 이명박 정권 들어 가장 가혹한 탄압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광우병 우려를 다룬 보도로 제작진이 체포되고 기소되는가 하면, 이명박 정권의 방문진을 통한 ‘MBC 장악’ 시도 과정에서도 탄압의 표적이 되고 있다. < PD수첩 > ‘4대강과 민생예산’ 편에 대한 ‘뉴라이트’ 세력의 트집 잡기와 방통심의위의 제재는 언론탄압 정권의 부역세력들이 똘똘 뭉쳐 사실상 하나 남은 비판프로그램 < PD수첩 >의 목을 조르겠다는 것이자 공영방송 MBC의 비판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러나 방통심의위가 < PD수첩 >에 제재를 가한다면 결국 그것은 ‘PD수첩 죽이기’가 아니라 ‘방통심의위의 무덤’이 될 것이다. 언론의 목을 조르고 성공한 정권은 없다. 언론탄압 정권에 부역한 방통심의위도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끝>

2010년 1월 1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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